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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끝맺음을 축하드리며...
고봉산 자락에서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이 결실의 계절인 가을을 느끼게 하는 맑고 푸르른 날에 송○○ 교장선생님의 정년퇴임식을 맞이하여 중산중학교 전교직원의 정성된 마음을 모아 축하를 드립니다.
36년 6개월 동안 교직에 몸담으시면서 주름살 하나하나에 깊은 뜻을 새기시고, 손마디 마디마다에 사랑의 온기로 제자들을 쓰다듬어주시던 송○○ 교장선생님의 정년퇴임을 저희 중산의 가족들은 아쉬움과 그리움의 마음으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정년퇴임.
‘선생은 많아도 참된 스승은 없고, 학생은 많아도 참다운 제자는 없다.’는 척박하고 열악한 교육현실 속에서도 외길 한평생을 헌신과 봉사의 참스승의 길을 걸어오시고 이제 영예로운 정년퇴임을 맞이하신 그 영광된 발자취 앞에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존경하는 송○○ 교장선생님은 맑고 투명한 하늘처럼 자신의 영혼을 순수하게 담금질하시고, 지나칠 만큼 자신에게는 엄격하시면서도 후학들에게는 따뜻한 선배, 부드러운 스승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한평생 교육적 원칙을 잃지 않으시면도 그 교육적 소신에 따스하고 온유한 피가 흐르도록 인간애를 우선하신 모습을 저희들은 기억합니다.
성남서고등학교, 고양종합고등학교를 비롯한 여러 학교에서 진학지도에 탁월한 능력과 열정을 발휘하여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내신 모습을 기억합니다. ‘교사는 돈을 벌기위한 직업이 아니며 보람과 긍지를 먹고사는 직업’이라며 청렴하고 올곧은 선비상을 구현하신 모습을 저희들은 기억합니다. 아침 독서 시간마다 학교의 구석구석을 순회하시며 휴지를 줍고 껌을 떼시면서 교육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임을 몸소 보여주신 모습을 기억합니다. 교육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변화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길이며 가슴으로 깨닫는 것이라는 말씀을 기억합니다. 교육은 무한한 사랑과 가르침만 있으며 어떤 경우에도 차별이나 나눔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기억합니다. 청소는 둥글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석구석 네모나게 해야 하며, 청소가 눈에 들어와야 비로써 진정한 교사가 된다는 말씀을 기억합니다. 기본이 바로서면 공부는 저절로 된다며 바른 생활습관과 인간교육을 강조하신 말씀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수많은 기억보다도 교장선생님의 따뜻하고 순결한 눈물을 이 시간 기억합니다.
저와 송○○ 교장선생님과의 인연은 1999년 3월 일산의 백마고등학교로 발령을 받아 처음 모습을 뵙게 된데서 시작되었습니다.
백마고에서 함께 부장교사로 근무하던 시절에 교장선생님은 어느 누구에게도 공손한 존댓말로 언제나 자신을 한없이 낮추시어 겸손한 삶의 전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셨습니다. 또한 교무실에서 함께 생활할 때도 젊은 선생들보다 먼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가장 먼저 앞장서서 솔선수범하셨습니다. 무너지는 교육현장에서 교육자 스스로가 먼저 변해야 한다며 하얀 분필가루 묻은 손으로 열정적으로 수학을 가르치시던 수업장면이 떠오릅니다. 그런 모든 가르침이 후배교사들에게 참된 사도의 귀감이 되셨고 일산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백마고등학교 교육공동체를 이루는데 큰 힘이 되어 주셨습니다.
세월은 흐르고 이제 새로운 인생의 후반생을 준비하시는 송○○ 교장선생님!
정녕 세월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많은 가르침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그동안 일구어 오신 헌신의 시간을 뒤로 하시고, 자신과 가족을 위한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평생을 함께하시며 영광된 정년퇴임까지 내조를 아끼지 않으신 사모님의 거칠고 주름진 손도 잡아주시고 사랑하는 손자, 손녀의 재롱도 보시면서 온전한 기도와 사랑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시기를 소망합니다. 그리움만으로도 한평생을 넉넉히 살아내는 순결한 마음처럼 따스하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평생을 간직해 오신 신앙과 봉사의 길로 나아가시기를 기원합니다.
설명할 수 없는 진한 감동과 비움으로 남은여생이 빛과 같이 충만한 삶이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희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교장선생님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중산중학교 전 가족의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모아 송공의 글을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