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 적극 나서야 한다
법현스님(태고종사회부장, 열린선원 원장)
한국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그램과 가장 한국적인 프로그램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거의 모든 사람들이 템플스테이(Templestay)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솔향기 나는 산사에서 자연과 함께 자고 일어나며 채식의 맛깔스러움을 한껏 느끼며 그러한 자연과 내가 자연스럽게 하나로 어울리는 체험을 해 보는 숲길 걷기와 마음으로 느끼는 참선 체험 등이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산하를 그리워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템플스테이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사업단이 주체가 되고 문화관광부가 재정 및 행정 후원을 하여 조계사 등 42개 사찰이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불교에서 진행하는 템플스테이를 왜 문화관광부에서 후원하는가? 그것은 템플스테이가 단순한 불교 안내 프로그램이 아니라 한국 전통문화의 보고이자 불교문화의 원형이 잘 보존된 전통사찰에서 사찰의 일상과 수행자적 삶을 체험해 보는 사찰 문화체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외국인에게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려서 국가의 네임 밸류도 높이고 관광문화적 홍보가치가 높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사실 템플스테이는 2002년도부터 시행한 프로그램이고 2001년도에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있던 본인이 기획하여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체로 전 불교 종단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하였던 것이다. 당시 한림대학과 관광경영학과 교수인 정 무형교수가 찾아와서 자신의 아들 이야기를 하였다. 이교도인 자신의 아들이 사찰에 다녀와서 여러 가지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고 이러한 현상이 월드컵 등 국제행사에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에게도 같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편안하게 불교와 한국문화를 체험하며 경기 관람이나 관광 등 자기의 일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한 번 시행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의를 해서 몇 차례의 기획회의를 거쳐서 ‘템플스테이’라는 이름도 내가 정하고 기본 포맷을 결정해서 조계종 등 여러 종단과 협의도 거친 끝에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시행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조계종에서 반드시 자신들이 주최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프로그램 자체를 운영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엉뚱한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아이의 팔을 놓아준 진짜 어머니의 심정’으로 두 달여를 실랑이 하다가 주최권을 포기했던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첫 해에는 조계종 사찰 뿐 아니라 우리의 봉원사, 선암사, 광명사 등과 다른 종단의 사찰도 함께 진행했는데 갈수록 여러 가지 사장으로 현재는 조계종 소속이 아닌 사찰은 관음종 묘각사 하나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찌 보면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제는 과거의 잘못을 따지고 있을 겨를이 없다. 앞으로의 발전된 미래만을 그리며 좋은 프로그램이면 주체가 누구이든지 함께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태고종은 전통사찰과 도심에 있는 자그마한 포교원이 같이 존재하는 조화로운 사찰 분위기이기 때문에 템플스테이의 취지에 걸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디 템플스테이를 처음 기획했을 때의 의도 및 프로그램 진행의 방향은 외국인들이 전통문화를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사찰의 숙식 및 건축문화공간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가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동안 변화된 것을 보면 외국인들의 생활습관에 맞추어 사찰의 시설 등을 바꾸는 바람에 템플스테이가 있는 그대로 한국불교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의 기호에 맞는 체험 공간으로 바뀌어버린 점이 없지 않다. 그래도 아직은 외국인들이 느끼지 못한 불교문화 체험의 중요한 장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현재 템플스테이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사찰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바란다. 더구나 태고종 소속의 사찰에서는 템플스테이 최초 기획자의 소속 종단이기도 한 만큼 더 느낌 있는 프로그램을 알차게 진행 할 수도 있다고 본다. 또한 대형 전통사찰위주의 프로그램도 필요하기는 하지만 도심 속에 일을 보러 온 외국인들이 한 두 가족 또는 개인별로 88올림픽 때 한국 가정의 생활문화를 체험하는 홈스테이(Homestay)를 했던 것처럼 진솔하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홈스테이를 하기 위해 화장실을 개조하고 외국인을 위해 침대를 들여놓고 그랬던가? 그것은 숙박업을 하는 것이지 생활문화체험을 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1~2명도 좋고 ,1~2가족도 좋고 사찰의 공간과 형편에 따라 1~20명도 좋게 받아들여서 편안하게 사찰의 새벽부터 잠들기까지의 일상사를 본인들이 원하는 만큼의 시간을 공유해서 자연스럽게 체험하도록 하면 된다. 물론, 템플스테이만을 목표로 해서 오는 외국인이 있다면 전문적인 수련 프로그램으로 전환 할 수도 있지만 템플스테이지의 참다운 뜻은 편안하게 한국의 불교문화를 들여다보고 가슴에 메아리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한국불교를 세계화 하는 것이며 21세기형의 맞춤포교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템플스테이 모범 사찰의 하나인 서산 부석사가 옛 스님이 운영하던 시절에는 변변치 못한 모습이다가 지금의 모습으로 크게 변하고 이제는 의상대사와 선묘의 전설이 어린 진짜 부석사로서의 가치를 재평가 받고 있는 분위도 또한 템플스테이의 효과 중의 하나인 것임을 충분히 인식해서 그저 피하려고 남의 일로만 생각하지 말고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사찰의 형편에 맞게 해 나가야 한다. 도량석,종성,사물,예불,정근,참선,도량청소,발우공양,간경,사경 등 모든 사찰의 일상적 생활 및 행사가 좋은 문화프로그램인 것이다. 아주 잘하면 좋지만 현재 있는 그대로를 진솔하게 보여주는 것도 좋은 것이다. 큰 사찰의 조직력과 방대함도 좋지만 작은 사찰의 꾸밈없는 수수함도 나름의 감동이 있는 것이다.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고대광실 기와집에서 느끼는 감동은 크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동그마한 초가집에서의 감동은 풋풋하게 가슴에 남아 있음은 별이 쏟아지는 시골집에서의 하룻밤 추억과도 같을 것이다. 템플스테이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첫댓글 늘 포교를 위하여 정진하시는 스님이 계시기에 우리 태고종도 희망이 있는것 같습니다. 바라밀도량으로 모셔갑니다. 늘 건안하소서.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