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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도 안 내고 전화도 안 받는 세입자 때문에 집 주인A 씨는 머리가 아프다. 주위에 알아보니 번거롭지만 명도 소송 절차를 밟으라고 한다. 만약 주인이 문을 따고 들어가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 그리고 소송 보다 좀 간편한 다른 방법은 없는가?
소송으로 가려면 먼저 내용증명으로 계약해지 통지를 보내야 한다. 그런데 계약서를 보니 임차인 주소 난에는 이 집 주소가 기재되어 있다. 세입자의 실제 주소를 모르니 A씨는 첫 단추부터 끼우지 못하고 있다.
이 경우 A씨가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 밟아야 할 수순을 알아보자. 그리고 A씨로서는 애당초 이런 복잡한 절차를 피할 수 있는 방도는 없었는가? 명도와 관련하여 임대인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과 그 예방책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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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문을 따고 들어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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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례에서 세입자는 이사올 때부터 짐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A씨는 문을 따고 들어가서 짐을 지하 창고에 치워 놓고 다음 임차인을 들이고 싶다. 그렇지만 세입자가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주인에게 형사 문제를 제기하면 어떻게 될까? 판례는 주인에게 주거침입 또는 가구 등이 파손되는 경우 재물 손괴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만약 임대차 계약서에 다음과 같은 특약이 있으면 어떻게 될까? 소송절차 없이 임차인을 내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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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약이 있어도 소송절차 없이 세입자를 내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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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썩이는 임차인을 꼭 명도소송을 통해서만 내보낼 수 있는가? 임차인이 강제 명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약조를 미리 받아 놓으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의 판례를 소개한다. 법원의 판결문 없이는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상담을 해보면 ‘제소전 화해’를 마치 법원에 가지 않아도 계약서나 각서를 잘 받아놓으면 해결되는 것으로 잘 못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제소전 화해도 역시 소송절차이다. 다른 점은 분쟁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법원에 간다는 것이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판사 앞에서 “이러이러한 분쟁이 생기면 이렇게 처리하기로 합의한다.”라고 약속하는 것이다. 이것은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그러나 위의 질문에서 임대인이 생각하는 것은 ‘제소전 화해’가 아니고 어디까지나 ‘계약’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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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명도를 위해서는 제소전 화해조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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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 가서 받는 제소 전 화해 조서가 있으면 보통 6개월 이상 걸리는 소송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임대인 입장에서 신속한 명도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반대 입장에 있는 임차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또한 약 50~100만원 전후의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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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을 하려면 상대방의 주소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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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례 임대인 A씨는 결국 명도 소송으로 가기로 했다. 이 경우 진행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 임차인에게 내용증명 우편으로 계약해지 통지를 보낸다.
② 임차인을 상대로 부동산 소재지 법원에 명도소송을 제기한다.
③ 법원으로부터 명도하라는 판결문을 받는다.
④ 법원에 있는 집행관 사무실에 강제집행을 신청한다.
소송을 하려면 우선 상대방의 주소를 알아야 한다. 계약해지 통지문이나 소장을 보내 상대방에게도 변론의 기회를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임대차 계약서상의 임차인 주소로 일단 내용증명을 보내면 수취인 부재로 반송될 것이다. 여러 가지 다른 방법 예를 들면 임차인의 전에 살던 주소지를 알아보거나 임차인의 아는 사람을 통해 수소문해도 임차인이 현재 있는 곳을 알 수 없다면, 법원에 공시송달을 신청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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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송달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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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송달이란 당사자에게 송달이 안 될 경우 법원게시판 등에 14일간 공시하면 송달의 효력을 발생시키는 제도이다. 신청할 때에 그곳에 임차인이 살고 있지 않다는 불거주 확인서나 말소된 주민등록등본 등 법원이 요구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그런데 공시송달을 신청한다고 해서 법원이 무조건 받아주는 것은 아니다. 공시송달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재판장의 직권으로 결정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민법 제113조, 민사소송법 제194조)
사람들은 ‘상대방 주소불명=공시송달’ 이렇게 쉽게 생각한다. 그래서 공시송달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고 당황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소송이 오래 걸리거나 아예 중단될 수도 있다. 결국 소송을 하려면 상대방의 주소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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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할 때 세입자의 주민등록을 받아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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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월세도 안내고 전화도 안 받는 세입자를 염두에 두고, 명도와 관련하여 임대인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과 그 예방책을 알아보자.
집주인이 주민등록 등본을 요구하면 세입자는 틀림없이 반발한다. 현재의 거래 관행으로 보면 주민등록 등본을 받는 경우는 잘 없다. 그러나 필자는 이 서류를 받아두길 권한다. 왜냐하면 주민증의 주소는 과거의 주소인 경우도 많아 현재의 주소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결국 주민등록 등본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입자들은 계약서의 임차인 주소 난에 이사 들어오는 집 또는 가게의 소재지를 그대로 기재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후일 명도절차에서 서류 송달에 어려움이 오는 것이다. 따라서 계약할 때, 계약서에 기재된 임차인의 주소와 주민등록 등본상의 주소가 맞는지 반드시 확인해 두어야 한다.
맞는 말이다. 외국에서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분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는 보통 월세의 1~2년분 정도를 받는다. 그러다 보니 임대인들은 보증금을 너무 믿게 된다. 그 반면에 연체하는 임차인을 강제로 내보내는 절차가 의외로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그래서 보증금을 믿고 막연히 있다가 명도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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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통지 시점의 선택 - 보증금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려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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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를 안 내더라도 보증금에서 공제하면 되니까 임대인들은 보통 기다려준다. 그러나 월세가 밀려 보증금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미리 해지 통지할 필요가 있다. 명도소송 절차가 6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 그리고 임차인 입장에서도 받아 나갈 보증금이 없으면 배 째라 하고 버틸 가능성이 그 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월세가 몇 개월 연체되면 임대인은 냉정히 생각해 봐야 한다. 영업이 좋아지기를 기다려 줄 것인가, 아니면 해지통지를 할 것인가? 바로 해지 통지를 하는 편이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손실을 줄이는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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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도소송 보다 합의 해지하고 새 임차인을 들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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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P씨가 명도소송을 제기하면 당연히 승소할 것이다. 그러나 소송과 강제집행에 가령 1년이 걸린다고 보면, 그 동안 월세 600만원과 소송비용이 발생하지만, 얻은 것은 해지 당시 남은 보증금 350만원 밖에 없다. 물론 손실액을 임차인에게 청구할 수는 있으나, 사업에 실패하고 빈손으로 나가는 임차인에게 언제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지 극히 의문이다.
그렇다면 P씨로서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현재 밀린 월세 150만원을 탕감하고 보증금 전액을 돌려줄테니 바로 가게를 비우라고 설득하든가, 아니면 아예 시설권리금 일부라도 이사비에 보태라고 주면서 화끈하게 양보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결국 임대인으로서는 무엇보다도 월세를 잘 낼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 그 첫 단추가 임차인의 신분 확인 즉 주민등록 등본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연체가 시작되면 보증금을 믿고 기다리지 말고 바로 단안을 내려야 한다. 합의해지 아니면 명도소송을 선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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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글 이인덕
서울시청 임대차상담위원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시립대에서 도시행정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상담실에 접수되는 부동산 분쟁 사례를 통해 그 예방법을 찾는다. 잘못 알고 있는 거래 상식, 법과 어긋나는 거래 관행 때문에 발생하는 사건·사례들을 글로 쓰고 있다. 현장의 공인중개사들을 상대로 계약서 작성 실무 교육도 한다.
저서『나몰라 임대인 배째라 임차인』(부연사)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