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시 내덕동 오거리 옛 청주연초제조창 건물에서 지난 10월1일부터 5일까지'공예장터'가 열렸다.
공예장터에는 국내외 작가 469명이 104개 부스에서 자신들이 만든 공예품을 전시, 판매하는 자리다.
충북의 77명 공예작가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독일·미국·벨기에·일본·중국·대만·영국·스페인 등 8개국 작가가 참여했다.
행사장 광장의 거리마켓에서는 11개 단체와 동아리에서 33개 부스를 펴놓았고 기획존에서는
꾸미고 먹고 즐기고 쉬는 공예도 선보였다.
공예장터가 선 곳은 청주공예비엔날레가 2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연조제조창은 그리 실용적인 건물은 아니다.
정사각형 구조의 건물외부는 전혀 예술적이지 않다.
담배제조시설을 모두 빼낸 공장내부는 육중한 콘크리트 골조만 남았다.
황량하고 삭막하게 보일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부에서 연조제조창 건물을 허물고 아파트단지로 개발하자는 얘기도 심심치않게 나온다>
하지만 고정관념만 버리면 다르게 활용될 수 있다. 옛 청주연초제초장이 그렇다.
건물내부의 한층 천장이 일반건물의 2~3층에 해당할 만큼 높고 내부 공간도 학교운동장만큼이나 넓다.
부대시설이 열악해 컨벤션행사를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지만 대규모 전시행사 장소로는 쓸만하다.
이때문에 공예비엔날레에 참여했던 외국작가들의 평도 좋은 편이다.
이런 의미에서 옛 연초제조창 2층에 '공예장터'를 연것은 썩 괜찮은 기획이다.
공예작가들이 이런 기회아니면 자신들의 작품을 널리 알리기는 힘들것이다.
<물론 요즘에는 블로그나 SNS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팔기도 하겠지만
이런 전시장에서 디스플레이된 작품을 문화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것은 흔치않은 일이다>
공방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들을 홍보하고 판매되는 과정에서 관람객들과 소통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공예장터에선 행사취지와 맞지않는 부스도 개설돼 눈에 거슬렸다.
국내 중견기업인 '한국도자기'와 '젠한국' 판매부스가 설치된것은 선뜻 이해가 안간다.
더구나 이들 도자기업체는 행사장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 상설전시판매장까지 보유하고 있다.
'공예장터'에 입주해야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또 일부 소품가구 부스의 가구는 가격대가 터무니없이 비쌌으며 중고가구를 진열해놓고
판매하는 부스도 있었다.
'공예장터'가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받으려면 포인트를 정확히 잡아야 한다.
중소기업의 홍보판매장이나 고가구경매업소, 중고가구판매상까지 입점한다면
'공예장터'의 순수한 의미는 퇴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공예장터'는 의미있는 기획의도와 달리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다'는 말처럼
'나름 볼거리는 있지만 살만한 작품은 별로 없는 얼치기 장터였다.
/네이버블로그<박상준 인사이트>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