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생선특식까지 먹은 난리속에서도, 일찍 서둘러 정리하고 날이 채 깜깜해 지기도 전인 저녁 7시 반경 지나서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왜냐하면 오늘 새벽에 Night Paddling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새벽 두시에 일어나 어둠속에서 텐트 걷고 짐챙겨, 한시간만인 새벽 3시에 카누를 물위에 띄웠다.
보름이 가까워, 휘영청 밝은 달이 고요한 한밤중 호수를 감싸고, 멀고 가까운 섬과 육지들이 검스럼하게 들어온다. 노를 천천히 저어, 세척의 카누들이 물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처음부터 Cal과 Interpreter가 묵언을 하라고 충고했기도 하지만, 어른들과 아이들 반은 자연의 놀라운 정경에 흡수되어, 또한 샨를 위시한 나머지들은 잠이 덜깨서, 저절로 조용하다. 조금 가다가 앞에가던 Cal의 Canoe가 조용히 선다. 다른 카누들도 따라 노를 멈추고 조용히 그냥 떠 있는다. 밤의 호수 정경속으로 모두 고스란히 흡수 되어 들어가 버렸다. 영어에 Awesome이라는 단어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멋지다는 표현인데, 내 짧은 영어실력으로는 그 말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전율이 든다기 보다 대자연의 포근한 품속에 안긴듯하다. 한참 뒤에 Cal이 탄 배가 다시 노를 젓기 시작하고 모두 살금살금 따라가고, 가다가 또 멈추어 조용히 호수의 소리에 귀 귀울이고, 달은 더욱더 휘영청 비추고, ... 그렇게 두시간 정도를 노를 저어 갔다. Loon이라는 새가 여기의 대표적인 물새인데 좀 크고, 새까만 깃털에 하얀선과 점들이 곳곳에 있고 눈이 붉은 색이어서 특히하게 아름답다. 이새가 우는 소리가 서너가지가 있는데 어떨때는 웃는 듯하고, 어떨때는 청량한 목소리로 멀리 있는 동료를 부르기도 한다. 이 Loon들을 멀리서와 가까이서 많이 보았고, 그들의 인상적인 울음 소리들을 늑대들 소리와 함께 많이 들었다.
아침에 동이 트는 것을 바라보며 약 6마일을 전진하여 Louis 폭포가 있는데로 왔다. 약 30-40미터 폭포인데, 수직으로 바로 떨저지지는 않고 약간의 경사를 가지고 있어서 그 중간쯤 되는 곳으로 올라가니 켐프싸이트가 만들어져 있고 모닥불도 지피게 되어있다. 나는 오늘이, 실질적인 마지막 강행군일뿐만 아니라, 여기서 아침먹고 가야할 코스가, 또다른 악명 높은 B & B라는 코스이고, 또한 설상가상(?)으로 오늘 조 짜임이 최악 - 약한 T라는 친구와, 아줌마 K와 함께라서, 양쪽 무릎에 다 보호대를 대고 중무장을 한 상태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가파른 폭포를 카누를 들고 올라오다가 앞으로 미끄러져 양쪽 무릎과 오른쪽 팔꿈치를 찧어 따갑고 팔꿈치에는 피가 흐른다. 기온이 제법 쌀쌀한데도 불구하고 모두 폭포 중앙에 있는 웅덩이 속으로 들어가서 사진들 찍고 난리들이다. 주변의 강요에도 불구하고, 나만 물속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그냥 있어도 추운데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오한 들것이 눈에 빤히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닥불을 피우고 물을 끓이고 하며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어른 애 할것 없이 물에서 나와 사시나무 떨듯한다. Cal은 옷을 끄집어 내어 입는다. 불이 있어 천만 다행이고 뜨거운 핫코코아는 인기 만점. 여기서 아침을 먹고 한 세시간정도를 쉬고 놀았다.
B & B는 실질적인 마지막 난코스이다. 140 rod와 193 rod 두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형상인데, 그이름이 원래는 영어의 비어들인데, 아이들에게는 그냥 영국의 숙박시설인 Bed & Breakfast라고 웃으며 이야기하고 치운다. 하지만 고등학생 저희들끼리는 세익스피어와 워즈워드의 문학적 단어는 몰라도 이런 단어들은 훤히 알고 있다. T에게, 내가 193 rod짜리를 할테니 140 rod짜리를 하면 어떻겠는냐고 하고 표정을 살펴본다. 이녀석은 샨이랑 같은 학년인데, 덩치는 샨보다 조금 더 크지만, 머심애라고 하기엔 강단이 없어, 저희들 사이에서 놀림을 받기도 하는 녀석이다. 중국앤데 부모가 다 UC 나오고 해서 전문직들을 가지고 있는데, 얼마나 쪼았는지 공부는 아주 잘한다고 한다. OK라고 하는 말에 아무런 감정이 실려있지 않다. 부모의 지시에 무표정으로 답하는 것에 익숙해 있어, 얼마나 어려울 것인지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대답한다. 하다가 안되는 것은 그때가서 그냥 못할 뿐이다. 샨처럼 악착스럽지 않다. 아니나 다를까, 이녀석이 140 rod portage를 하면서, 카누를 그냥 내 던지다시피 무대책으로 바위사이에 내려놓는 바람에 나는 간담을 서너번 쓸어내려야 했다. 하여하여 꾸역꾸역 140 rod를 천만다행으로 카누를 깨 먹지는 않고 마쳤다. 노를 10분채 안저어 다시 193짜리 최대의 도전을 이 본인께서 감행하게 되었다. 케런은 자기가 카누를 들수 없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과, 또 내가 몸집이 작은 동양인이기 때문에, 애가 쓰여 내 바로 뒤를 따라오며 별 소용없는 노력을 한다. 하지만, 나는 자랑스럽게도 그 긴 바위투성이의 산길 190 rod를 끝내고 가뿐히 물위에 카누를 내려 놓았다.(들고 있을때의 심정은 다 기록하지 않는거이 좋을상 싶으다). 총 14 mile 5 portages. 국경에 거의와서 Basswood Lake의 Barley bay에서 camping을 했다.
첫댓글 샨덕분에 애비가 호강한다. 아들 덕분이 아니면 언제 그런 자연 속에 푹 잠겨보겠나?
맞소. 나는 원래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지만, 아내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의미에서 샨을 낳았는데, 이 아이로 인해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이 완성되어 가고 있답니다. 감사한 일이지요. 아직 갈길이 많이 남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