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09학년도 조선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수시)한 양정숙입니다. 여전히 부족한 사람이지만, 2년전 저처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시는 분들께 미미한 도움이나마 되기를 바라며 솔직한 경험담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다행히(?) 재수를 했기 때문에, 이제 시작하시는 초보와 재수를 하게 되는 분들 모두가 저의 실수를 거울삼아 공부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새로운 도전을 꿈꾸다
저는 신학대학원에 다니다 의학에의 새로운 꿈을 가지고 휴학 후 미트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특별히 의료인의 길을 선택하는 것은 저의 천성이 생명에 관한 일에 끌리는 것이며, 어쩌면“천직”의 부름이 아닐까도 생각했습니다. 의료인의 길이 얼마나 고민스럽고 힘든 선택인지 간접적으로나마 알고 있지만, 또한 얼마나 매력적이고 소중한 일인지도 잘 알기 때문에 의학전문대학원으로의 진학에 작은 망설임도 없이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 첫 도전
[2006년 7-9월 : 영어에 미치다] 서울 강남의 해커스를 두 달 다니며 CBT를 준비했습니다. 8월에 214점을 얻었고, CBT 마지막 달이었던 9월에는 267점을 얻었습니다. 개인적 경험상 영어는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좋은 듯합니다. 과제도 많았지만 스터디를 통한 공부량이 많아 두 달 동안 하루 4시간만 자면서 영어를 끼고 살았습니다.
[2007년 1월 : 미트 도전과 학원선택] 여러 학원을 알아보다 12월 말에 okmds로 마음을 굳히고 1년 수강을 신청했습니다. 그리고선 겁도 없이 바로 1월부터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언어영역 : 자만이 화를 부르다] 원래 속독하는 습관이 있어서 문제를 빨리 푼다는 자신감과 철학을 포함한 인문학적 지식은 어느 정도 있다는 믿음이 처참히 깨졌습니다. 한마디로 미트에는 적용되지 않는 판단이었죠. 태어나서 그렇게 어려운 언어문제는 처음 봤으니까요. 더군다나 자연과학과 경제학 분야에는 무지랭이였습니다. 그래서 이원준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철학과 굴뚝청소부>,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서울대 권장도서 해제집> 등을 읽으며 생소한 개념과 용어에 친숙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배경지식 강의였던 이원준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혼자 문제를 풀어보는 주먹구구식이었습니다.
[생물 : 우왕좌왕 하다 배가 산으로 가다] 처음에 윤지혜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는데 곧 사자책으로 바뀌어 그것을 사려고 기다리다 제대로 복습을 못했던 것이 큰 실수로 남았던 기간입니다. 기본서가 없으니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지요. 강의교재가 따로 있었지만 스스로 기본서와 같이 보지 않아 전체적 흐름을 잡지 못하고 단편적인 지식을 얻을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었습니다. 윤지혜 선생님의 강의를 계속해서 듣기만 했어도 일관성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나 두 번째 강의는 다른 선생님의 인강을 들었습니다만 결국 1-3월을 기본 익히는 시간으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계속 어려운 과목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화학 : 복습만 잘 했어도…] 화학은 조한길 선생님의 강의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라갔습니다. 1월에는 CH4가 “메테인” 인지도 몰라 한글로 “메테인”이라고 필기해 두었던 것을 5월에 다시 보면서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조한길 선생님의 수업만 따라가면 실력을 탄탄히 닦을 수 있었는데, 저의 실수는 예습과 복습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복습만이라도 철저히 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곧 문제풀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쉬운 문제를 빼고는 거의 풀지를 못했습니다. 분명히 수업 때는 이해되고 외운 것 같았지만, 일주일만 지나도 잊어버려 복습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유기화학 : 재미를 붙이자] 유기화학은 그중 가장 재미를 붙였던 과목이었습니다. 재미있었던 만큼 다른 과목보다 좀 더 빨리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주로 다단계합성과 역합성을 연습하면서 외웠습니다. 처음엔 김 준 선생님의 강의가 어렵게 느껴져 다른 선생님의 강의를 커닝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김 준 선생님께로 귀환했습니다.^^
[물리] 물리는 처음에 강호제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지만 워낙 물리적 사고가 약한지라 따라가기가 은근히 벅찼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실제 시험에서도 물리 성적이 가장 나빴지요.^^
[이화여대 수시 도전] 학점과 영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수시에 도전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이화여대를 결정한 것은 순전히 가고 싶은 학교였기 때문이었지만 원서를 준비하면서 공부해야 할 시간을 많이 낭비했었던 것 같습니다. 1차 발표가 있던 주에는 공부를 거의 못했습니다. 7월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4회 미트시험 응시] 이날은 생각할수록 너무 아찔한 기억입니다. 아침에 체크하고 들어갔던 신분증을 계단 올라가다 잃어버려 시험을 못 보게 될 상황까지 갔으니까요. 감독관은 시험을 치를 수 없다고 나가라 하고, 저는 각 교실과 집행부실을 다니며 신분증을 찾아다녔습니다. 언어영역 시험 시작 5분전에 다른 강의실로부터 연락이 와서 신분증을 겨우 찾아냈고 가까스로 시험을 치를 수 있었지만, 이미 머릿속은 까맣게 되었고 정신줄을 반은 놓은 상태로 시험에 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히 결과도 좋을 수 없었습니다.
[자숙하는 시간] 시험 이후 11월까지는 원서를 내보았으나 실상은 스스로 자숙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 삶을 전반적으로 되돌아보며 많이 아파하고 인내해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그 분께서 주셨고 오히려 감사함으로 새로운 각오를 다졌습니다.
정리하자면, 첫 해의 실패요인은 첫째, 체계적이지 못한 학습방법입니다. 수업에 쫓겨 우왕좌왕하면서 어느 한 과목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두 번째, 복습을 철저히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매일 숨 가쁘게 돌아가는 수업일정 속에서 실속없는 공부를 하고 있지 않았는지 반성해봅니다. 세 번째,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섣불리 문제풀이로 넘어가는 등의 일정이 오히려 껍데기만 만들어놓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공부 장소의 선택이 좋지 않았습니다. 조용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여러 사람이 모인 자습실에서 하려니 집중이 잘 되지 않고, 오래 앉아있기는 했지만 그만큼의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또 한 번의 기회, 앨범으로 치자면 1.5집 정도?] 12월 정신을 좀 차리고 조용히 의대 편입 원서를 냈습니다. 시험 치기 전 2주일 정도 화학, 유기화학, 생물노트를 훑어보고 시험에 임했으나 예비4번이라는 번호를 받았습니다. 합격했으면 좋았을 테지만 이로써 “그래, 하면 되는 거야”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새해 공부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다졌습니다.
[2008년 : 기본으로 돌아가자.] 다른 사람이 어려운 책 본다고 나에게도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수준별 학습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새해에 먼저 각 시기별 일정을 계획했습니다. 월별로 무엇을 할 것인지와 어떤 교재로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아침에는 하루 공부해야할 목록을 적고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간단위로 적는 것 보다 공부할 분량으로 계획을 짠 것이 다음날로 밀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해운대 장산역에서 왔다 갔다 하기가 번거로워 서면의 원룸을 얻었고, 새롬의 여자 정독실도 등록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이 둘은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왔다 갔다 하는 피곤함과 조금 늦게 일어나면 가끔 수업을 못가고 하루를 낭비했던 지난해에 비해 장거리 통학의 부담이 없어지자 우선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언어영역] 1월-4월 : 배경과 지문 장악력 터득을 목표로 다섯 명이 스터디를 만들어 독서 토론회를 했습니다. 각각 맡은 분량을 발췌 & 요약해오고, 부연설명과 함께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철학과 굴뚝청소부>,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과학기술의 철학적 이해>, <법의 기초>, <동양 철학 에세이>, <미학 오디세이 1,2,3권>. 개인적으로는 <권장도서 해제집>과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을 잠이 안 올 때나 화장실에서 틈틈이 보았습니다. 이 기간엔 이것만 하였습니다.
5-6월 : 패턴.. 패턴... 언어영역도 문제인 이상 규칙이 있을텐데... 뭘까... 기출 반복 풀이. 아침에 오자마자 수업에서 나눠준 기출 분야별 정리해놓은 것을 보고 체크해서 전회를 분야별로 풀었습니다. 가령 경제학이면 예비고사부터 4회에 걸친 경제학 분야의 지문만 아우르면서. 이렇게 총 4회 정도 반복해서 기출을 풀었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때는 분량이 많은 영역은 이틀이나 삼일 정도로 나누어 하면서 시간을 재고 풀지는 않았습니다. 평균 하루 4-5지문 정도 풀었지 싶습니다.
6월-7월 : 자신감 채우기.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자 평가원에 들어가 최근 3년 동안의 수능기출과 모의고사를 다운받아 시간 재고 풀기 시작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미트에 비해서는 쉬운 지문 이지만 주제가 비슷한 게 많아서 연습하는 것과 자신감을 얻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수능유형의 문법 문제가 이번 미트 시험의 문법 문제와 유사한 유형이라서 시험 시 힘이 되었습니다.
7-8월: 닥치는 대로. 복사집에 있는 각 학원들의 모의고사를 모아서 시간을 재고 풀었습니다. 많이 맞히는 때도 있었고 형편없는 개수를 얻은 날도 있었지만 나름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시험 전 날 까지 풀었습니다.
[시험 당일 : 침착... 침착하자...] 박의준 선생님의 조언대로 시험 치르기 전에 지문 3개 정도를 읽었습니다. 분야는 그저 개인적 취향으로 선택한 것으로 글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소설과 인문학 분야를 읽고 풀었습니다. 이 방법은 정말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소설을 읽을 때도 몇 장 넘어가야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처럼 시험도 종이 울리고 갑자기 긴 지문을 보는 것은 긴장감은 높이고, 반면 글에 대한 이해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니까요. 갑작스러운 의도적 집중은 되려 반복해서 읽게 돼는 횟수를 늘이고 그럴수록 초조함이 더해져 마지막까지 지문을 보지 못하는 결과가 날 수 도 있을 것 같아요.
[생물] : 한 선생님만 믿고 체계적으로 가자. 1월-4월 : 박선우 선생님의 생물강의 심화 수업이었지만 기초적인 부분부터 어려운 실험문제까지 다루어주셔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강의노트 받아쓰느라 수업 시간에는 순간적인 이해만 하는 수준으로 하고, 다시 mp3를 들으며 잘못 필기된 부분을 수정하면서 복습했습니다. 복습을 할 때에는 빠른 속도로 처음 부터 다시 구경하는 것처럼 훑었습니다. 생물의 양이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이런 방법은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도에 맞춰 고사리 책을 읽었습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는 몇 번씩 읽은 챕터도 있었지만 못 읽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5-6월 : 단원별 문제풀이. 처음에 문제를 풀면서 너무 많이 틀려서 이래서 시험을 볼 수 있겠나...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곧 수업을 들은 다음날 아침 복습 스터디를 하면서 제가 이해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다시 설명을 들으면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얇은 노트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중요개념, 실험, 질병 세부분으로 분량을 적당히 나눠서 단어중심으로 적고, 외워야 할 것들은 나름 외우는 방법을 간단하게 메모했습니다.이 노트만 보면서 필기 노트의 내용을 머릿속에 떠올리려했고, 연습장에 그려보고 써보다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은 다시 필기노트를 찾아보는 식이었습니다. 실험과 같은 부분이 취약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험까지도 외우자라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작은 노트는 강의 기다리는 시간이나 집에 걸어오는 길에도 활용했습니다.
7-8월 : 불안하지만, 기본으로 돌아가다. 수업은 실전모의고사반이 있었으나 제 자신의 수준을 알기에 듣지 않고, 내심 불안함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갖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기본개념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이스토리의 수능과 모의고사 등을 모아놓은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기본개념이해 위주의 문제들로, 스스로 안다고 착각했던 것들이 정말 착각이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기출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총 3번 정도 반복해서 풀었고 오답은 확실하게 이유를 확인하고 넘어갔습니다. 단원별 문제풀이는 시험 직전 까지 1회 더 풀어보았으니 총 3회 반복.
또한 앞에서 만든 노트를 보며 필기노트를 머릿속에 그림화 하는 작업을 계속했고, 기본서 정독에 들어갔습니다. 3주간 1회독 스터디가 진행되었습니다. 7월인 만큼 다른 공부시간을 뺄 수도 없어 매일 밤 10시 반부터 약 2-3시간 정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3주가 끝난 후 시험 보기 전날까지 4회독을 더했습니다. 이때부터는 계획에 비해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으므로 정한 분량을 읽기 전까지는 잠을 줄였습니다. 기본서 읽기의 팁은 책의 모든 부분을 읽으면 좋다는 것입니다. 가령 고사리 상권의 뒷부분이나 하권의 뒷부분은 읽지 않기 십상인데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화학] 1-4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자. 이번에는 작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수업을 따라갔습니다. 처음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복습을 철저히 하려고 노력했고, 기본내용 들으면서 단원별로 올려주신 기출도 같이 풀었습니다. 그리고 진도가 나가는 대로 외워야 할 공식과 내용, 그래프 등을 중심으로 핵심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이것도 시간 나는 대로 보면서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는데 무엇보다도 화학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고, 문제풀이 수업 시 따로 교재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내용을 찾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4개월 동안의 대장정이라 몇 주만 지나도 앞부분이 까마득해 지므로 복습할 때에 제일 처음부터 가볍게 읽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것은 20-30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으므로 시간대비 효과가 높습니다.
5월 :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보는 거야. 다른 수업과 겹쳐 핵심강의를 실강으로 들을 수 없게 되어 인강으로 신청해서 들었습니다. 기본과정의 전체적인 흐름을 다시 보고, 기본에서 다루지 않았던 약간 심화된 부분까지도 다뤄진 강의라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6월-7월: 곧 죽어도 예습만은... 문제풀이 기간에는 예습을 철저히 했습니다. 지난해에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이 큰 실수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문제풀이 만큼은 복습은 못해도 예습은 하자는 각오로 임했습니다. 그리고 무료로 주셨던 지난해 강의부분도 빼놓지 않고 들었던 것이 주효 했었던 것 같습니다. 예습하다 너무 어렵거나 처음 본 내용들은 대충 풀면서 수업 때 보충하였습니다. 답을 문제에 체크하지 않고 복습 시 다시 풀어보았습니다.
8월 : 반복만이 살 길이다. 실전 모의고사 반이 있었지만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자 혼자 문제풀이집과 기본교재를 다시 보았습니다. 빠른 속도로 확실하게 아는 것들은 제외하면서 3번 정도 반복했습니다.
[시험당일] : 점심을 가볍게 먹고, 핵심노트를 중심으로 짧은 시간에 눈으로 훑어 봤습니다. 계산 문제가 많아서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문제풀이집과 비슷한 문제가 많아 상대적으로 마음에 부담은 크지 않았습니다.
[유기화학 : 내가 전자(electron)라면?] 이라는 질문을 계속 마음에 품었습니다. 내가 사람이 아니라 전자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은 유기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1-2월 : 기억이 가물가물... 유기 동강을 듣고, 기본 교재 필기를 철저히 하면서 잊어버렸던 유기 용어들을 다시 되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감히 제가 평가 할 수는 없지만 나날이 김 준 선생님의 강의는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되어 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김 준 선생님만 믿고 따라가기로 결심했습니다.
3-4월 : 정리한 교재를 제대로 써먹을 시간. 이미 필기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이해와 응용을 목표로 같은 수업을 다시 실강으로 들었습니다. 기본교재를 위주로 계속 반복하고 외우고 연습 문제 푸는 데에 시간을 할애 했습니다. 연습문제는 쉬운 것 같아 자칫 얕보기 쉽지만, 기본 개념을 잘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해주므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5월 : 숲을 보자. 통합 유기 수업을 들으면서 전체적 그림을 그리고, 어렵고 기출 가능성이 없다고 하여 외우지 않고 넘어간 번외편 반응까지 체크하며 기본교재에 있는 것만큼은 완전히 소화하자는 계획으로 했습니다.
6월 : 단원별 문제풀이반을 들으며 화학과 마찬가지로 예습을 철저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다른 과정은 예습이 필요 없을지라도 문제풀이만큼은 예습이 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수업시간에 틀린 것을 체크하며 왜 틀렸는지를 다시 복습하고 외우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7월 : 모의고사 모의고사 상권을 예습하고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하권은 학원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어중간한 시간대라 혼자서 풀고 수업을 들었던 분의 필기를 보며, 오답을 체크하고 필기를 보았습니다. 실제로 모의고사문제를 풀면서 지난해와 다른 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의 실수는 유기 공식을 단편적으로 외우려고만 애썼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겹치는 것 같더라도 기본 개념이 숙지가 된 다음에는 다양한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8월 : 매일매일 기본 교재 반복해서 보았고, 더불어 단원별 문제집과 모의고사 문제집 복습. 빠른 속도로 다시 풀기 시작해서 시험 전날까지 2회 더 풀어보았습니다. 시험 전 일주일부터는 틀린 것과 중요 표시 한 것만 다시 리뷰 했습니다.
[시험당일] : 자2에서 유기를 제일 먼저 푸는 스타일입니다. 다른 과목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과목이었고, 빠른 시간 안에 풀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험은 모의고사문제집보다 쉽게 느껴져서 되려 풀면서도 무슨 함정이 있는지 의심스러워했던 것 같습니다.
Tip : 많은 사람들이 김준 선생님의 강의가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쉬운 강의를 찾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처음의 고비만 복습을 통해 넘기신다면 결국 어떤 문제가 나오더라도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물리] 물리는 올해도 여전히 제일 산과 같은 과목이었습니다. 실제 시험에서도 가장 못 본 과목이 되었지요.^^; 공부시작 초기에 지난해에 보던 물리책을 보면서 공부했으나 5월이 지나가면서 부터는 할 수 있는 부분만 하자라는 스스로 위안 아닌 위안을 하면서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절.대.로.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2008 6월 조선대 의전 수시 지원] 지난해와 같이 수시 준비하면서 시간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 하루 시간을 정해서 모든 서류를 준비하고 자기소개서까지 다 썼습니다. 그리고 합격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무조건적인 소신보다는 현실적으로 합격이 가능한 학교를 놓고 고민하고 기도하면서 조선대학교를 결정했습니다. 토플이 수시 때까지만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수시를 그냥 한 번 더 주어진 기회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꼭 합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시를 도전해보시길 원하시는 분들은 수시 준비하며 공부 시간이 낭비되지 않게 마음이 분주하고 들뜨지 않도록 시간 관리와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시리라 생각합니다. 7월에 1차 합격자 발표가 났고 과락은 넘어야겠기에 더욱더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험 일주일 후 면접을 치렀습니다. 답을 적어와 가채점을 했지만 상위 40프로 두 영역이라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시험성적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세 영역 모두 예상했던 점수보다 높게 나오면서 10월 초 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정시보다 시간이 많이 남게 되어서 마음고생을 덜 할 수 있었다는 점이 수시의 매력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봉사활동] 대학시절의 골수 기증서약과, NGO 활동에 의한 방글라데시에서 한 달 정도씩 두 차례 자원봉사를 한 것이 있었습니다. 같은 단체의 소외가정 어린이 멘토링이나 생활지도 한 것도 있었구요. 면접 때도 이 활동들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고, 긍정적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시험 마치면 늦었다 생각 마시고 하나 정도 봉사를 하는 것은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epilogue] 며칠 전 공부하던 독서실을 다시 갔습니다. 앉는 순간 가슴 속 저 밑에서부터 묵직한 울컥함이 올라오더군요. 약 2년여에 걸친 시간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혀 놓습니다.
사실, 거창하게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만 하고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합격 수기라는 것이, 특성상 결과물을 토대로 과정을 해석하게 되는것이라... 하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계획을 세우고, 흔들리지 않으며 하루하루 실천해 나가신다면 내년 이맘때쯤엔 저보다 훨씬 더 큰 결과를 얻으실 수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옆에서 부족하고 실수투성이인 저를 아끼고 챙겨주었던 KH양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늘 기억하며 마음에 품고 뜻을 이루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선생님들보다도 인격적이셨던 ok선생님들과 우리 양 과장님 참 감사해요.
갈대와도 같은 저의 신념과 의지 끊임없이 다잡아가며,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는 의사되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께 지혜와 명철함이 함께 하기를 바라며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간다면 그 결과는 빛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