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차고 즐거웠던 모임...제대로 신년영사모를 치른 기분이었지요?
참석자 8명 정훈모 유지원 이경은 김평화 최효선 최혜경 김영신 김영주
(스케줄 꼬이신 송선배 미연언니, 약봉지로 대리출석한 운식
그리고 4319파 다음주에 꼭 뵈요 ^^)
오랜만에 뵌 언니들도 ..귀여운 동생들도 새해 들어 처음 만나니 다 반가웠어요
다들 유스를 보시고 저는 미리 봤던 터라 이웃집에 신이 산다 관람했어요~
새로 찾은 맛집에서 장어탕을 곁들인 코다리찜으로 큰 상 받아 먹었답니다 ^^
이어진 까페 수다에선 그야말로 다양한 화제의 폭포수가 어마어마~
역시 함께 모여 교감하면서 나누는 웃음이 최고의 보약이란 느낌이 듭니다 !
너무도 많은 대화와 웃음 ...요약정리가 불가능합니다 ㅋㅋ
두 분 조퇴하고 남은 멤버들 눈발 흩날리는 늦은 시간까지 함께 즐거웠어요~~@
(리뷰가 좀 길어요 ~ )
유스...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의 역량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또 한 번 명감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었네요
프레드와 믹..두 사람의 삶이라는 큰 틀위에 지미트리와 레나 ..
두 조연의 양념이 더해지면서 ..그들의 시각을 통해
무수한 인간상의 내면을 씨티촬영하여 재응집시킨 철학적 영화였지요
대중영화와 예술영화의 경계선에서 분리와 융합을 함께 보여준 수작
흘러가는 시간 속에 삶의 의지와 감각에 대한 치밀한 고찰이
화려한 영상과 우아한 음악 ..잘 짜인 플롯과 명연기들로 완성도를 더하게 됩니다
스위스 휴양지 닫힌 세계의 밖에는 영혼의 청춘이 존재한다는 그래서
결국 오늘을 살아가는 삶의 의지를 고양시켜주는 긍정적인 주제가 핵을 이룹니다
왕자의 생일에 심플송을 연주하면 기사작위를 받게 되는 프레드는
절대로 공연하지 않겠다는 (과거에 대한 ) 집착을 보입니다
믹은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새로운 영화를 찍고 있습니다
각각 과거의 상처와 미래를 위한 청사진에 묶여있지만
그 둘은 중간지대인 현재라는 시공간에 존재하고 있지요
고통스러운 두 사람의 현재는 전립선질환이라는 공통의 신호로 나타나구요
끝부분에 가면 프레드의 건강이 양호하다는 진단을 받으므로
결국 현재의 고통은 정신적 압박감에서 온 것임을 알게 해줍니다
믹은 브렌다모렐과 찍으려던 영화가 무산되자 극심한 절망에 빠지고 맙니다
그에게는 가장 소중한 신념이자 가치인 "감정"이 파괴되었기 때문이죠
(이 상황은 이상과 현실의 충돌이라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구요)
믹이 찍으려던 영화제목은 아주 영리한 복선으로 깔려 있답니다
그에게 감정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자신에게 얼마나 행복한 소재였는지는
초원에 등장시킨 왕년의 여배우들이 암시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먼저 있었지요..
조금씩 기억이 사라져간다고 말하는 두 사람...
그러나 그들에겐 사랑이라는 잊지 못할 추억의 원동력이 있었고
그것은 자전거 타는 법을 처음 배운 순간이란 비유로 등장합니다
저는 이 모티브를 정신적 홀로서기의 상징이라 해석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자유의 냄새를 갈구하면서도 좋은 얘기만 나누었던
친구였다는 우정의 한계를 보이면서 관계를 마감하게 됩니다..
자유의 냄새는 미스터 Q에 구속되어 있는 자신의 이미지때문에 괴로워하는
지미트리에게서도 아주 중요한 문제로 나와요
(이 역할을 맡은 연기파 배우 폴 다노는 데어 윌 비 블러드 에서 미친 존재감을 보였지요 ~)
까메오처럼 등장한 미스 유니버스에게서 일갈을 들을 후 커다란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자신을 옥죄고 있는 탈을 벗기 위해 변신을 시도하지만 쉽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해요
세인들의 시선과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행복할 수 없다는 교훈이기도 합니다
프레드와 지미는 많은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는 캐릭터입니다
한 번의 경솔함이 평생동안 오해를 불러온다는 대화로 두 사람의 문제가 집약되고
그 경솔함은 왜곡이라는 결론을 함께 내리기도 합니다
프레드의 딸 레나는 남편 줄리안과 팝가수의 부정으로 파경을 맞게 되지만
순수하고 진실한 등반가를 만나 새로운 삶의 여정으로 진입하는 행운을 누리게 됩니다
엄마에게 가지 않는 아버지의 무감각함을 질타하고 비판하지만
그녀의 성장기에는 부성애의 결핍이 커다란 상처였음을 고백하고 나서
아버지와 감정적인 화해의 국면을 맞기도 해요
남편에게 배신당한 그녀가 아버지의 곁을 지키면서 첨예한 갈등을 겪던 끝에
결국은 진실하고 순수한 안식처를 찾고 행복을 얻게 되는 부분이 참 긍정적이에요
영화가 진행되는 전과정을 통해서 나타나는 소소한 장치들도 참 훌륭합니다
투명한 슬라이스처럼 자주 나오는 수영장과 사우나의 나신장면들은
전혀 에로틱하지 않아요.. 그냥 있는 그대로의 인간상을 보여준 거라 할까요?
프레드와 믹이 함께 갈구했던 길다 블랙이라는 여신의 환타지는 흥미롭기도 하지요
그 순간 프레드는 반짝이는 물결 위에 서 있는 환각까지 맛보기도 합니다
여왕의 특사에게 끊임없이 거절을 하던 프레드는 자신의 마음 속 욕구를 잠재우지 못해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떼들을 앞에 두고 지휘를 합니다
예술을 향한 그의 욕망은 날아오르는 나무들과 새떼 소들의 눈망울을 통해서
희망적인 암시를 보여주며 충족되기도 합니다 ...결말을 짐작할 수 있는!
등장인물들이 머물고 있는 호텔 야경이 자주 나오는데
그들은 모두 생각없는 표정으로 한 곳을 응시하며 침묵과 고독의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한 데 모여 있지만 제각각 외롭기 그지없는 모든 인간의 쓸쓸함을 절실하게 보여줍니다
흥미로운 조연...극도비만남자는...누구나 짐작가능한 축구영웅 마라도나 이지요 ^^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은 축구광...다른 영화에서 자주 등장시키는 소재예요)
왼손잡이라는 설정과 등에 새긴 문신..팬들에게 사인공세를 받는 스타라는 것...
그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소년과 함께 왼손잡이라는 사실로 동질감과 소속감을 찾으려 합니다
이 역시 처절한 고독에서 헤어나오려는 인간의 몸부림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지요
소심하고 자신감없는 캐릭터로 나오는 영화스텝 한 명은 그저 모든 걸 좋다 좋다 수용합니다만
이 또한 주관없는 자기의지의 결핍을 포장한 거라고 보여요...
그러나 상처투성이들이 모인 곳에서 나홀로 긍정마인드를 보여주는 대목은 참 흥미롭지요!
침묵으로 일관하던 부부는 한 사건을 통해서
언어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완벽한 소통을 얻기도 하고요
엄마에게 쏘아부치며 반항하는 이미지로 나오는 소녀는 지미트리에게
지미의 배역과 연기에 대한 깊고 따스한 조언을 해주면서 놀라운 이해력을 선사합니다
그러나 조연 모두를 통틀어서 가장 매혹적인 인물은 마사지걸이었어요
그녀는 손가락의 감각 하나만으로 사람들의 내면을 깊이 빠르게 알아차립니다
역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담배를 물고 티비체조를 따라하는 그녀는
많은 것을 알고 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할 말이 별로 없다고 겸손하게 숙이는 인물이지요
마지막 조수미의 연주에 맞추어서도 아름다운 동작을 보여주는 멋진 여인입니다
눈빛연기도 최고였고 비록 조연이었지만 정말 훌륭한 캐릭터였다고 생각해요
조수미 얘기가 나온 김에...옥의 티 하나만 지적하고 싶군요
프레드는 결국 자신의 예술적 욕구와 과거의 상처를 조화시키게 되는데
너무도 새빨간 조수미의 등장은 (청춘과 사랑의 상징이라고는 해도)
영화 전체의 통일성과 몰입의 흐름을 방해하는 큰 오점이었다고 (저는) 느꼈어요
그리고 프레드가 추구하던 과거와의 화해를 표현할 목적으로 삼았다면
조수미의 등장에 아내 멜라니의 젊은 시절 모습을 오버랩시켜서
립싱크로 처리했더라면 주제를 보여주는 일관성도 보이고
관람하는 입장에서도 훨씬 감동적이고 편안하지 않았을까 ...다시 한 번 아쉬워집니다
요양원에 가서 마음으로 허락받았다고는 하지만
애초부터 아내를 위한 심플송이었고 멜라니의 고독을 진심으로 수용했다면
마지막은 멜라니의 영상으로 만들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어요..
더 많은 얘기를 하고 싶지만 저의 일천한 실력으로는 이 정도밖에는 안되네요 ^^
무엇보다 이 영화는 나이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주는 명작입니다
우리는 모두 과거의 상처에 사로잡혀 살지만
현재라는 시공간을 탈출해야지만 진정한 자유와 영혼의 청춘을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유스..촌철살인의 대사들이 시종 이어지면서 일생을 두고 누적되어 온
삶의 기억들을 응축해서 보여준 정말 멋진 홀로그래피였습니다
엔딩화면... 영화감독 믹은 손가락 앵글로 이 모든 삶의 단면을
재조명하여 담아보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다양하고 수많은 색채의 삶은 언제까지나 이어지는 거니까요...
훌륭한 영화 한 편을 통해서 우리는 또 한 번
무수한 사람들의 아름답고 외롭고 우울하고 희망적인 삶을 배우고 익혔답니다..감사한 일!!
제가 혼자 관람한 이웃집에 신이 산다는....참 깜찍하고 흥미로운 영화였어요
신에 대한 발칙한 도전이랄까....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영화입니다..아역배우의 미친 연기에 감탄을 금치 못했지요
보신 분이 없어서 리뷰는 생략하지만...기회되면 꼭 보시라고 추천합니다 ^^
** 회계**
문화비수입 16만
영화 -72000
점심 -58000
커피케익 -29800
모닝커피 김영신
지출 -159800 잔액 200 총잔액 22800
잘 보고 배부르게 먹고 마시고..알뜰하게 썼네요 ^^ 영신양 모닝커피 고마워요...
다음 영사모는 수 목 중에 적당한 스케줄 잡아보려합니다...확정되면 바로 알릴게요!
(일단은 21일 목요일 오전 이수에서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예정하고 있어요 ...오후에는 유스 놓치신 분들도 보실 수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