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슬
무애자無碍者(서재남)
그 사람 생각에
목이 꽉 막혀 드는 날은
다 덮어놓고 어디로든 가
바닷가 한적한 마을이든
깊은 산 속 고요한 오두막이든
시계며 신문이며 핸드폰이며 다 버리고
가, 한 달포 쯤 거기 있어
억새꽃 무리지어 핀 언덕에 오르면
거기 마구잡이로 붉어지는 노을과
우우우 지나는 바람이 있으리라
그 바람은 어디서 일어 어디로 가는지
그 사람은 어디서 와 네게 자리 했는지
혹 알고 있나 그 바람에게 한 번 물어봐
그에게 너는 무엇인지도
너를 옭아맨 그것이 무엇인지
언제까지 그렇게 힘겨워 해야 하는지
어렴풋 알만 하거든
그 계절의 끝자락쯤 밟고서 다시 와
오되, 거기 갈 때 귀신도 모르겠거니
네 꽁무니에 붇혀간 것들은
죄 두고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