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추석은 풍요로움의 상징이다. 그날만큼은 모든 시름을 잊고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들을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명절 이후에는 허리, 목, 손목 등과 같이 여러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 도로 위 교통체증으로 인한 장시간 운전이나 끝없이 이어지는 음식 준비는 명절증후군을 더욱 부추긴다. 즐거운 명절에 무리하면 도리어 허리병까지 얻을 수 있다. 명절 연휴동안 알아두면 유익한 주의 사항을 미리미리 체크해 즐거운 명절과 함께 건강한 척추도 지켜보자.
◇운전 시 좌석은 운전대쪽으로 바짝 붙이고 5~10도만 뒤로 젖혀야
귀성, 귀경길은 늘 힘들다. 자가용을 타든, 버스를 타든, 기차를 타든 오랜 시간 좁은 장소에서 같은 자세로 있다 보면 척추나 관에 부담이 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자가용을 운전하는 운전자들은 잘못된 자세로 운전할 경우 목이나 어깨, 허리, 발목 등에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상체를 앞으로 구부린 채 운전을 하면 자기 체중의 2배에 해당하는 힘이 척추를 압박해 허리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좌석을 운전대 쪽으로 최대한 바짝 당기고 엉덩이와 허벅지가 좌석에 밀착되게 앉아야 한다. 목은 머리 받침대 가운데 부분에 닿게 위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의 위치가 받침대 가운데에서 벗어나 있으면 충돌사고 시 목에 부상을 입기 쉽다. 의자 각도는 5~10도만 뒤로 젖히는 게 적당하다.
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장시간 차 안에 앉아 있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피로감이 몰려온다. 이때 피로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목 베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목은 머리 무게를 고스란히 지탱하는 부위이기 때문에 약간만 기울어져도 머리의 원래 무게의 3배 이상 하중을 받는다. 차 안에서 잠을 잘 때는 목을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목 베개를 받쳐주는 것이 좋다.
◇장바구니 대신 손수레, 바닥에 앉을 땐 벽에 기대기
명절 때만 되면 어머니들은 음식 준비 때문에 허리 펼 날이 없다. 특히 허리나 무릎이 좋지 않은 상태라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장바구니를 들고 다닐 경우 수시로 짐을 옮기면서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게 된다. 이때 허리 근육에 갑자기 충격이 오면 급성 디스크가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장바구니를 한 손으로 드는 것도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손수레나 카트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음식을 준비할 때 어머니들의 허리는 가장 힘들다.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허리를 굽히고 음식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음식 준비는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서 하는 것이 가장 좋고, 의자에 앉는 것이 불편하다면 바닥에 앉아 등을 벽에 기댄 채 수시로 자세를 바꿔주며 일을 한다. 한 한쪽 무릎을 세우고 앉으면 체중을 분산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한 자세로 오래있지 말고 중간 중간에 자리를 옮겨주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
◇고스톱 친다면 자세 자주 바꾸고 1~2시간 치는 것이 적당
추석 때 허리를 힘들게 하는 놀이 중 하나는 고스톱이다. 명절 때 온 가족이 모여 잠깐의 놀이로 끝나지 않고 장시간 동안 계속되는 일도 많다. 2~3시간 이상씩 앉아서 고스톱을 치면 목과 머리를 앞으로 내밀게 되기 때문에 일자목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C자 형태의 커브를 그리고 있어야 할 목뼈가 일자 형태의 수직으로 변형되는 일자목은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현대인들을 위협하는 대표적 척추질환이다. 또한 장시간 바닥에 양반 다리를 하고 앉아서 치게 되면 허리 디스크에 무리가 가해져 실제 장시간의 고스톱 후에 디스크가 악화돼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다. 고스톱은 1~2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자세를 자주 바꿔준다.
[Tip 1. 온 가족이 함께 하는 명절증후군 예방 스트레칭법]
1. 목 : 앉은 상태에서 등을 똑바로 세운 채 목에 긴장을 풀고 좌, 우 차례로 5회씩 천천히 원을 그리며 돌린다.
2. 어깨 : 앉은 상태에서 양팔을 머리 위로 쭉 편 채 좌, 우로 천천히 기울인다.
3. 허리 : 엎드려서 무릎을 굽힌 채로 발뒤꿈치를 엉덩이에 붙인 후 양팔을 앞으로 최대한 뻗는다.
4. 다리 : 허리 약간 아래 정도 높이의 난간에 다리를 올리고 팔로 눌러주면서 쭉쭉 편다.
[Tip 2. 차례 준비 시 통증 줄이는 법]
1. 장바구니 대신 카트, 손수레 이용하기
2. 전 부칠 때, 송편 빚을 때는 의자에 앉거나 벽에 허리 붙이고 앉기
3. 무거운 제사상 들 때는 최대한 몸 쪽으로 바짝 붙여서 천천히 들어올리기
4. 설거지 할 때는 발판 이용해 높이 맞추기
5. 50분 일하고 스트레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