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와 代의 차이 그리고 00代祖와 00世孫(代孫)의 차이
“불휘기픈 남귄 바라매 아니 뭘세 곶됴코 열음하나니
쇠미기픈 므른 가마래 아니 그츨세 내히이러 바롸래가나니”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리고 꽃 좋고 열매가 많고
샘이 깊은 물은 가물어도 아니 그치고 흘러 내를 이루고 바다에 가나이다.”
금메 그랑께 뿌렁구가 짚우먼 암치께도 더 안 흔들리고 그라겄지라?
진도에서 예전 우덜 에렜을 쩍에 한식이랑 시월 상달이 되므는 여그저그 까끔덜에넌 흐칸 두루매기 입으신 양반네덜 성묘로 멀리서 보먼 까끔에가 꼭 한새덜이 허끔덜 모태가꼬 앉었능 거 만칠로 사대부 양반네덜 뿌렁구라고 자부심덜도 대단하신 분덜이 많아셨었제만 인자넌 다 흘러간 옛노래여람짜?
헌데 근자에도 지가 여러 성씨덜 각 종중에 큰 행사로 촬영 부탁 받고 나가 보므는 몇 대조냐? 몇 세손이냐? 하넌 것이로 다툼덜이 있는 걸 자주 보게 되넌데 놈우 지삿상에서 감히 감놔라 배놔라넌 못 하겄고 보기에도 잔 까깝합디다.
암만 흘러간 옛 노래라 해도 어쨌든 요런 상식이남둥 잔 알어두믄 나뿔 것이 없을 거 같어가꼬 정리 잔 해봤어람짜.
한마디로 말해서 세(世)와 대(代)는 같은데 뒤에 조상을 뜻하는 -祖가 붙거나 손자나 후손을 뜻하는 -孫이 붙으면 선대의 당사자가 후손이 되거나 본인이 선조가 될 수 없으므로 -1을 하면 된다.
어떤 이는 헨리1세, 조지5세 등 외국의 왕들까지 들먹이면서 세와 대가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본시 중국에서 퍼져 나온 우리의 世와 代의 뜻에는 차이는 없고 똑같은데도 실생활에서 윗대를 얘기할 때는 대개 ‘몇 대조’라고 말하지만 ‘몇 세조’라고는 별로 사용 않는데 비해서 아랫대를 얘기할 때는 ‘몇 대손’과 ‘몇 세손’이 두루 함께 쓰인다는 점은 있다.
어떻든 확실한 점은 시조로부터 나까지를 센 세수가 53세라면 시조할아버님은 나로부터 52대조(代祖)가 되시는 것이고, 나는 시조로부터 52세손(世孫)ㆍ52대손(代孫)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53이라는 숫자는 시조로부터 나까지의 대수(代數), 세수(世數)인 숫자인데 선조를 말할 때 나까지 나의 조상인 선조가 될 수 없어서 몇 조(-祖)에는 빼기 1을 해야 되는 것이고, 반대로 후손을 말할 때 시조할아버지까지 후손에 넣을 수 없는 몇 손(-孫)에는 빼기 1을 해야 되는 이치라서 그러하다.
우리나라 성균관에서도 2009년 11월 28일 부터 세와 대에 정책토론회를 갖은 결과로
<성균관 세와 대 비교 최종론>'으로 '세(世)=대(代), 1을 뺀 대손(代孫)=세손(世孫), 1을 뺀 대조(代祖)=세조(世祖)'라고 명확히 정리하여 이성형(李星衡) 한국전통호칭전례연구원의 이름으로 2010년 8월 13일자 홈페이지에 발표한 바가 있다.
또 성백효(成百曉, 국역연수원) 교수가 쓴 ‘世와 代의 정의’를 간략히 옮기자면 이러하다.
<<우리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은 의외로 많다.
세(世)와 대(代)를 다르게 생각하는 것 또한 그 중의 하나라 할 것이다.
3대와 3세가 어떻게 다르다는 말인가. 백대(百代)와 백세(百世), 만대(萬代)와 만세(萬世) 역시 동일한 의미이지, 백세는 99대이고, 만세는 9천 9백 99대가 아니다.
단지 예전에는 몇 세조나 몇 세손이라는 단어보다 몇 대조니 몇 대손이니 하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였는데, 이제 족보의 세(世) 아래에 손자(孫字)를 붙임으로 말미암아 26세는 바로 26세손으로 인식하여 이러한 혼란이 야기된 것으로 보여진다.
대와 세는 똑같은 뜻으로 원래는 세자(世字)를 더 많이 사용하였는데, 당나라 때에 태종(太宗)의 이름이 세민(世民)이므로 세자(世字)를 휘(諱=꺼릴 휘)하여 대자(代字)로 통용하였음을 알아야 한다.
시조부터 자신에 이르기까지 26세라면 시조는 당연히 25대조가 되고, 자신은 25대손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세와 대가 달라서가 아니요, 뒤에 조(祖)나 손(孫)을 붙였기 때문에 한 대가 줄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만일 고조(高祖)로부터 자신까지 세어오면 5세(5대)가 되는데, 실제로는 고조가 4대조가 된다. 만일 4대조인 고조를 5세조(5대조)라고 칭한다면 이는 자신까지도 선조로 친 것이 되며, 4대손인 고손(高孫)이 자신을 5세손이라고 칭한다면 이는 고조까지도 자손으로 친 것이 된다.
세상에 어찌 이러한 망발이 있을 수 있겠는가. >>
이렇게 말한다.
즉 뒤에 -조(-祖)와 -손(-孫)이 붙을 때는 이 숫자에서 -1로 1을 빼고 써야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유로는
난 창녕 曺씨 시조로 부터 53세가 되는데 이 53이라는 숫자는 시조할아버지부터 나까지 모두 함께 들어간 숫자란 것에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런데 후손(後孫)을 뜻하는 손(孫)을 붙여 쓰는 낱말에 시조(始祖)를 함께 넣어서 시조가 1세손(一世孫)이라 한다면 이는 큰 망발이면서 앞뒤가 안 맞는 경우다.
또 조상을 뜻하는 조(祖)를 붙여 쓰면서 나 자신까지 조상(祖上)의 반열에 넣을 수 없다는 이유가 여기 있다. 다만 내 아래 아들 손자까지를 얘기할 때는 나 자신 역시 조(祖)에 들어가지만 그 때는 해당 아들이나 손자 당사자가 조상의 숫자에서 빠져야 하므로 내나 -1인 것은 같아진다.
그래서 위로 계산할 때는 기준인 나를 빼고서 계산하고 아래로 내리 따질 때는 시조나 윗대 당사자 할아버님을 빼면 되므로 -조(-祖)와 -손(-孫)이 붙을 때는 세수(世數)나 대수(代數)에서 1을 빼면 되는 것이다.
-진도 송현 출신 조병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