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Proms ① 임윤찬 데뷔, 쏟아진 찬사
▣임윤찬 BBC Proms 2024 데뷔(7.29)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Emperor)
◀바하 소나타 2번 ‘Siciliano’ ✱Verbier Festival (2024 여름)
▣조성진 Proms 5번째 초대(8.9)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9 ‘주놈’(Jeunehemme)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Sakari Oramo ◀라벨 소나티네 2악장 (Rabel Sonatine Ⅱ)
◉무더위가 물러간다는 처서(處暑)가 어제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처서 매직이 통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더위가 쉽게 꺾일 기색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달 말까지 낮 기온이 30도가 넘는 것을 보니 유난스러운 올 더위는 8월을 꽉 채워 갈 모양입니다.
◉‘한여름에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을 싼 가격으로 편하게 즐기면서 더위도 식힌다.’
지금 영국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고 클래식 음악 축제 BBC Proms가 내세우고 있는 모토입니다.
올해도 많은 사람이 Proms 음악을 통해 유난히 무더운 폭염을 이겨가고 있습니다.
7월 14일에 시작된 올해 Proms는 이제 후반부 공연으로 접어들어 9월 14일 ‘마지막 밤’ 공연까지 22일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1895년에 시작된 129년의 역사를 가진 클래식 음악 축제입니다.
특히 1927년부터 영국 공영방송 BBC가 운영과 진행을 맡으면서 현장 공연과 방송이 융합된 최고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축제 이름인 ‘프롬스(Proms)’는 ‘프롬나드 콘서트(Promenade concerts)’의 준말입니다.
청중들이 바닥에 앉거나 자리에서 일어서서 편안하게 음악을 듣는 콘서트 형식을 말합니다.
◉처음에는 런던 퀸스 홀 (Queen's Hall)에서 시작됐지만 1941년부터 런던의 로열 앨버트 홀 (Royal Albert Hall)을
메인 공연장으로 런던과 뉴포트, 벨파스트 등 지방 여러 곳에서 열립니다.
공영기간도 길고 등장하는 아티스트도 많지만 이곳 무대에 서는 그 자체로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Proms는 꿈의 무대나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Proms 무대의 하이라이트 공연은 스무 살의 한국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무대였습니다.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60년 역사에 최연소 우승자가 되면서 이미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인정받고 있는 임윤찬입니다.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이 줄줄이 예정돼 있을 정도입니다.
Proms 무대에는 올해 처음 초청받았습니다.
◉올해 Proms에는 22명의 솔로 아티스트가 데뷔 공연에 나섰습니다.
그 가운데 임윤찬의 공연은 8,500석 모든 좌석표가 가장 먼저 매진돼 높은 관심을 보여줬습니다.
그 기대에 전혀 어긋나지 않게 임윤찬은 지난달 30일 공연을 엄청난 칭찬과 찬사를 받으며 마무리했습니다.
특히 영국 언론과 청중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임윤찬이 선택한 연주곡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Emperor)였습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곡입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직후 임윤찬이 열여덟 살 때 국내 공연에서 연주해 극찬을 받았던 곡입니다.
임윤찬은 이 곡을 연주하면서 베토벤이 꿈꾼 유토피아와 그가 바라본 우주를 청중들에게, 특히 소외된
분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임윤찬의 로열 알버트 홀 공연에는 Paavo Järvi(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함께 했습니다.
올해 BBC Proms는 현장 공연 동영상 제공에 특히 인색합니다.
현장의 임윤찬 공연 모습을 직접 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언론들은 청중들의 엄청난 반응을 전하면서 극찬을 보내고 있습니다.
임윤찬의 공연이 끝난 뒤 모든 청중이 핸드폰을 들고 일어나 흥분속에서 촬영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임윤찬은 BBC Proms 직전에 스위스 베르비에 산악지역에서 열린 여름 음악 축제
베르비에 페스티벌(Verbier Festival)에서 BBC Proms 연주 레퍼토리를 그대로 사전 연주했습니다.
예행연습 같은 공연이었습니다. 다행히 그 공연 영상은 제공됐습니다.
Antonio Pappano가 지휘하는 베르비에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함께합니다.
1악장 Allegro 21분 남짓 2악장 Adagio un poco moss 7분 남짓,
3악장 Allegro 12분 남짓해서 40분이 넘는 긴 시간의 연주입니다.
오늘 당장 듣지 않더라도 시간이 날 때 편안한 마음으로 만나보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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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가디언지는 음악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임윤찬의 도입부 연주는 눈부시게 강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오케스트라 제시부에 이어진 연주는 감미로움과 공간감이 가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피날레의 시작은 춤을 초대하는 듯한 눈부신 폭발이었다고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BBC 오케스트라의 협연에 대해서는 임윤찬의 연주에 어울리는 윤택함과 섬세함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이브닝 스탠더드 등 다른 언론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섬세함을 보여줬다고 극찬했습니다.
◉임윤찬의 앙코르공연 Bach의 ‘시칠리아노 (Siciliano)의 연주에 대한 찬사도 쏟아졌습니다.
이 곡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농민에게서 유래한 춤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플루트 소나타입니다.
임윤찬은 독일의 피아니스트 빌헬름 캠프가 편곡한 피아노곡을 연주했습니다.
영국 음악 평론가들은 그의 성숙함과 겸손함을 보여준 눈부시고 초월적인 연주였다고 평가하면서
마법 같은 앙코르 연주는 프롬스 데뷔의 하이라이트라고 박수를 보냈습니다.
역시 현장 연주 영상이 없어 베르비에 페스티벌 앙코르 공연으로 감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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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은 BBC Proms가 가장 열심히 러브 콜을 보내는 한국의 피아니스트입니다.
올해로 5번째로 Proms 무대에 섰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2015년 쇼팽 국제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은 30대에 들어서면서 이제
라이징 스타에서 세계적인 거장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의 프롬스 연주는 지난 9일 로열 알버트 홀에서 있었습니다.
◉그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9번, ‘주놈’(Jeunehemme)이란 이름을 가진 곡을 연주했습니다.
모차르트가 성인이 되던 해에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입니다.
찰츠부르크를 방문한 프랑스 여류피아니스트 주놈의 연주를 듣고 그녀에게 헌정하는 곡으로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놈이 누구인지 아리송했지만 최근 한 음악가가 그녀의 존재를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이 곡은 긴 도입부후에 피아노 독주가 등장하는 협주곡의 관례를 깨고 독주 피아노가 먼저 등장하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이런 기법은 후대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줘서 앞서 들은베토벤의 ‘황제’도 피아노 독주가 앞서 나오는 피아노 협주곡이 됐습니다;
◉조성진의 Proms 연주는 BBC 라디오 3로 생방송 됐지만 역시 영상은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픽업된 오디오로 그의 연주를 듣습니다.
1악장 Allegro 10분 남짓, 2악장 Andatino 11분 남짓, 3악장 Rondeau, Presto 9분 남짓으로
역시 30분이 넘는 긴 길이의 연주입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연주를 나중에 찾아들어도 괜찮습니다.
역시 BBC 오케스트라가 협연합니다.
지휘는 Sakari Oram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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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앙코르곡은 프랑스의 작곡가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의 소나티네(Sonatine) 2악장입니다.
한여름 무더위를 식히기에 딱 맞는 곡을 골랐습니다.
소나티네는 작은 소나타라고 불리는 악곡입니다.
3악장으로 이루어지지만 길이는 짧은 편입니다.
라벨의 소나티네 2악장은 미뉴에트 악장입니다.
미뉴에트는 프랑스의 우아한 3박자 춤곡입니다.
무덥고 습한 여름밤을 식히는 조성진의 청량한 연주를 들어봅니다.
역시 현장 영상 없이 픽업 오디오로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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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무대에는 베르디의 레퀴엠과 비제의 카르멘 등 대작 오페라들도 연이어 공연되고 있습니다.
클래식뿐만 아니라 팝과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도 사이사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영국의 최고 싱어송라이터로 인정받는 샘 스미스가 처음으로 로열 알버트 홀 무대에 서서
관중들을 열광시키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날까지 아직 20일 이상 남아있어서 가을 기운이 돌 때까지 챙겨볼 공연이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세계로 나가는 BBC Proms는 오는 12월 한국 공연도 계획하고 있어 가까운 곳에서
BBC Proms를 만날 기회도 남아있습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