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아름다운 전설이 살아나는 곳, 온달관광지 전경.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최근 몇 년 간 각 지방자치 단체는 자기 고장을 알릴 수 있는 각종 방법을 강구하였는데, 그 중 대표적인 성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캐릭터의 등장이다. 만화적 기법으로 만들어 낸 지역의 상징 캐릭터는 그 지역을 알릴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인상적인 방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전남 장성군의 홍길동캐릭터, 경남 고성의 공룡 캐릭터, 강원 춘천의 물의 요정캐릭터, 제천의 박달도령 캐릭터 등이 지역의 특징이나 역사, 문화 와 관련된 캐릭터로 잘 알려져 있는데, 충북 단양도 온달과 평강공주 캐릭터를 만들어 내어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단양의 상징적 이미지로 만들어가고 있다.
온달 관광지
단양에서 영춘면으로 가는 길은 내내 남한강을 끼고 달리며, 때로는 강가에 기암절벽이 시선을 압도하기도 하는 대단히 수려한 드라이브 코스이다. 영춘으로 들어서기 직전 삼거리에서 구인사 들어가는 길로 약 300미터만 가면 온달관광지 입구가 나온다.
온달관광지 입구. 드라마세트장, 동굴, 산성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온달산성
남한강가에서 시선을 들면 산 위에 빙 둘러 쳐진 산성을 볼 수가 있는데, 보통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단 온달관광지에 들어서서 이 산을 오르면 대한민국 최고 중 하나라고 할 만한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온달산성.
온달산성은 남한강변의 성산에 축성된 반월형 석성으로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다.(사적 제264호)<사진제공·충청북도청>
온달산성은 전형적인 테뫼식 산성(산 정상 부근을 테처럼 둘러싼 산성)으로, 이 지역에서는 고구려의 온달장군이 신라군과 한강 유역의 패권을 놓고 싸우다가 전사한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산성 자체는 둘레 972m의 작은 성이다. 경사진 산줄기에 쌓아 전체적으로 경사가 급한 느낌을 준다. 본래 존재하던 일부의 성벽과 최근에 복원해 놓은 성벽이 하나로 연결되어 반달의 형상을 이루고 있다. 이 성을 천천히 둘러보면 저 만주 벌판과 백두산 일대의 험악한 산악을 무대로 활동했던 고구려의 강건한 기상이 느껴진다.
6세기 신라의 진흥왕이 한강 유역을 차지할 때까지 남한강 유역은 고구려의 땅이었으므로, 새롭게 전열을 정비한 고구려가 온달을 시켜 이 지역에 군대를 파견했고, 온달장군은 한강 유역을 장악하기 위하여 이곳에서 혈전을 벌인 끝에 결국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전사했다고 한다. 이러한 전설을 기반으로 이 산성은 온달산성으로 불리고 있다. 바보로 알려진 온달과 그 온달의 성공을 도와준 평강공주, 그리고 온달의 극적인 죽음, 이 모든 것들은 역사 속의 한편의 드라마가 되고도 남을 만한 좋은 소재이다.
현실에선 거의 불가능한 이들의 결혼과 극적인 스토리는 역사적 사실일까. 결론을 말하면 온달의 스토리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온달은 바보가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그는 분명히 역사 기록에 존재하는 인물이지만, 애초에 바보가 아닌, 오히려 상당히 건장하고 능력있는 당대의 청년장군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만한 인물이기 때문에 당시 귀족세력을 누르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세력을 필요로 한 고구려왕에 의해 발탁되고, 왕의 부마까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온달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세력을 바탕으로 왕권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이후 고구려는 귀족들의 권력 투쟁 속에 국세가 차츰 기울어가게 된다. 따라서 당대의 장군 온달은 이후 귀족세력들에 의해 평가 절하되고 결국은 ‘바보’로까지 불리게 된 것이며, 반대로 백성들에게는 신분을 뛰어넘는 상징적 영웅으로 전설 속에 자리 잡게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온달이 죽음을 당한 곳이 이 온달산성이냐 현재 서울 워커힐 뒷산인 아차산 소재 아차산성이냐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논란이 있다. 학계에서조차 확실히 결정되지 않은 것을 단양에서 군 상징으로 내세운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지만, 개인적 심정으로는 이미 흔적이 별로 없는 서울 아차산보다 차라리 이 근사하고 경치 좋은 단양 온달산성이 그 역사의 현장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적군과 전쟁을 하기 위해 쌓은 산성이라 하기에는 그 전망이 기막히게 아름답고 평화롭다.
뱀처럼 굽이치며 흐르는 푸른빛의 남한강과 첩첩이 뻗어나간 산줄기들, 영춘면 소재지와 영춘교를 비롯해 주변을 한눈에 조망하는 시원스러움, 산줄기를 따라 곡선으로 휘어진 산성의 튼튼하고 유려한 모습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절경이다. 대부분의 산성들은 군사적 목적 때문에 전망이 좋을 수밖에 없고 산줄기를 따라 성을 쌓기 때문에 유려한 곡선을 이루게 된다. 그 점을 눈으로 똑똑히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산성이다.
온달 동굴
온달동굴. 1400여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원형이 거의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강가에 자리한 온달동굴도 꼭 들러볼 만한 곳이다. 종유석과 석순이 잘 발달한 전형적인 석회암동 굴인데, 동굴 안에 지하수가 흐르고 있으며, 통로가 좁고 낮은 곳이 몇 군데 있어 오히려 지루하지 않게 다닐 수 있는 좋은 동굴이다. 가끔 사람이 적을 때는 박쥐도 나타나 탐방객들을 즐겁게 하기도 한다. 온달이 이 동굴에서 무예를 닦았다는 전설이 있지만, 큰 의미가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온달공원, 드라마세트장
온달산성 아래에는 단양군이 정책적으로 조성한 온달관광지가 자리한다. 이 안에 온달공원을 잘 꾸며놓았는데, 특히 주제공원의 바보 시네마 칼럼과 공주시네마 칼럼이 눈에 띤다. 영구 ,배삼룡, 돈키호테, 노틀담의 꼽추 등 세기적인 바보들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백설 공주, 인어공주, 선화공주 등 유명한 공주들을 애니메이션기법으로 그려 넣은 현대식 기념탑들은 상당히 재미있는 발상이다.
온달관광지 내 드라마세트장에서 의상, 소품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름, 멋진 산과 멋진 강변 드라이브, 전망 좋은 산성과 동굴을 모두 구경하고 싶다면 이 단양의 온달관광지를 추천한다. 주변에 천태종 총본산이며 거대한 산중 사찰인 구인사도 위치해 있어 한결 다양 한 볼거리들을 즐길 수도 있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 온달산성은 예전부터 알려진 단양8경 이외에 단양군이 새로 지정한 신 단양8경의 하나이기도 하다.
여행정보
- 주소 :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 온달로 23 온달전시관
- 문의 : 043-423-8820
첫댓글 진흙에 미끄러져 옷 다버린 온달산성 ㅎㅎㅎ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