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시절
너무 신나게 놀다보니 어언 결혼 적령기
주변에서 하나 둘씩 다 짝지어 떠나간다
신혼 집들이를 가면 집은 작아도 신부가 이쁘게 꾸며 향수냄새가 솔솔난다
어떤 애는 조리사자격증있는 여자랑 결혼했는데 점심때마다 와이프가 맛있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와서
등나무벤치에서 같이 먹는데 침도 꼴깍꼴깍 넘어가고 질투에 눈이 다 멀어버리려 하더라
나두 가야지~!!
근데 가진게 너무 없다
내게 뭐가 있을까? 살펴보니 재형저축 몇달넣은거 하고 달랑달랑~~ 거리는 붕알 두쪽
형들도 다 공무원으로 어렵게 시작했으니 은근 니두 어렵게 시작하라는 쪼다..절대 도움없어!!
그때 나를 너무나도 이쁘게 본 선배 한분이 소주 한잔하면서 그랬다
양쪽집 다 아무것도 없는거보다 처가집이라도 쫌 있으면 살기가 훨~~ 낫다
니는 그나마 모찌방이 오바이트 튀게는 안생겼으니 어영부영 구라빨세워 사기쳐서 부잣집 딸 하나 잡아라!!
그리고 얼마후 그분이 나에게 연락을 했다
모일모시에 어떤 여자가 이곳으로 올 것이다, 어디에서 몇시에 만나라, 그 여자 이름은 누구누구다
참고로 그녀는 부산에서 작은 선박회사를 하는 집 딸이다, 재벌은 아니지만 있는건 돈뿐이라는 소문이다!!
그땐 홍진에 물이 덜 묻었으니 그런 만남이 참 싫고 어색하고 부담스러웠지만 돈? 그래 그늠의 돈에 끌려
그날 이쁘게 꽃단장하고 나갔다
몹씨도 추운날..그 다방에는 김을동이가 앉아 있었다
인사하고 마주 앉으니 참 할 말이 없다..안 보는척 하면서 대충 훑어보니 닮아도 닮아도 탈렌트 김을동이하고 너무 닮았다
옷 가방 구두 악세서리가 하나같이 다 부티가 난다..있는집 딸이긴 딸인가부다 하는 느낌
근데 그때 그 꽃다운 나이에 김을동이하고 이야기하기는 참 싫더라
친한 칭구 한명이 결혼해서 이 동네에 사는데 칭구집에도 놀러올겸 겸사겸사 왔다고..
대충 버벅거리다가 차후 연락하기로 하고 헤어져 오는데 날은 춥고 기분은 꿀꿀하고..뭐 그랬다
소개하신 분이 그녀가 싫다는 말은 안했다 하더라..이번엔 니가 부산으로 가서 마음을 사로잡아버려라!!
그래서 직행버스타고 가서 조방앞 크라운호텔 커피샵에서 만나 택시타고 남포동으로 갔는데
내 조디도 그당시엔 제법 재미나고 교양있는 조디였는데 조디가 얼어 붙었는지 자꾸 버벅거리고 딱히 할 말이 없다
남포동 카페 "전설의 언덕"에 앉아서 파라다이스와 멕시칸사라다를 시키고 술을 마셨는데 진짜 할 말이 너무너무 없다
숨이 막혀 기절할 때 즈음 화장실갔다오면서 베프 만식이늠을 긴급히 불렀다
...야~~~ 쓰밤아 내 미치겠다, 집에 가지도 못하겠고 김을동하고 할 말이 없다, 와서 분위기 쫌 띄워라!!
착한 만식이늠이 김을동이에 대한 호기심에 불타서 남천동에서 택시타고 총알같이 날라왔다
평소 나보다 흠씬 재미없는 조딘데 부담이 없어서인지
웃고 여자애 쫑코도 쫌 주면서 아주 자연스럽고 분위기 열라 재밌게 풀어버린다
퉁퉁무리하면서 밀납인형처럼 굳어있던 김을동이도 소리내어 웃는다, 나도 덩달아 입이 풀어져 떠들고 하다가
다음에 보자하고 헤어져선 택시타고 가는데 너무너무 기가 찬다 그래서 하는 말이
...만식아~~ 나는 인쟈 절대루 저런 애는 안 만날란다 끔찍스럽다 대가리에 쮜가 다내린다
하니
만식이늠이 빙그레 웃으며
...니하고 김을동이하고 다시는 만날 일 없겠더라, 아까 니 화장실갔을 때 내보고 다음에 연락하라고 전번주더라
순간!!! 멍~~~~ 하다가 악~~~~!! 너무너무 쪽팔려서 기절했뿌고 싶더라 ㅋㅋㅋ
내가 김을동이에게 홀라당 빠졌음 얼마나 더 비참했을까?
물론 만식이늠은 나보다 흠씬 꼴이 뒤쳐지지만 ㅋㅋㅋㅋ
나는 그후로 절대로 괜찮은 여자를 만나면 칭구늠들을 안 불러냈다
당사자들은 긴장을 하면 버벅거리니 평소모습보다는 흠씬 재미가 없고 띨띨해 보이고
게스트들은 부담이 없으니 지맘대루 행동하게 되고 그 모습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보니 그 선배말이 맞긴 하더라..처갓집 부자면 너무 좋지뭐 ^^
근데 그땐 돈에 팔려가는 느낌이 너무 싫었고 돈많은 김을동이보다 돈없는 정윤희가 흠씬 더 땡기더라
그렇다고 지금 우리 와이프가 정윤희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구 ^^
살면서 간혹 그 겨울의 김을동이가 생각나기도 했었는데 완전 잊었다
근데 어느 카페에서 중짜 아줌마 한사람이 그 옛날에 칭구에게 사랑하는 대학생 오빠야를 빼았겼는데
지금도 분해서 씹고 있는 글을 보고 웃다가 急생각나서 ^^
급추워진 날 동네뒷산을 바라다보며 몸부림을 치다
그래도 정윤희가 땡기는데요? ㅋㅋ 나는 남자이니까
멕시칸 셀러드가 어찌 생긴 건가요?
누리는 광복동에 무아 음악실하고...
할매 회 비빔 국수만 생각이 나고..
신라 민예사...
시장안.... 그건 그렇고.
분위기 잇는 곳은 안 가 보았구만요.
예전엔 밥만 먹으면 누군가가 불러내더라도 나갔어요 광복동으로 ^^
누리에님 !저 알아요 !맥시칸 사라다 여러가지 과일 야채 썰어서 마요네즈 뿌려서 맥주안주로 여자들한테 인기짱이었죠 ~삶은 달걀도 들어간듯 ~ 래스토랑 인기 메뉴 였답니다 맥시칸 사라다^^그때 이후로 이번에 첨 들어보네요 ~그땐 사라다라고 ㅋㅋ정겹네요 ~
@뒷집여우 그냥 사라다 라고 하더니만 멕시칸 붙이니 특별한 음식인줄 알았지요.
그래도 분위기 있는 곳에 다닌 기억은 별로 없나 봅니다.
김을동 나 만났더라면 공주되고,
나는 먼지는 몰라도 몸부림님이 가장 질투나는 인물이 됐을겁니다.
내가 지지리도 복이 없네요 ㅠㅠ
담생에는 꼭 김을동꽈 여인 만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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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자라도 잘생긴 남자 싫어합니다 별로 잉간성 안좋고 꼴깝 떨거등요 ㅋㅋㅋ
아 넘 재미미있게 읽고 몸부림치며 웃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