캘리포니아
드리밍
캘리포니아
주의 주요 도시인 로스앤젤레스는 미국에서 뉴욕 다음으로 큰 도시로서 인접한 곳에 영화와 TV 산업의 중심지인 할리우드가
있다.
캘리포니아라는
이름은 스페인 정복자들이 캘리포니아를 섬이라 생각하고 16세기 스페인 소설에 나오는 에덴동산 부근에 있다는 상상 속의
낙원인 섬 Califia에서 따왔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주의 별명은 햇빛
찬란한 주(Sunny State), 이상향(El Dorado State), 황금 가득한 주(Golden State) 등인데 좋은 날씨와 1848년에 시작된 Gold Rush와 관련된 별명이다.
나의
작은딸 가족이 사는 천사들의 도시, 로스앤젤레스(=The Angels)의 날씨는 일 년 내내 기온이 따뜻하고 강수량이 매우 적은 아열대성 기후이다. 도시 어디를
다녀 봐도 메마른 땅에 키만 비쭉 큰 바나나 나무처럼 생긴 가로수나 보일까 녹지대가 많지 않다. 베벌리힐스
꼭대기까지 올라 봐도 갈색에 가까운 사막지대 식물만 드문드문 보일 뿐 살풍경하다.
이번으로
로스앤젤레스 방문은 네 번째다. 바쁘게 사는 딸 내외를 생각해서 이번에는 우리 부부만 움직일 때는 우버
택시와 관광버스를 이용해서 할리우드와 베벌리힐스를 둘러보기로 했다. 낮에 본 할리우드는 그저 그랬다.
별로 볼 것도 없고 시내 풍경도 맨해튼에 비해서는 초라할 정도였다. 베벌리힐스에
있는 유명 연예인들의 호화 저택도 부럽지 않았다. 엄청난 부자들이 메마르고 볼 것 없고, 교통마저 불편한 산꼭대기에 왜 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한국과 비슷한 네 계절이 있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뉴저지가 서부지역보다는 훨씬 살기 좋지.
미국 최초의 본격적인 영화가 19세기 말에 뉴저지 웨스트오렌지에서
제작된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20세기 초에는 뉴욕과 뉴저지 여러 곳에 영화 제작사가
있었는데 1917년부터 할리우드로 영화산업이 이동하였다고 한다. 전기
조명이 발달하지 않아 야외촬영에 주로 의존했던 시절이라 계절이 바뀌고 눈과 비가 많이 내리는 미국 동북부 지역보다는 일 년 내내 햇빛이 찬란하고
비가 내리지 않는 캘리포니아 지역이 영화 촬영에 훨씬 유리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화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하여 동부에서, 그리고 일확천금을 노리고 전국에서 이 척박한 땅으로 모여든 이들 중에서 성공한 이들은 얼마나 될까? 크게 성공하지 못하였더라도 그들 모두 신기루를 좇은 게 아니라 꿈을 좇은 사람들이니 그들의 삶은 실패하였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꿈꾸기를 멈추면
날지 못할 것이다.”(“The day you stop
dreaming you will loose your wings”)라고 말한 이도 있다. 그래도 나이 든 나는 이제 꿈인지
뭔지를 쫓아 삭막한 서부로 갈 생각은 없다. 인제 와서 날아 봐야 뭐 하겠는가?
‘마마스 앤 파파스’가 불러 유행시킨 노래 ‘캘리포니아
드리밍’의 가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나뭇잎이
온통 갈색이고 하늘은 잿빛인
그런
겨울날에 나는 길을 걸으며
엘에이에
있다면 편안하고 따뜻할 텐데 생각하며
이런
겨울날에 나는 캘리포니아를 꿈꾸네.
다만
이 노래처럼 날씨가 추워서 늙은 뼈가 시리거나, 커가면서 재롱이 늘어가는 외손자가 보고 싶으면 불쑥 천사들의 도시 로스앤젤레스가
그리워질 거다.
(2016년 9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