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자기가 살던 고시원에 방화를 하고 대피하는 사람을 칼로 찔러 죽이는 사건이 벌어졌더군요. 의례 이런일이 터지면 나오는 기사가 그렇듯이 범인은 정신 이상자이고 사회에적응하는 것에 실패하여 분풀이로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식의 언론보도가 이번 사건에도 어김없이 나오더군요. 정신병자의 분풀이에 당한 애꿎은 사람만 안타깝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저는 어쩌다 한 번씩 터지는 이와같은 일들이 언제까지 우리의 뉴스거리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는 것도 뉴스에 보도가 되었지만 요즘은 웬만큼 큰 교통사고가 아니면 뉴스거리도 아니듯이 이번 고시원 방화 사건과 같은 일들은 앞으로 절대 줄어들 것 같지가 않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적어도 지금 우리 아이들이 받는 교육의 가치관이 바뀌지 않는한 말입니다.
지금처럼 아이들에게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만을 가르치고 효율과 성장이 우선되는 교육이 계속된다면, 음악 미술과 같은 아이들 정서에 대한 교육을 낭비라고 생각한다면, 절대적인 가치가 사라지고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에서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땐 고시원 방화범같은 사람들은 점점 더 늘어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요즘 우리 아이들을 만나면 그들의 황폐한 정신세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도한 학업 속에서 해소되지 못한 스트레스와 저질스러운 인터넷과 대중문화에 찌들어 어린아이다운 생동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애들이 너무 너무 많습니다. 그들의 얼굴위로 어제 뉴스에서 보았던 방화범의 얼굴이 오버랩되면서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 멀지 않은 미래가 많이 두려워집니다
요즘들어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살인 사건, 묻지마 살인과 같은 사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 미래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경고가 아닐까요. 그런 사람들의 칼에 찔려죽는 사람이 내 아이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그냥 안타까운 사건이다, 그냥 미친놈 때문에 엄한 몇 사람 죽었다 정도의 반응은 우리에게 너무 부족하다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도 이 뿌리깊은 문제의 근원을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모르겠으니 참 답답함만 더하네요.
첫댓글 해드림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일단 나와 나의 가정, 가장 가까운 이웃에서 부터 시작하지요. ^^ 희망은 아직 살아있으니까요.
들으라 부한 자들아 너희에게 임할 고생을 인하여 울고 통곡하라 (야고보서5:1) - 잘 나가는 사람, 모든 기득권자들의 각성과 회개를 촉구하고 싶습니다. 저도 울며 통곡하며 기도해야 할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