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친숙한 일본 산노래들
1970년대 중반까지 우리 산악인에게 가장 많이 불렸던 산노래는 '산 사나이'였다.
80년대 후반, 산노래 채보와 작곡, 작사자 및 근원을 찾기 위해 자료를 살피던 때다.
일본 산악잡지 '산과 계곡'에서 발간한 산노래 노래집을 검토하면서 山男の歌를 발견했다.
그리고 얼마간 지난 뒤 광운대학 산악부 선배가(69학번 손인환 님) 일본에 다녀오면서 산노래 녹음테이프를 구해 내게 선물하였다.
산노래와 어울린 등산문화와 역사를 살피던 내게 참 멋진 선물이었다.
며칠 동안 테이프를 반복하여 들으면서 내가 채보한 악보 중에 비슷한 음색의 노래와 일본 산노래 책의 악보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산 사나이'는 물론이고 우리 산악인이 즐겨 부르던 '명산의 노래', '악우가', '산족' 등이 모두 일본 산노래를 개사 또는 번안하여 불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93년, 그동안의 노력으로 '산 이야기'라는 산노래 책을 발간할 때 그 사실을 발표하였다.
그 뒤로 등산 교육이나 모임과 행사에서 산노래를 소개할 때마다 이러한 노래는 일본 노래라는 것을 알고 부르도록 사실을 알렸다.
그런 노력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 후에 발표되고 불린 우리 산노래가 더욱 감성에 파고들었는지
일본 산노래는 이제 우리 산악인이 될 수 있는 대로 부르기를 자제하고 잊혀가는 노래가 되었다.
하지만 옛 산악인에게는 아직도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열거한 일본 산노래 원곡은 대부분 빠르고 밝게 부르는데 비교하여
우리나라에서 불릴 때는 모든 곡조를 조금 느리게 감성적으로 편곡하여 노래하였다.
산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인터넷으로 사실 확인에 대한 자료를 많이 찾을 수 있어 도움을 얻었다.
90년대와 달리 지금은 IT 정보전달 수단이 잘 발달한 덕분에 U-tube에서 일본 산노래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옛날에 우리가 부르던 노래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고자 일본 산노래 URL을 게시하였다.
산 사나이 (산 사나이의 마음)
1963년경 일본 산악인들의 내한 때 불렀던 노래를 대구지역 산악인들이 배워서 퍼트렸다는 이야기와
64년 동국대학 산악부의 일본 북알프스 등반 때 노래를 듣고 귀국하여 퍼트렸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으나 확인하지 않았다.
산에는 마음이 있소 산 사나이의 보~금~자리
너 없이 못사는 사람은요 산 사나이뿐이라오
어떤 바보가 산 사나이를 미친놈이라 욕을 했소
그러나 산 사나이는요 웃으며 산에 가오
산 사나이야 홀리지 마오 아가씨의 유혹에요
아가씨의 마음은요 산 날씨와 같다고요.
아가씨야 못 기다리면 산에 한 번 오시구려
산 사나이가 지어 논(놓은) 밥맛을 보시구려 (산 사나이가 끓여 논(놓은) 찌개 맛을 보시구려)
아가씨야 혹하지 마오. 산 사나이의 모습에요
불타는 정열은요 저 높은 산에 있소.
산 사나이야 저기 저 산이 우리들을 부르는데
오르는 걸음마다 왜 그리 힘이 없소.
山男の歌 (作詞 : 神保信雄 作曲 : 不詳/모름)
작사자가 1949년 일본 남알프스 종주등반 중 일본 해군 군가에(巡航節) 가사를 붙여 불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62년, 일본 남성 4중창단 Dark Ducks가 노래를 소개하면서부터 대중에 널리 퍼진 것으로 얘기한다.
娘さんよく聞けよ 山男にゃ惚れるなよ
山で吹かれりゃョ 若後家さんだよ
娘さんよく聞けよ 山男の好物はよ
山の便りにョ 飯盒の飯だよ
山男よく聞けよ 娘さんにゃ惚れるなよ
娘心はョ 山の天気よ
山男同志の 心意気はよ
山で鍛えてョ 共に学ぶよ
娘さんよく聞けよ 山男に惚れたらよ
むすこ達だけはョ 山にやるなよ
娘さんよく聞けよ 山男の心はよ
山で鍛えたョ 男意気だよ
https://youtu.be/xPvcXNFc16U
山男の歌의 모태인 일본 해군 군가 巡航節
무스메상 요쿠키케요
야마오도꼬냐 호~레루나요
야마데 후까레야요~ 와카코케 상다요.
일본 영화 "러브레터"에 산노래 '山男の歌'가 있더라… http://cafe.naver.com/ourmtn/124
명산의 노래
대학산악부들에서 자주 불리던 산노래다.
80년대에 처음 채보할 때는 3절이었던 노랫말이 그 후 덕유산 노랫말을 포함하여 4절까지로 늘었다.
잘 있거라 설악아 다시 보는 날까지~
대청봉에 피어난 에델바이스
뒤돌아 보면은 서북 주능선
눈감으면 떠 오르는 천불동 계곡
잘 있거라 지리아 다시 보는 날까지~
천왕봉에 펼쳐진 붉은 저녁놀
뒤돌아 보면은 세석 대평전
눈감으면 떠 오르는 칠선동 계곡
잘 있거라 한라아 다시 보는 날까지~
백록담에 수 놓은 캠프 사이트
뒤돌아 보면은 개미 주능선
눈감으면 떠 오르는 팀라의 계곡
穂高よさらば (作詞:芳野満彦 作曲:古関裕而)
'호타카여 잘 있어라.' 역시 일본해군 항공대 군가에(雷撃隊出動の歌) 노랫말을 붙인 곡이다.
45년 종전(終戰) 후 북알프스 등반을 하며 자연히 만들어진 노래로 알려져 있다.
작사자가 1절을 만든 뒤에 세월이 흐르며 2~4절이 만들어졌다.
穂高よさらば 又来る日まで
奥穂に映ゆる あかね雲
返り見すれば 遠ざかる
まぶたに残る ジャンダルム
滝谷さらば 又来る日まで
北穂へ続く 雪の道
返り見すれば 遠ざかる
まぶたに残る 槍ヶ岳
涸沢さらば 又来る日まで
横尾へ続く 雪の道
返り見すれば 遠ざかる
まぶたに残る 屏風岩
岳沢さらば 又来る日まで
前穂を後に 河童橋
返り見すれば 遠ざかる
まぶたに残る 畳岩
穂高よさらば의 모태인 일본 해군 항공대 군가 雷撃隊出動の歌
악우가 (岳友歌)
산이 생명이라고 웃던 그 친구
산을 제일로 알고 사랑했던 그 친구여
눈 덮인 알프스여 대답해주려 마
나에게 한마디만 가르쳐다오
어이해 눈보라 속에 사라졌나 그 친구여
빨간 자-일을 둘러맨 그 친구
은빛 피-켈로 빙벽 하던 그 친구
우리는 저 산정을 원망도 않지만
그렇게도 좋은 놈을 찾을 길이 없구나
어이해 눈보라 속에 사라졌나 그 친구여
우리나라에도 70년 초에 결성한 악우회라는 클럽이 있지만, 그전까지 岳友라는 표현은 별로 들은 바 없다.
음악을 전공한 분들이 오래전부터 樂友라는 표현을 써온 적이 있으나 등산가 세계에서는 대부분 山友라는 표현을 써왔다.
岳人이라는 일본식 표현에서 노래 제목이 만들어졌지 않았나 싶다.
노랫말의 '그 친구'라는 부분은 '그 岳友'로 채보한 노랫말을 바꾸어 기록한 것이다.
雪山に消え だあいつ (作詩 : 沢ノ井千江兒 作曲 : 上條たけし)
1966년에 발표한 노래로 알려졌다. 일본 가수 克美しげる와 Dark Ducks 4중창단의 노래가 대표적이다.
山が命と 笑ったあいつ
山を一番 愛したあいつ
雪の穂高よ こたえておくれ
俺に一言 教えておくれ
なんで吹雪に あいつは消えた
重いザイルを 担いだあいつ
銀のピッケル 振ってたあいつ
山をこの俺 うらみはせぬが
あんないいやつ どこにもいない
なんで吹雪に あいつは消えた
夢に破れて 帰らぬあいつ
雪に埋もれて 眠ったあいつ
山の木霊よ 返しておくれ
俺に もいちど やさしい笑顔
なんで吹雪に あいつは消えた
산족 (山族)
1968년 일본 릿교대학 산악부의 방한 등반 때 초청 학교로 함께 어울렸던 동국대학 산악부가 배워서 번안하고 전파한 산노래다.
노래 제목을 山族으로 알았으나 원곡 제목은 山賊の唄(산적의 패-산적의 염불소리) 이다.
우리나라 산 사람은 이 노래를 느리게 감성적으로 불러 일본 산악인의 노래보다 더 멋스럽고 로맨틱하다.
비가 내리면 냇물이 흐르고
바람이 불면 산이 된다오
야호~ 야호호호~ 쓸쓸한 내 마음
야호~ 야호호호~ 쓸쓸한 내 마음
밤이 되면 하늘엔 별이
별이 반짝이면 우리들 세상
야호~ 야호호호~ 쓸쓸한 내 마음
야호~ 야호호호~ 쓸쓸한 내 마음
山賊の唄 (作詞 : 田島 弘 作曲 : 小島 祐嘉 - 산적의 패(염불소리) 山賊の歌로 표현도 하는 모양이다)
인형극 삽입곡이 산악인에게 퍼트려진 노래다. 제목에 '산적'이 들어간 덕분에 산 사람의 호감을 얻지 않았나 싶다.
일본인들은 초등학교 시절에 이 노래를 듣고 불렀다는 분이 꽤 있는 것으로 얘기하고 있다.
雨が降れば小川ができ
風が吹けば山ができる
ヤッホーヤホホホー 淋しいところ
ヤッホーヤホホホー 淋しいところ
夜になれば空には星
月が出ればオイラの世界
ヤッホーヤホホホー みんなを呼べ
ヤッホーヤホホホー みんなを呼べ
肩をくんだら明かりをつけろ
眠いカラスは起こすじゃないぞ
ヤッホーヤホホホー 夜明けはまだだ
ヤッホーヤホホホー 夜明けはまだだ
風が吹けば波が立ち
波が立てば 船が沈む
ウッシーウシシシー 他人の物は
ウッシーウシシシー オイラの物さ
산에 갔다 전 해주오… (clementine 개사곡)
일본에도 클레멘타인을 개사한 산 노래가 있어 설산찬가(雪山賛歌)로 부르고 있다.
엄마 엄마 나 죽거든 설악산에 묻어 주
앞산에다 묻지 말고 설악산에 묻어 주
비가 오면 덮어주고 눈이 오면 쓸어 주
친구들이 찾아오면 산에 갔다 전 해주
雪山賛歌 (作詞:西堀栄三郎)
(山よ 山よ 山よ 山よ)
雪よ岩よ 我らが宿り
俺達ゃ町には 住めないからに
俺達ゃ町には 住めないからに
天幕の中でも 月見は出来る
雨が降ったら ぬれればいいさ
雨が降ったら ぬれればいいさ
シールはずして パイプのけむり
輝く尾根に 春風そよぐ
輝く尾根に 春風そよぐ
荒れて狂うは 吹雪か雪崩
俺達ゃそんなもの 恐れはせぬぞ
俺達ゃそんなもの 恐れはせぬぞ
朝日にきらめく 新雪踏んで
きょうも行こうよ あの嶺越えて
きょうも行こうよ あの嶺越えて
山よさよなら ごきげんよろしゅう
また来る時にも 笑っておくれ
また来る時にも 笑っておくれ
내가 가지고 있는 일본 산노래 LP 레코드 山の歌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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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인터넷 중고 LP 판매사이트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구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