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뭐 질 경기였다.
민한신은 공이 높았고, 컨디션이 안 좋아보였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 안타를 맞아나가는 전형적인 안 좋은 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도하 아시안 게임 대만전을 상기시키는 경기였다. 승부구가 제대로 먹히지 않아 계속 맞아나가거나, 볼 넷을 허용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그러나 민한신 역시 에이스답게 타자들이 소중하게 낸 점수를 지키고, 5이닝을 마무리하고 강판되었다. 하지만 현대 타자들 특히 이택근-전준호-이숭융으로 이어지는 타선은 너무 무서웠다. 오늘은 이들 세 타자의 승리가 아닐까 한다.
반면, 우리 중심타선은 끝내 중요한 찬스에서 결승타를 못 올려줬다. 전형적인 지는 날의 야구다. 개인적으로 대호가 어제 장외홈런이후로 욕심을 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9회말 2사 2, 3루 상황에서 상대편은 거의 걸린다고 생각하고 던졌는데 대호는 비슷한 공에 손이 나가면서, 결국 삼진으로 물러서고 말았다. 개인적으로 그 상황에서 경기를 이기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대성선수 6회부터 나와서 3이닝을 던지며 비록 1실점을 했지만, 롯데의 불펜진 중에서는 가장 믿을 만한 투수이다. 오늘도 빠른 강속구와 제구가 되는 변화구로 삼진을 잡아가며 철저하게 타자들을 요리하는 모습은 무척 좋았다. 8회의 위기는 구위가 약간 떨어진 감도 있었지만, 이숭융선수가 워낙 잘 쳤다. 게다가 손인호선수의 실책아닌 수비 실책으로 무사에 주자 2루를 내보냈기 때문에 약간 흔들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카브레라선수 오늘 인상적인 수비실력으로 나름 선전했다. 문규현선수의 갑작스런 껴들기 실책만 없었다면 무난하게 경기를 막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지만, 그렇게 안정감있는 마무리가 아닌 것은 틀림없다.
문규현선수는 오늘로써 2군행이 확정되지 않을까 싶다. 결정적인 수비실책 그리고 밋밋한 수비. 흠 그 것이 결국 현대에게 결승점을 주고 경기를 12회연장까지 간 경기를 패하게 된 원인으로 귀결되었다. 4:4로 연장에 돌입했을 때 올 시즌 처음 연장전에 돌입하는 우리선수들이 잘 싸워 연장전에서도 이기는 법을 조금이나마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역시 아직 그것을 넘기는 힘들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오늘 경기 결과가 다음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주초 마산에서 SK를 만난다는 것은 부담이된다. 게다가 투수 로테이션상 3경기 선발투수가 장원준-박지철(?)-최향남이 될 것 같기때문에 분위기 잘 못타면, 자칫 연패를 기록하며 땅파고 들어갈 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그리고 우리 코치진들의 조금의 분발이 요구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12회초에 나왔던 본헤더 플레이(정말 이건..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는 사소한 파울에 그치지 않지만.. 본헤더 플레이다.)는 콜만 해줬어도 기본적으로 처리할 수 있었던 장면이다. 그간 많은 실책으로 무너진 경기들에서 이런 지점이 지적되지 않았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11회말 이승화선수의 초구 도루역시 마찬가지다. 김동수 포수의 리드의 특징을 충분히 알고 있을텐데, 우리같은 팬들도 김동수선수가 발빠른 주자가 나갔을 때 초구 피치 아웃을 자주 한다는 점, 그리고 2루 송구가 좋지않아 피치아웃이 많은 점, 타자와 변화구 승부를 잘 하지 않는다는 점등은 알고 있다. 그리고 발빠른 주자에게 견제구를 던지지 않았다면 거의 백방 피치 아웃이다. 타석에는 직구에 강한 김주찬이었는데 모든 점들이 롯데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덜컥 피치아웃하는 초구에 도루한 것은 조금 아쉽다. 물론 코치진에서 작전이 나온 것 같지는 않지만, 2사이후의 발빠른 주자가 나갔다면 이런 점을 충고해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점등이 아쉽다.
오늘 경기에서 이승화 선수는 첫 타석에서 기습번트 안타, 두번째 타석에서 좌측 펜스를 넘기는 (고로 밀어쳐서) 3점홈런을 기록하는 등 멀티안타를 기록하며 주춤했던 타격감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박현승 선수도 12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11경기 연속안타 기록을 이어갔다. 하지만 조금은 조정기에 들어간 듯한 이대호선수, 불펜진 운용이 걱정스런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 분명 수확이있다. 중심타선에서 터져주진 못했지만, 하위타선 7-8-9번의 출루와 작전수행능력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으며, 톱타자의 타격감회복이 곧 복귀할 정수근 선수와 더블어 솔리드한 테이블 세터진을 구축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심어주는 점, 그리고 더이상 최대성 선수의 변화구 제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희망(살짝 불안하긴 했다.)등을 들 수 있다.
이번 주 삼성에게 1승 2패, 현대에게 1승 2패를 당하며 2승 4패라는 비교적 실망적인 성적을 남겨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주 승부를 좀더 끊질기게 가져가서 5할 승부를 해줄 것을 기대해본다.
+. 현대는 점점 팀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개막 이후 강팀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상위타선 선수들의 타격감회복과 중간계투진들의 구위회복과 더불어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를 만나는 팀들은 조금 조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중간계투진들은 초반 흔들리는 제구력과 구위를 다시 회복한 점, 오늘 등판한 송신영-조용훈-황두성 계투는 정말 괜찮았다. 더불어 마무리 박준수도 자칫 위험한 장면을 많이 만들지만 그래도 좋은 마무리투수임은 틀림없다.
++ 역시나 유한준님이십니다.
첫댓글 오늘 경기 보니깐 현대도 이제 본 모습을 보여주는것 같더군요... 울팀은 언제쯤 본모습을 보여줄려나.. 지금 보여주는게 다면 정말 올해 꼴지는 맡아 놨군요...
플러스 지석훈의 놀라운 유격수 수비도... 현대가 슬슬 페이스 찾아가면서 중위권 싸움에 변화가 올듯..
이번 주말에 보여주지 말고, 주초에 보여주다가 주말에 잠시 버로우, 그리고 다음주에 보여주시길. 우리도 갈길이 너무 험난해요
맞아요..오늘 지석훈 선수 유격수 수비 정말 대단한 수비였습니다. 휴.. 유한준님을 능가하실 듯 합니다.
석훈이가 드디어 빛을 발하는거 같아서 팬으로써는 너무 기쁘더군요.. 자갈군 주말경기는 1승1무1패...
밑에도 쪽글 달았습니다만.. 장원준의 어깨가 다시 한 번 무거워지겠군요. 사실 SK도 로마노가 장원준과 대결하는 거 빼면 김광현-김원형(아님 송은범/이영욱 등도 가능하고요...)이라서 롯데가 못 쳐낼 투수는 아니다 싶습니다만... 일단 오늘의 패배를 잘 추스려서 힘을 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손민한은... 지난 번 삼성전 패배 이후 추천님이 하셨던 말씀을 생각나게 하는 하루였네요. 앞으로 한 동안은 이런 모습 보이지 말길... 금 또는 토요일에 리오스나 두산 5선발을 상대해야 할 걸로 보이는데... 힘 좀 내어 주기를...
달고 싶은 댓글이 있는데.. 염장같아서 차마 못달고... 화욜부터는 이길겁니다.
아 문규현....-_-;; 사직에 전화해봐도 금마 욕하고 내친구들도 죽일놈 살릴놈 막 머라캤는데..... 진짜 사직구장에 패대기 치고 싶었음....
사직 다녀왔습니다. 진주에서 갔었는데 경기끝나고 집에오니 완전 넉다운이라는... 여러모로 아쉽네요 -_ㅠ 중심타선이 18번 나와서 2안타 1볼넷 밖에 못얻어냈으니 .... 12회 파울타구 놓친건 실책으로 기록되지않은게 아니라 실책으로 기록되었어요. 집에와서 기록지보니까 그것도 강민호에러로 기록된;; 티비화면은 어떻게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3루측에서 본 그장면은 마치 골키퍼의 펀칭장면이 연상되었을 정도였어요 ...orz
선발은 불안하고, 중심타선은 그야말로 빈약했고, 여러모로 아쉬웠어요. 크게 지지 않은게 다행이네요. 마지막 12회가 그래도 참 아쉬워요. 규현선수는 당분간 1군에서는 못 볼 것 같네요. 음, 일단 2군에 내려가는 게 나을 듯 싶어요.
팬들을 위해서, 선수 본인을 위해서라도 2군가야죠... 그게 강민호 실책이라니 기록원이 제대로 못본모양이네요..
그나저나 최대성을 정말 좋더군요... 딱 팬들이 바라는 그 모습인거 같습니다
강민호 선수 실책으로 기록된 건, 강민호 선수 글러브에 맞았다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억울해도 어쩔 수 없는 점이죠.
이런 글은 야게로 고고! -_-
그리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경기입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