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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7.20
내연산
여러분은 '포항'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나요? 거대한 제철소나 탁 트인 푸른 동해를 떠올리는 분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포항에는 바다 못지않게 아름다운 보물 같은 골짜기가 있습니다. 바로 경북 포항시와 영덕군에 걸쳐 있는 내연산(內延山)입니다.
▲ 내연산 제6폭포인 관음폭포입니다. /영상미디어
내연산(711m)은 경치가 수려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산입니다. 내연산주능선, 매봉주능선, 천령산주능선의 물이 하나의 계곡으로 합쳐지기에 계곡을 흐르는 물이 많습니다. 이 계곡을 부르는 이름은 다양한데요. 폭포 12개가 있다 하여 '12폭포골'이라 부르기도 하고, 청하골, 보경사 계곡, 연산골, 내연골 등으로도 불러왔습니다. 특히 일곱 번째 폭포인 연산폭포까지 이르는 길은 완만해 교통이 불편하던 시절에도 접근성이 뛰어나 많은 선비와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내연산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조선 후기 최고의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입니다. 정선은 중국의 그림을 흉내 내어 그리던 당시 화풍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의 진짜 자연을 보고 그리는 '진경 산수화'를 개척한 인물입니다.
▲ 조선 후기 대표 화가 정선이 그린 내연산과 폭포의 모습입니다. 왼쪽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보여요. /국립중앙박물관
정선은 50대 시절 내연산 아래에 있는 청하현(현 포항시 북구 청하면)의 현감으로 재직했습니다. 이때 그는 내연산의 빼어난 풍경에 깊이 매료되어 '내연삼용추도' 등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습니다. 이 그림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내연산의 하이라이트인 관음폭포와 연산폭포 일대입니다. 깎아지른 듯한 거대한 절벽 사이에 걸린 하얀 폭포수와 그 아래 용이 살 것 같은 푸른 물웅덩이를 보고 있으면, 300년 전 붓을 들어 감탄하며 그림을 그리던 겸재 정선의 숨결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합니다.
내연산의 들머리인 천년고찰 보경사를 지나 계곡길로 접어들면 귓가를 때리는 물소리가 점점 웅장해집니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쌍생폭포, 삼보폭포, 보현폭포 등이 저마다의 몸짓으로 사람을 반깁니다. 하지만 내연산 계곡의 진수는 단연 제6폭포인 관음폭포와 제7폭포인 연산폭포에 있습니다. 넓은 물웅덩이를 이룬 관음폭포를 지나 구름다리를 오르면 숨겨진 연산폭포가 드러납니다. 용이 불 대신 물을 내뿜는 것 같은 물줄기는 힘 있는 폭포의 전형입니다. 압도적인 모습으로 더위를 순식간에 날려버립니다. 산 입구의 보경사에서 연산폭포까지는 대체로 산길이 완만하고 뚜렷하며, 위험한 구간에는 데크와 계단이 잘 조성돼 있습니다. 여름철 무더위가 심할 때 쉬엄쉬엄 구경하기 좋은 '폭포 전시장'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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