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cafe-editor-text">진짜 늦었지요.<br />오즈가 나온 게 언젠데..ㅎㅎ<br />넥시의 히노끼ALC 블레이드인 오즈는 히노끼 단판 펜홀더를 사용하다가 셰이크로 전향하면서 단판 펜홀더의 느낌과 특성, 특히 한 방의 파워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중국식 펜홀더로만 우선 만들어졌던 특별한 아이였지요.<br />후에 셰이크 유저들을 위해 셰이크로도 만들어 나온 거구요.<br />오즈 중펜 출시 때 저는 칼릭스를 주력으로 쓰면서 그보다 힘있다 해도 카보드나 아리랑, 잉카 등을 비교하고 있을 때였습니다.<br />워낙 컨트롤과 구질 변화와 코스 공략과 타이밍 뺏는 랠리 위주의 변칙적 올라운드 스타일로 즐탁하던 제게는<br />히노끼 단판의 향수와 한 방 파워라는 개념 자체가 저와는 전혀 상관없는 말들로 느껴졌었기에<br />윤홍균선수가 오스카에서 오즈로 갈아타고 또 에이스로 옮겨가도록 이 쪽 라인은 통 관심이 가질 않았었습니다.<br />저하고는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도 너무 달랐으니까요.<br /><br />에이스 발매 직후 시타용으로 에이스를 넥시로부터 무상 지급받아 사용해 보면서도<br />얘랑 비슷하다면 오즈까지는 굳이 써볼 필요도 없겠다 라고 알게 모르게 단정지어 버리고 여전히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br />에이스만으로도 그 쪽 라인의 맛보기에는 사실 충분했다고 생각되었고<br />제게는 많이 과한 반발력으로 인해 충분한 시간 시타하거나 주력 삼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br /><br />그러다가<br />올해 초 심한 테니스엘보를 겪으면서, 또 그동안 즐겨 사용하던 조합들의 ABS공에서의 파워 부족을 절실히 느끼면서<br />좀 잘 나가는데 사용하기 쉽고<br />특히 약한 임팩트로 얇게 긁는 스윙에서도 회전이 쭉쭉 잘 끌려오는 블레이드를 찾고 있었습니다.<br />사실 그런 아이를 찾는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익히 알면서도 말이죠.^^<br />잘 나가는데 살살 끌어도 회전이 좋다.. 하하<br /><br />며칠 전 카페의 글들을 읽다가<br />오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br />그리고 왠지 모르지만 갑자기 구입해서 써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습니다.<br />당장 탁구닷컴에 접속해서 84g ST그립을 하나 주문했죠.<br />(예전엔 분명 루비였는데 몇 해 전 어느 날 갑자기 서버 오류인지 구매내역들이 싹 사라지면서 아직까지도 사파이어 등급임이 좀 아쉽지만.. 그래도 늘 10% 할인 받을 수 있는 것만도 충분히 고맙지요.^^)<br /><br />택배로 도착한 오즈에 늘 쓰는 러버를 조합해 오늘 써봤는데<br />와우~<br />얘는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네요.<br />에이스와 비슷하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써보니 많이 다릅니다.<br />반발력도 거의 같고 목판 구성도 거의 같은데 어찌 이리 다른 특성들이 숨어있는지<br />참 용품의 세계는 늘 새롭습니다.ㅎ<br /><br />에이스는 든든하게 받쳐서 힘차게 튕기며 밀어낸다면<br />오즈는 부드럽게 받쳐서 징하게 끌어주네요.<br />무척 잘 나가는데도 표면에서 진짜 잘 잡아 끌어줍니다.<br />약한 임팩트로 살짝 걸어도 얇게 긁어도 쭉쭉 잘 끌려서 회전이 잘 만들어집니다.<br />그리고 특히나 더 특별하게 느껴진 건<br />가변 반발력이나 깊이 안아주는 기분이나 튕겨내는 기분이나 그런 거 다 없고<br />모든 타구에서 딱 사용자가 주는 힘 만큼만 반응하는 특성입니다.<br />어제까지 쓰던 아발록스의 J-아라미드는 힘 빼고 대면 내 힘보다 더 짧게 떨어지고 두텁게 때리면 내 힘보다 더 멀리 쏘아 주었습니다.<br />몇 종류 시타하던 아우터ALC 류들은 힘써 때려도 덜 나가는 기분이고 깊이 묻혀 걸어야만 시원하게 반응했었구요. <br />자칫 살짝 걸면 딱 얻어맞기 좋은 어리벙벙한 공이 마구 날아다녔었죠.<br />그런데 오즈는 네트 플레이든 드라이브든 하프발리든 블록이든 스매쉬든..<br />모든 타법, 모든 각도, 모든 임팩트에서 다 철저히 중립을 지키네요.<br />끊어치나 끌어치나 얇게 긁으나 두껍게 묻히나 살살 치나 세게 치나<br />다 제가 한 만큼의 힘과 비거리와 회전과 구질이 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br />이런 애 참 오랜만입니다.<br />예전에 파이버텍 클래식이 그랬고 테너나 루디악이 그랬었다는 기억이 있습니다.<br />(넥시의 컬러도 그렇다는데 걔는 써보질 못했습니다.)<br />ABS공에서 프리모라츠카본이 또 상당 부분 그렇게 느껴졌었구요.<br />오즈는 정말 신기하리 만큼 딱 중립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br />가변반발력에 익숙해 있던 저로서는 처음에는 적잖게 당황스런 공들이 나왔지만 오래지 않아 바로 적응이 가능했습니다.<br />내가 하는 그대로 결과가 나온다는 건 언제나 예측이 가능하다는 거니까요.<br />타구하는 순간에 이미 결과까지도 거의 예측이 가능하네요.<br />앗, 이건 나갔다.. <br />앗, 살짝 짧게 놓으려 했는데 순간 힘이 조금 더 들어간 듯하니 네트 위로 좀 뜨겠다..<br />이런 거.<br />그러면서 다른 애들보다 더 좋았던 건<br />이런 중립적인 성격을 가진 애들은 거의 무난하고 우직하지만 그만큼 심심하고 재미없기 쉬운데<br />오즈는 타구감이 특별해서인지 시원시원하게 잘 걸리고 잘 나가서 그런지<br />즐겁게 탁구치게 해준다는 점이었습니다.<br />특히나 오즈의 발매 컨셉트였던 한 방 플레이란 말에 걸맞게 역시 잘 걸린 한 방은 참으로 시원하고 기분 좋네요.^^<br />비교하자면 때릴 때의 쾌감이나 파워는 에이스가 더 좋습니다.<br />끌리는 감은 오즈가 훨씬 낫구요.<br />윤홍균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을 생각하자면 오즈를 쓰다가 에이스를 만든 이유를 대충 짐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br />제게는 오즈가 훨씬 맘에 드네요.^^<br /><br />처음 포어핸드 롱을 시작할 때 타구감이 많이 낯익어 깜짝 놀랐습니다.<br />이건 뭐랑 참 많이 비슷한데?<br />포어핸드 랠리를 계속 하면서 기억을 더듬으니 <br />바로 한동안 주력으로 잘 썼던 아디다스의 파이버텍 익스트림이었습니다.<br />히노끼의 맑은 타구감에 부드럽게 받쳐주는 약간 멍멍한 특수소재의 느낌이 더해진 특별한 감각입니다.<br />어떻게 느끼면 공동감으로도 생각될 수 있지만 코토 표면의 아우터ALC류의 그것과는 다른..<br />힘의 전달이 명확히 느껴지는 맑은 멍멍함입니다.<br />손에 지속적으로 명확한 진동이 전해져 타구의 피드백이 상당히 좋습니다.<br />아무튼 무척 친숙한 타구감에 기분이 좋았습니다.<br /><br />ST그립은 둥근 단면에 매우 두툼하게 잡히네요.<br />에이스보다 폭이 넓은 것 같고 전체적인 굵기도 굵은 듯하여 제 손에 아주 좋습니다.<br />에이스는 폭이 살짝 좁은 듯 높이가 느껴져서 약간 동글동글한 기분을 주는데 비해 오즈는 높이는 그만큼 높은데 폭이 더 넓은 것 같이 손에 꽉 찹니다.<br />윙은 살짝 크게 내려오는 듯하니<br />조금만 손질해야겠네요.<br /><br />내가 하는 그대로 결과를 보여주는 너무나 정직한 특성의 블레이드.<br />어떤 각도로 어떤 임팩트로 타구해도 까탈스러움을 보이지 않고 특성 차이 없이 다 받아주는 포용력 높은 블레이드.<br />매우 잘 나가는데 무척 쉽게 회전을 만들어 주는 신기한 블레이드.<br />기본 반발력에만 충분히 적응한다면 참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br />마법사 같은 블레이드<br />오즈입니다.<br /><br />오랜만에 가변반발력 없이 팡팡 잘 나가는 블레이드 써보면서 그게 또 마냥 신기한 공룡<br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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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막상 직접 써보니 알겠어요. 오즈 쓰는 분들은 그 결과적 파워에 비해서 공을 비교적 얇게 맞춰 긁는 스타일일 겁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다른 애들로 그 정도 파워를 내려면 두껍게 묻혀서 때리듯 강하게 걸어야 하는데 얘는 좀 닫힌 각으로 긁기만 해도 힘이 나와 주네요. 때리거나 두껍게 묻히면 물론 파워가 더 강해지긴 하지만 에이스만큼 듬직하진 못하니 그런 타법에는 에이스나 코토 표면의 아우터ALC가 더 좋겠구요.
첫댓글 이상하게 주위 분들이 오즈를 주력으로 많이 사용하시네요^^
저도 막상 직접 써보니 알겠어요.
오즈 쓰는 분들은 그 결과적 파워에 비해서 공을 비교적 얇게 맞춰 긁는 스타일일 겁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다른 애들로 그 정도 파워를 내려면 두껍게 묻혀서 때리듯 강하게 걸어야 하는데 얘는 좀 닫힌 각으로 긁기만 해도 힘이 나와 주네요.
때리거나 두껍게 묻히면 물론 파워가 더 강해지긴 하지만 에이스만큼 듬직하진 못하니 그런 타법에는 에이스나 코토 표면의 아우터ALC가 더 좋겠구요.
저도 오즈에 MX-S 를 주력으로 사용중입니다. 많이 공감되는 내용이네요. 혹시 어떤 러버쓰시는지 알수 있을까요?
저는 MX-S가 다른 블레이드에서 느끼던 것보다 부드럽게 느껴져서 당황하면서 잘 쓰고 있습니다.^^
MXK H를 쓰소서
@루프드라이브(게시판지기) MX-S가 마음에 드는데 10%정도 아쉬움이 있네요. K가 대인이 될까요... 테스트해봐야겠네요
아우루스를 씁니다.
얘도 말씀하신 것처럼 더 부드럽게 느껴지네요.
포어는 괜찮은데 백 쪽에는 - 제 취향대로 - 살짝 더 단단하고 더 뻗어주는 러버를 써야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