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말 일자로 퇴직을 했다.
오랫동안 혼자서 희망해오던 방글라데시 행은 적어도 올해는 무리 인 것 같아... 일단 1년간 연기하기로 했다.
우리 부부가 주로 기거하고 있는 시골 집(해미) 난방비가 많이 드니까 조금 더 보태서 제주도에서 겨울을 나보자는데 의기투합,
드디어 지난 금요일 완도항에서 한일 훼리호에 차를 싣고 이사?를 왔다(왕복 운임 차 포함해서 2인 : 30만원)
바로 다음 날 밤부터 맹추위가 한반도를 뒤덮었고 내가 있는 서귀포에서도 가장 따뜻한 이곳만 빼고 제주도에도 폭설이 내려
산간도로는 통제 되었고 비행기도 선박도 결항되는 상황이었으니까 우리의 제주도 행 택일은 아주 잘 한 것이다ㅋㅋ
가장 먼저 한 일은 한달 간 머물 집을 구하는 것 이었는데 소개 받은 두 집 중에서 밀레니엄빌이라는 작은 펜션으로 결정했다(평소 가격의 반 정도 인 하루 3만원씩에) 시설이나 난방 등 우리가 생활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어서 만족해하고 있다.
3 년 전 부터 일 년에 한 두 번 씩 내려와 제주올레를 해봤지만 보통 4박 5일로 와서 3 일간 걷다가 돌아가야하니까 하루에 걸어야 하는 일정을 소화하느라고 그냥 열심히 걷는 거에만 신경을 쓰느라 마음이 흡족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한달이니 ...걷다가 좋으면 마음껏 즐기다가 다음 장소로 이동하니까 그것이 나는 너무너무 좋다.
오늘도 10시에 집을 나와 40분 후 서귀포 항에서 싱싱한 갈치를 사서 저녁에 찾아간다고 맡겨두고 삼매봉을 거쳐 외돌개에 도착, 주변에서
두 시간 가량 머물렀다.
바다 색깔이 유난히 예쁜 곳을 휴대폰으로 사진전송, 애들이랑 카카오톡? 으로 대화하는데 우리 사위 왈 "앗 아버님! 인간극장에 나온 부부의 비밀수영장 이잖아요? 너무나 좋은걸요??ㅎㅎ" 행복한 순간순간 들들들...
오늘 안 사실은 제주도의 바람은 오후 세시 가까이 되어야 강해진다는 사실(진짜 사실인지는 모르겠고.. 며칠 우리가 경험한 결과 아침에는 바람이 전혀 없다가 오후 2시 가까이 되어서야 바람이 불기 시작했음).
책을 열 권이나 들고 왔건만 이대로 가다간 다 읽고 가는 건 실패 할 듯... 그러나 조화로운 삶을 부르짖는(?) 내가 ㅉㅉㅉ
나는 이제 막 퇴직을 했고 그리고 우리 둘 다 고아 인데다가(이미10년전에) 남매는 모두 짝 찾았으니 당분간은 내 마음 가는대로 살아보는 것도 괜찮다고 했겠다 ㅍㅎㅎ(기옥언니 말씀!)
그러니까 팔자 좋게 놀러다닌다고 너무 얄미워하지 말고.. 모두들 기회가 되면 그냥 참고해 주면 좋겠다구.
첫댓글 얄미워하긴.
사랑하는 벗이 인생의 진수를 맛보고 있는데 감히 누가.
맘껏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즐기거라.
이렇게 의기 투합에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부부도 요즈음 찾아보기 힘들게다.
그게 지금의 너의 가장 큰 행복이니라.
사진도 종종 올려라.
한달간의 시간들을 일기처럼 써서 올려도 보고.
글 솜씨 따봉이다.
내가 이래서 널 사랑한단다^^
사실 일기 처럼 올려보려고 가볍게 시작한 글이 생각처럼 안되는거야.
그래서 삭제하려고 들어왔는데...
글쓰기 잼뱅이인 나를 칭찬하는 너는 도대체 누구냐 ...분명 천사인게야 ㅋㅋㅋ
요즈음은 천사도 뚱뚱한가 보다.
ㅋㅋㅋ
절대 삭제 한다는 생각도 소리도 하질 말거라.
진솔한 삶의 모습이 곳곳에 베어있는 글을 가지고 어찌 그런 엉뚱한 생각을.
주님께서 네게 주신 달란트를 그렇게 마구 깍아내리면 그분께서 섭섭해 하신다.
순희야, 되지도 않는 글을 매번 써서 올리는 나는 무엇이냐 사람 사는 얘기를 올리라는 건데 무슨 작가의 글을 탐하는 것도 아니고...삭제는 무신 삭제삭제같은 소리하고 있네매일 매일 일기처럼 써서 올려라 이건 명령이다...카페지기로써... 그나저나 너네 부부의 의기투합이 너무너무 보기좋고 인생의 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 같아서 매우 흡족하다. 진짜 진짜 따봉이다
재미나게 지내고, 앞으로의 계획이 있구만...
그거봐라 우리가 뭐 작문시간에 글짓기하는 것도 아니구... 이종병샘한테 꼬집힐 일도 없으니 맞춤법 ,띄어쓰기 생각말고 손가락가는데로 쓰도록...^^
난 언제 그렇게 맘맞게 다닐꼬????
아~~~
갑자기 이종병샘님의 꼬집힘이 그립다.
난 한번도 안 당해 봤지만 그 아픔 친구들 통해 들어 익히 알고 있지.
정말 그리운 예날이여로구나.
이렇게 우리는 또 한번 친구들의 글을 통해 학창 시절로 단숨에 일지매 처럼 날라다니는구나.
참 좋다.
힘들었던 나의 삶의 피로가 이곳에서 저절로 풀어진다.
쫑병쌤 꼬집을때의 표정이 생각난다.
하하하...너희들 정말 따봉이다.
어쩌면 댓글들이 마치 모두들 모여앉아 수다떠는 장소로 금방 변해버릴 수 있지?
그게 우리 전공인걸
요 수다가 요즈음의 나의 스트레스 해소책 단연 넘버원.
순희가 이렇게 즐겁게 혐조하고 자주 얼굴 보이니 참 고마운 일일세 그려 친구야~~~
알라뷰.
참 생각만해도 여유로워 보이고 보기좋다..
그리고 덕분에 이런 글을 보고 있는 나도 행복하다.
게을러서 이제사 읽고있다.
나도 우리 짝꿍 퇴임하면 그렇게 살고 싶다.
더 나이들기전에 팍착 즐기고 신나게 살아라.
참 보기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