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으로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울산 동구가 조선업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스웨덴 말뫼시를 방문, 위기극복 해법 찾기에 나선다.
한 때 세계 최대 조선도시 가운데 하나였던 말뫼시가 쇠퇴한 뒤 다시 부활한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도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울산시 동구청이 오는 11월 3일부터 10일까지 8일간 북유럽 우수 선진도시 견학을 실시한다. 정천석 동구청장, 정용욱 동구의장 등 동구의원 4명, 관련부서 공무원 등 8명이 스웨덴 말뫼시를 비롯해 독일 함부르크와 덴마크 코펜하겐 등 3개 도시를 방문하고 도시재생 선진사례를 둘러볼 계획이다.
동구청은 이번 현장답사 동안 현지 대사관과 영사관의 안내를 받아 북유럽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사업 현장을 둘러본다.
독일 함부르크 항만청과 스웨덴 말뫼시청 등을 방문해 각 도시의 도시재생 사업추진 과정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고 해법을 전수받을 계획이다.
특히 조선업 불황에서 비롯된 도시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스웨덴 말뫼시와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방문단은 북유럽 방문 첫날 독일 함부르크를 찾아 장크트파울리 선창과 하펜시티 항구 재개발 지역을 방문하며, 이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뉘하운 항구와 티볼리 공원을 살펴 본 뒤 마지막으로 스웨덴 말뫼를 찾는다.
동구청 방문단은 이번 방문에서 말뫼시를 집중적으로 둘러 볼 계획이다. 지난 1996년부터 도시 재생에 나선 말뫼시에는 현재 독특한 외관으로 지역 랜드마크가 된 건축물 `터닝토르소`를 비롯해 Bo 01지구, 다니아 파크 해안공원 등이 들어서 있다.
방문단은 이들 지역을 둘러보고 폐허였던 공장지대를 친환경 주거단지로 탈바꿈시킨 사례를 직접 배울 계획이다.
울산시 동구청 관계자는 "조선업으로 번성했다가 침체된 뒤 다시 되살아난 스웨덴 말뫼의 성공사례를 통해 동구지역 조선업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이번 벤치마킹을 준비했다. 말뫼를 비롯해 독일과 덴마크의 해양경관 인프라 구축과 도시재생사례도 꼼꼼히 살펴, 동구지역 주요 사업 발굴에 참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스웨덴 서남단에 위치한 말뫼시는 1980년대 초반까지 독일 함부르크와 더불어 북유럽 최대 조선도시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한국과 일본 조선업에 밀리면서 1986년 당시 세계 최대 조선소로 꼽히던 말뫼시의 코쿰스 조선소가 문을 닫았다.
특히 지난 2002년 말뫼시 코쿰스 조선소의 골리앗 크레인이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매각되자 시민들과 조선소 근로자들이 부두에 나와 팔려가는 크레인을 보며 눈물을 지었다고 해서 우리에겐 `말뫼의 눈물`로 잘 알려 진 곳이다.
그러나 지난 1998년 리팔루 시장이 취임한 뒤 도시재생을 통한 신생 벤처기업을 육성하면서 유럽 각지의 인재가 몰려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유럽 최고의 스타트업 도시로 부활해 `말뫼의 기적`으로 불리고 있다.
말뫼시는 지난 2007년 유엔환경계획(UNEP)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 또 친환경도시로 전환된 이후 쾌적한 주거환경,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활비 때문에 약 40만 인구의 절반가량이 35세 이하의 젊은이들이다.
이에다 재생에너지ㆍ정보통신ㆍ생명공학 등 첨단 산업단지의 벤처기업인들과 말뫼 대학의 연구진, 학생 등이 이 도시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