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변해야 아이도 산다고 주장하는 최성애·조벽 교수. 세계적인 교육자인 이들이 변화하는 세계 흐름에 발맞춘 H·O·P·E 자녀교육법을 제시한다. 아이의 유형에 따라 교육법이 달라진다는 H·O·P·E 교육법 소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로 내 아이들을 키우는 것, 모든 부모들의 목표겠지만 그 길은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 이유는 지난 세기와는 달리 인재의 유형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 새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과거의 획일적인 교육으로 키워낼 수는 없다. 최성애·조벽 교수가 오랜 시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여러 학생들을 관찰한 결과 터득하고 개발한 H·O·P·E 교육법을 통해 그 해결책을 찾아보자.
제1단계
학습 능력, 학습 자세로 아이 유형 파악하기
자녀의 특성을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공부하는 모습과 노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아이들 가운데 공부하란 소리 안 듣고 자란 아이는 거의 없다. 반대로 잘 놀라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아주 드물다. 따라서 공부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의 유형을 파악했다.
제2단계
H·O·P·E 분류법
자녀의 학습 능력이 어느 정도이고 학습 자세가 어떠한지를 판단했다면, 이제 H·O·P·E 분류법을 이용해 자녀가 어떤 유형인지를 알아보자. H·O·P·E 분류법은 '공부를 잘한다는 게 도대체 뭐냐?'라는 매우 간단한 질문에서부터 출발했다. 그 결과 공부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특성을 '학습 능력'과 '노력'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것을 토대로 아이들의 학습 유형을 H형, O형, P형, E형으로 나눈 것이 H·O·P·E 분류법이다.
High Achiever 성취형
능력과 노력을 겸비한 아이
공부할 능력과 노력을 겸비했다. 성적이 우수하고 태도가 성실하기 때문에 흔히 모범생이라고 불리는 유형이다. 기본적으로 어릴 때부터 수학과 언어를 쉽게 터득하는 편이고 학교에 다니면서 꾸준히 노력해서 계속 상위권 성적을 유지한다.
Outsider 체제거부형
능력은 뛰어나지만 노력을 하지 않는 아이
학습 능력은 있으나 노력을 안 하는 형이다. 흔히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한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아이들이다. 기분이 내켜서 공부를 좀 하면 성적이 바로 오르지만 대개는 반짝하다가 다시 다른 일에 더 집중한다. 공부는 나중에 하고 싶을 때 하면 잘할 거라고 장담을 하기도 하고, 아예 노골적으로 공부와 담을 쌓기도 해서 부모님 속을 태운다.
Pleaser 착실형
노력은 많이 하지만 성적이 안 오르는 아이
꾸준히 노력은 하지만 성적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유형이다.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학교 생활도 성실하고 얌전해서 나무랄 데 없지만, 별로 두드러지지 않아 학교에서는 존재가 미미한 경우가 많다. 극심한 경쟁이나 부모님의 기대감에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유형이고, 따라서 좀더 잘해 보려고 애쓰지만 성과가 없어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Easy-going 내맘대로형
능력이 떨어지고 노력도 하지 않는 아이
노력을 하지 않고 공부할 기본 능력도 갖추지 못한 형이다.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매사를 쉽게 이루려 한다. 또 쉽게 포기하기 때문에 의욕도 없고 태도도 불성실해 보인다. 학교, 성적, 시험 따위에 개의치 않고 때로는 부모님의 기대와는 정반대 되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학교 안보다 밖에서 활개를 치고 다니며 자신과 비슷한 부류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제3단계
유형별 자녀교육법
자녀의 특성에 따른 유형을 발견했다면 이제 그에 맞는 교육 전략을 알아보자. 단 아직 성장기에 있는 자녀는 유동적이어서 지금 모습과 다르게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또 이런 단순화한 도식에 맞지 않는 자녀도 있고, 여러 유형의 특성을 복합적으로 지닌 자녀도 많다. 그러나 지금 상태에서 아이의 특성과 가장 유사한 유형을 찾아서 그에 맞는 장·단기 학습 전략을 세우면 무조건 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표를 제시해 성취욕을 북돋우라
대개 모범생이고 수재형인 H형은 도전감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면 좋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주위의 칭찬을 많이 받다보니 이기적이거나 독선적인 사람이 될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자녀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H형 자녀는 단기적으로 뚜렷한 목표가 주어졌을 때는 별 어려움 없이 목표에 도달하지만 정답이 없는 상태에서 문제 해결을 해야 할 경우에는 난감해한다. 정답이 없는 엉뚱한 질문이나 전혀 새로운 도전을 받았을 때는 쩔쩔매기도 한다.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정답'만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H형 학생이 가장 힘들 때는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에 불합격하거나 실수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을 때다. 자존심에 크게 상처를 받아 쉽게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부모마저 최고, 최상, 일등, 일류를 강조하기보다 자녀가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살펴야 한다.
단기 목표에 연연하지 말고 크게, 멀리 보라
O형은 능력은 뛰어나지만 노력하지 않는 아이들이다. 이럴 경우 단기 목표 대신 좀 느긋하게 장기 목표를 세워야 자녀가 크게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
O형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부모는 언제나 자기편이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다. O형 자녀에게 꾸지람은 역효과만 낼 뿐이다. 동시에 이런 자녀들은 어른들의 지나친 칭찬도 거부한다. 이 체제거부형 자녀에게는 '체제를 거부하라'가 아니라 '체제를 초월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편이 효과적이다. 노골적으로 지시하거나 훈계하지 말고 은근하고 끈기 있게 자녀의 능력을 믿어줘야 한다.
또 낡은 틀을 부수려는 도전 정신과 정답이 없는 문제를 푸는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격려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잠재력을 믿고 자녀의 성실성을 칭찬하라
자녀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성적이 별로 오르지 않는다? 이런 자녀는 노력하는 자세가 뛰어난 착실형이다. P형은 지금 당장 뛰어난 성취를 하기보다는 꾸준한 노력으로 조금씩 발전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관록이 쌓이는 대기만성형이다.
P형은 주역을 맡으려 하지 않거나 남의 눈에 띄는 활동을 꺼려할 수 있다. 그러나 조연, 보조, 파트너 역할은 아주 훌륭히 해낸다. 앞으로는 많은 일이 팀워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P형은 어떤 분야에서도 환영을 받는다.
부모는 이런 자녀의 잠재력을 칭찬해 주고 좀더 생각의 폭과 깊이를 키워갈 수 있게 도와주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자녀에게 여행할 기회를 주거나 봉사활동 등 다양한 인간 접촉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한편 '너무 착하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크고 작은 상처를 극복할 수 있도록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무조건 믿고 격려하며 학업 외의 소질을 계발시켜라
E형은 학습 능력도 낮고 노력도 하지 않는 아이들이다. 따라서 부모가 단기 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하면서 동시에 장기 전략도 세워야 한다.
E형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인생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과 성취 동기가 적다는 것이다. E형 자녀들에게는 목표를 작은 단위로 나누어 작은 성취를 이룰 때마다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는 보상 체계가 효과적이다. E형은 의욕이 적고 매사를 쉽게 하려고 하거나 금방 포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너무 원대한 목표를 세워주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일, 관심 있는 놀이 등에서 힌트를 줘 아주 조금씩 발전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차분히 끌어 주어야 한다.
또 어쩌다 공부를 해보려고 해도 전화, 텔레비전, 소음 등 외부 자극에 쉽게 집중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안정된 학습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새시대 학부모 10계명
1 공부 타령은 이제 그만하세요 공부로만 성공하던 시대는 끝났다. 소중한 자녀를 성적이란 잣대로 기죽이지 말자.
2 교육 환경의 변화를 받아들이세요 변화하는 세계가 요구하는 교육이 달라졌다. 새로운 세상을 살아갈 자녀와 함께 부모도 변해야 한다.
3 자신감 있는 부모가 되세요 부모의 열등감이 자녀의 인생에 해를 끼친다. 부모부터 먼저 긍정적인 삶을 가꾸자.
4 자녀를 인격체로 존중하세요 지나친 잔소리는 자녀의 자기비하감을 낳는다. 아이에게 너를 존중하고 사랑한다고 표현하자.
5 자녀교육에도 일관성이 있어야 해요 부모의 말과 행동이 곧 교육이다. 가정교육에서부터 부모의 소신이 필요하다.
6 명령형 대신 의문형으로 대화하세요 훈계와 일방적인 지시는 자녀를 부모에게서 멀어지게 한다. 항상 아이의 의견을 먼저 물어보자.
7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하세요 모든 걸 다 아는 부모는 아무것도 모르는 자녀를 만든다. 아이에게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게 하자.
8 물고기를 잡아주는 대신 낚시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어떤 부모도 자녀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아이에게 자율성과 책임감을 길러주자.
9 사소한 단점 대신 희망을 보세요 단점을 보느냐 가능성을 보느냐에 따라 자녀의 인생이 달라진다. 아이가 자신감을 갖도록 매사에 희망적인 미래를 그려주자.
10 자녀들만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주세요 폭넓은 인간관계가 자녀의 성장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만남을 맺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자.
최성애·조벽 교수는요
최성애·조벽 교수는 국제적인 교육자 부부다. 최성애 교수는 교육·심리 전문가로 자녀교육, 커뮤니케이션, 인간관계에 대해 저술과 강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시간 공대 최우수 교수상을 수상한 교수법 분야의 일인자인 조벽 교수는 현재 미시간 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동 대학 옴브즈맨으로도 활동중이다.
정리 김민정 참고 서적 우리 아이 인재로 키우는 최성애 조벽 교수의 H·O·P·E 자녀교육법(해냄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