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은 데이터처리의 피크타임을 예상하고 자체서버든 외부서버든 추가 자원(클라우드)을 확보하는 계획을 세워야 했다. 예약시스템에게 요구되는 미래 데이터 처리수요에 대한 현실적인 예측을 못함으로써 안정적인 하드웨어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국민들의 삶에 큰 불편을 끼쳤다. 예약시스템을 운영하는 사기업에 만일 이런 있이 생겼다면 CIO를 비롯하여 IT부서요원들 모두가 사표를 써야했을 것이다. -CMJ
“백신 예약서버 빌려달라” 기업에 손 내민 질병청
같은 모델 서버·DB 확보에 난항
새로 주문땐 최소 두달 걸려 포기
박건형 기자 입력 2021.07.26 03:31
코로나 백신 접종 예약시스템 개선을 위해 LG CNS·네이버·카카오 등 대기업들에 도움을 요청한 질병관리청이 정부 부처와 기업을 대상으로 서버 임대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서버 용량을 물리적으로 늘려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시스템 먹통 사태를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질병청이 사용하고 있는 서버 자체가 오래된 모델이어서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사전예약 화면.]
25일 IT 업계에 따르면 질병청은 최근 각 부처에 “산하기관과 기업에서 오라클 11G 데이터베이스와 M12 서버를 확보해달라”는 요청을 보냈다. 서버는 컴퓨터로 치면 중앙처리장치(CPU), 데이터베이스는 하드디스크 같은 저장장치에 해당한다. 백신 예약 시스템 과부하를 막기 위해서는 서버와 데이터베이스 모두 증설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부처들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같은 유관 단체를 통해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이 있는지, 즉시 임대나 구매가 가능한지 확인하고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찾고 있지만 오래된 제품이어서 어려움이 있다”면서 “그나마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도 모두 현재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어 곧바로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오라클 11G는 2007년, M12서버는 2017년 출시됐는데 IT업체들은 서버 수명을 빠르면 3~4년, 길어도 10년 이내로 본다.
당초 질병청은 서버와 데이터베이스를 오라클에서 추가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주문과 수입·통관 등에 최소 두 달 이상이 걸린다는 점 때문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IT 업계 관계자는 “예약 시스템을 완전히 뜯어 고치려면 한 달 이상 예약 중단이 불가피하다”면서 “외부 전문가들이 백신 예약 시스템을 계속 운영하면서 개선하려면 현재 시스템에 사용하는 서버·데이터베이스와 동일한 제품을 추가 연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