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권’은 안돼
12학년 박소현
챗GPT의 등장으로 기술의 발전 속도를 채감하고 있는 요즘,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두려움도 공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에는 인간의 상상일 뿐이었던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책 『호모사피엔스씨의 위험한 고민』은 이처럼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닌’ 미래과학에 대한 8가지 논란을 담고 있다. 그 중 제일 인상깊게 읽은 부분은 정지훈 저자의 <제3장, 안드로이드 하녀를 발로 차는 건 잔인한가?>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로봇에 대한 나의 입장과 생각을 확실히 정하고, 인공지능의 발전에 대한 나의 두려움에 맞서고 싶었다.
제3장에서 다루는 논란은 ‘로봇에 권리 부여’이다. 최고의 로봇 회사인 보스턴 다이나믹스에서는 ‘스팟’이라는 사족보행 로봇을 만들었다. 스팟의 균형 잡는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제작자가 스팟을 발로 차는 영상을 올렸을 때, 일부 사람들은 로봇학대라고 주장했다. 인간이 로봇에 애착을 형성한 사례도 많이 있었다. 말동무용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로봇을 독거노인에게 대여해주자, 처음에는 시큰둥하시던 할머니들이 한달 후에 ‘아들딸보다 낫다며’ 가져가지 못하게 했고, 함께 지뢰제거 임무를 수행하던 로봇이 고장이 나자 병사가 로봇을 고쳐 달라며 애처롭게 사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예시들을 보면,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다. 이에 따라서 인간에게 있는 ‘인권’처럼 로봇에게도 ‘로봇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책을 읽고 결정한 나의 입장은 ‘로봇에 권리 부여 반대’이다. 첫번째 이유는 로봇에게는 감정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발에 차이는 ‘스팟’의 모습을 보고 불쌍히 여기는 것은 감정이입세포인 ‘거울 뉴런’ 때문일 뿐, 로봇이 고통을 못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인간과 로봇의 가장 큰 차이는 감정이기 때문에 그 차이를 줄이고자 로봇은 감정적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조차 학습된 것일 뿐, 그들은 ‘속상하다’라는 감정이 무엇인지 모른다. 두번째 이유는 그들에게는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인권은 ‘인간이 누리고 행사해야 할 자유와 권리’이다. 로봇에게는 자유의지가 없기 때문에 스스로를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없다. 그러므로 권리가 필요하지 않다. 로봇은 그저 입력에 대한 출력을 내놓는 것이다. 세번째 이유는 그들에게 권리를 부여했을 때에 생길 위험한 상황을 막기 위함이다. 그들이 인권을 갖게 되면 인간과 거의 평행한 관계가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경우에 인간은 더 똑똑한 두뇌와 더 강한 힘을 갖고 있는 로봇을 이길 수 없다. 게다가, 인공지능은 어디까지나 기계이기 때문에 에러가 생기고, 에러로 인해 예상치 못한 행동을 했을 때에 인간이 저지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
로봇은 그저 인간의 소유물로서 여겨져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이 보호받을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그것을 보호할 권리는 인간에게 있다. 그들의 로봇을 누군가가 심하게 다루거나 고장을 냈을 경우 그들은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즉, 로봇의 문제는 인간 간의 문제이며 로봇에게 권리를 부여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