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가 될 사람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조건을 내세우신다.
곧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의 참된 목표는 세상 끝 날에 성자께서 다시 오실 때
하느님의 영광 속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지켜야 할 도리가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도 이와 비슷한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영성”이라고 합니다.
“영성이라는 말은 그리스도의 어떤 모습들을 따르는 것으로
어떤 수도회든 각자 고유의 영성이 있는데
프란치스꼬 수도회는 예수님의 가난한 모습을 받아들여
그것으로 일생을 살아가는 것이고,
베네딕또 수도회는 예수님께서 기도하시고 일하시는 모습을 따라
살아가는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저는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이러한 그리스도인의 영성 중에서
공통 원리 두 가지를 발견했습니다.
첫째는 버림의 영성입니다.
어떤 영성이든지 따르고자 결심했을 때
가장 우선적인 것은 먼저 자신을 버리는 것입니다.
먼저 자신을 비우지 않고서는
그리스도를 어떤 부분조차도 따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십자가의 영성입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십자가라는 요소가 필수적인 것이지요.
가난한 모습이든, 기도와 일의 모습이든 그것이 내 몸에 완전히 익기까지는
노력과 인내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자기를 버린다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인가?
생명을 내 놓고 목숨을 잃는 것?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셨고 많은 순교자들이 보여주셨듯이
이것이 가장 완전하고 궁극적인 자기무화(비움)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일생의 마지막 한 번뿐입니다.
그러니 일상에서 자기를 버리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자기주장을 꺾는 것.
자기고집을 버리는 것.
자기 바람대로 되기를 바라지 않는 것.
자기 뜻대로 되기를 바라지 않는 것.
자기 좋을 대로 하지 않는 것.
그런데 이것을 뒤집으면,
그것이 제 십자가를 지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자기주장을 꺾는 것이 내가 져야 할 십자가이고,
자기고집을 버리는 것이 내가 져야 할 십자가이며,
나의 바람대로 되지 않음이 나에게 십자가이며,
내 뜻대로 되지 않음이 나에게 십자가일 것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르8,34)
육신은
영혼이 지고가야 할 십자가라네.
그러므로
우리의 육신이 겪어내야 할
온갖 고통과
슬픔
모든 욕망과
괴로움은
좋든 싫든
끝까지
영혼이 지고가야 할
우리의 십자가라네.
- 김혜선 아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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