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식의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법이다.
영어회화는 내게 늘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김민식의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보자 뭔가 감이 잡히는 듯하다.
다시 팔을 걷어부쳤다.
1. 목차
2. 해외 배낭여행의 꿈
집사람과 배낭을 메고 해외여행을 가자고 하면 눈을 치켜뜨고 손사래를 친다.
말도 못하는데 둘이 가서 무슨 봉변을 당하려 그런 소리를 하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패키지여행만을 이용한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영어회화에 대해 오기 같은 것이 발동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영어회화가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수년전 아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하러 갔다.
마침 내게도 좋은 기회다 싶어 아들에게 호기롭게 말했다.
“너희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 동안 나 혼자서 너희들 집을 찾아갈 거다.”
그때 아들은 웃었고 집사람은 피식 코웃음을 쳤다.
아들이 미드를 통째로 외우는 학습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하다.
그 후로 정말이지 시간 틈틈이 영화 한편을 외웠다.
그런데 책을 놓은 지 수십 년이 지난 터라 외우고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서너 장 넘어가면 다시 뒤쪽이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영화를 다시 보면 수도 없이 본 것이라 그 흐름을 이해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어떤 발음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의 미드 외우기는 그야말로 ‘무데뽀’였던 것이다.
결국 그 동안 미국여행을 수도 없이 했지만 모두가 아들을 대동하고 말았다.
결국 미드에서 어렵게 외운 말은 모두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하기야 누가 미드에 나온 것처럼 대화를 해주겠는가.
말하자면 나의 공부 방법은 확장성이 없었던 것이다.
그저 콩 심은 데 콩 나는 식의 공부로는 어림도 없었다.
그리고 ‘확장성’이라는 말이 하기는 쉽지 그것처럼 어려운 말도 없다.
알아야 면장을 하지.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볼 요량으로 영어회화와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었다.
문법을 알아야 한다.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라, 기초문장을 외워라 등등. 동영상을 봐도 자기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면 금방이라도 영어회화가 될 것처럼 떠들어도 그건 그저 미끼 같은 말이었다.
3. 김민식 식의 영어 회화 공부법
그러다 김민식의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보게 되었다.
저자는 현직 방송국 PD란다.
책은 저자가 그 동안 공부해왔던 과정을 토대로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말이 차분이지 정말 치열하게 영어회화를 공부했다.
그래, 저 정도의 열의는 있어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런데 그의 말에 유독 관심이 가는 한 마디는 ‘기초 회화부터 공부하라’는 것이다. 내가 미드를 외워도 입도 벙긋하지 못한 이유가 그것이었나?
그 동안 무시하고 눈길도 주지 않았던 기본적인 인사말이며,
중학교 1학년 영어책에나 있을 법한 일상의 이야기들은 무시했던 것이다.
말하자면 기지도 못하는 처지에 뛰어가려고 애썼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걸 그 전에는 몰랐을까?
왜 몰랐겠는가.
알아도 그리 심각하게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김민식은 이를 아주 따끔하게 지적을 하고 있다.
기초 회화를 외워야 문법의 틀이 머릿속에 들어간다.
초급 회화 쉽다고 설렁설렁 넘어가면 나중에 고급 화화 가서 개고생 한다는 것이다.
자료 : 다음 이미지, 이하 같음
이 책의 핵심 내용은 간단하다.
1. 영어회화는 내게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것이다.
2.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외워라
3. 회화 중심의 공부와 문법 중심의 공부
4. 기초 회화 책부터 시작하라 / 기초 화화를 외우라는 말을 저자는 특히 강조한다.
5. 매일 10문장씩 외워라
6. 어떤 책을 외우면 좋을까 / 상황을 중심으로 한 대화 문장을 외우라
7. 의미 단락별로 끊어서 외워라(아래)
8. 회화 암송은 드라마 연기하듯이 하라
9. 받아쓰기를 해보면 영어 실력이 보인다.
4. 팝송으로 영어회화 공부하기
그리고 문장을 외우다가 지겨우면 팝송으로 공부를 하라고 한다.
아무래도 음악이 있으면 신나기도 할 것이다.
그의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회화 암송이 지겨울 때는 팝송을 같이 외우는 것도 분명 방법이다.
다음은 팝송을 활용한 영어 공부 요령이다.
1. 좋아하는 노래로 연습한다.
-좋아하는 노래를 반복해서 듣는다.
-따라 부른다. 이렇게 한 곡씩 늘려간다
2. 전체 가사 자막을 프린트한다.
-구글 영문 검색으로 가사 전체를 찾아 종이에 프린트한다.
-전체 가사를 보고 독해한 후 노래를 들으면 뜻이 더 쉽게 기억된다.
3. 노래에 감정을 싣는다.
-노래의 감정을 흉내 낸다. 그러면 자연히 발음도 흉내 내진다
-언어란 감정 표현의 도구다. 감정을 실어야 그 표현이 쉬워진다.
4. 유튜브 로그인으로 재생 목록을 관리한다.
-스마트폰 유튜브 계정 관리를 통해, 좋아하는 노래가 생기면 재생 목록에 넣어둔다.
-좋아하는 가수 이름을 입력하고 /‘lyrics playlist’를 추가하여 검색하면 줄줄이 뜬다.
-저장하고 완전히 내 것이 될 때까지 따라 부른다.
5. 될 수 있는 대로 남들 앞에서 불러본다.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꼭 불러본다.
-회화 문장을 외웠다면 회사에서, 거리에서 마주친 외국인에게 꼭 써먹듯이
-공부에서 중요한 것은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다.
5. 새롭게 용기를 얻다
험한 세상을 살다보니 어느덧 나이가 일흔을 막 넘겼다.
금년에 나라의 배려(?)로 나이가 한 살 헛바퀴를 도는 바람에 회춘을 한 것 같은 착각 속에 살고 있는 중이다.
이 나이에 영어 회화 공부라니.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집사람과 배낭여행을 한번 해보고 싶다.
이 책에서 용기를 얻어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그 동안에도 틈나는 대로 동영상을 보며 중얼중얼 외우기도 했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렸다.
아마도 치열함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는 핑계임이 분명할 것이다.
이 책으로 새롭게 용기를 얻었으니 이번에는 끝장을 봐야겠다.
혹시 영어회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용기를 얻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