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캠프 최고 길지(吉地)를 차지하라.’
시도지사 및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비밀에 부쳐졌던 각 후보 선거 캠프가 모습을 드러내고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선거캠프는 후보자는 물론 운동원까지 선거가 끝날 때까지 숙식을 해결하며 ‘필승’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후보자의 얼굴이 걸리게 되는 만큼 중요하다.
특히 선거캠프는 유권자의 눈에 잘 보이고 교통이 편리해야 한다는 지리적 위치는 물론, 이전 선거에서 당선자를 배출한 ‘명당’ 건물을 사용하고자 선점 경쟁을 벌이는 등 당선을 위한 후보자들의 눈물겨운 고심이 서려있다.
10일 현재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대전시장 및 대전시교육감 후보 대부분은 서구 둔산동 인근에 캠프를 마련했다. 선거캠프에선 자신들이 입성을 꿈꾸는 대전시청과 대전시교육청이 한 눈에 바라다 보인다.
새누리당 육동일 예비후보(충남대 교수)는 시청 남쪽으로 길 하나 건너 위치한 샤크존 건물에 자리를 잡았고, 민주당 권선택 예비후보(전 국회의원) 역시 시청 인근인 둔산동 인곡타워에 선거캠프를 차렸다.
한숭동 대전시교육감 예비후보(전 대덕대 총장)는 시 교육청이 내려다 보이는 시청역 네거리에 위치한 웅진빌딩 5층을 차지했고, 정상범 예비후보(전 대전시교육위 의장)도 둔산동에 선거캠프를 차렸다.
새누리당 이재선 대전시장 예비후보(전 국회보건복지위원장)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시용해 오던 서구 갈마동 영호빌딩을 선거 캠프로 탈바꿈 시켰고,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예비후보는 서구 탄방동 정일빌딩을 선거캠프로 사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들 모두 시청과 교육청에서 1㎞ 내외 거리를 유지해 있다.
시장 후보 캠프 관계자는 “둔산동은 후보의 ‘활동량’과 ‘선거 플래카드’ 등 홍보물을 걸기에 좋다”며 “특히 유동인구가 많아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선거 캠프에선 둔산이 최적지”라고 말했다. 서구를 비롯해 특정 장소에 선거캠프가 몰리는 데에는 ‘선거 명당’ 또한 한 몫하고 있다는 것이 선거캠프 관계자들의 말이다.
많은 당선자를 배출한 지역·건물에 선거캠프를 차리면 ‘당선된 이들의 기’를 받아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극단적인 예로 정치권에서는 둔산동의 대신빌딩이 ‘최고의 선거캠프 명당’으로 꼽힌다. 이곳은 2006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박성효 의원(대전 대덕)이, 2010년 선거에서는 현 염홍철 대전시장과 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이 선거캠프로 사용하면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반면 플래카드를 설치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이지만 줄줄이 낙선자를 배출한 몇 몇 건물의 경우 후보자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최근 선거캠프를 둔산으로 옮긴 모 대전시장 캠프 관계자는 “이전에 사용하던 건물이 낙선자를 배출했다는 말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라며 “안 좋은 소문이 이전의 이유는 아니지만, 불편한 것은 사실이었다. 나쁘다는 것을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자료출처 : 충청투데이 / 김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