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시간을 늦춰 깊숙이 스민다
발광하는 네온사인, 202번 순환버스
밤늦은 거리를 떠도는 내 걸음은 더디다
옷걸이 / 김병욱(경기 수원시 영통구)
산 하나 장롱 속에 오롯이 걸려 있다
철 따라 벗었다가 입기를 반복한 산
끝내는 갈아입지 못한 아버지의 민둥산
* 뽑는말
시적인 느낌은 처음 느낌 그대로 시로 옮겨야 합니다. 그 느낌을 설명하려고 하면 시로 다가왔던 것도 이미 시를 떠나게 됩니다. 메시지 전달은 가능하면 줄이고 이미지로 전달해야 합니다. 시인의 뜻과 감정도 드러냄과 감춤이 은은해야 좋습니다. 동양화 기법 중에 '홍운탁월'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달을 그릴 때 구름을 붉게 그려 구름 속에 달이 있음을 은연중에 암시하는 방법입니다. 시인의 속내도 드러냄과 감춤을 살짝 가려진 반 누드처럼 그려내야 더욱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김보람 님의 '반복'은 긴장감이 있습니다. 그 긴장감은 풀어지지 않는 사회 현실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합니다. 많은 고민을 안고 떠도는 현실이 잘 느껴집니다. 김병욱 님의 '옷걸이'는 산의 모습에 비유한 옷걸이를 철학적 이미지와 삶의 그늘로까지 짚어낸 가작입니다.<최길하 - 시조시인>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람이가 종횡무진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아마도 큰 일 낼 것 같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