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체코(Czech Republic)에서 날아온 편지
(1) 성 토마스 수도원 안에 있는 성모 마리아 기념교회(St. Marie's Church)
(2) 성모 마리아 기념교회(St. Marie's Church)의 멘델(Mendel) 박물관 앞에 있는 멘델의 동상
(3) 시민 공동묘지(Civil Cemetery)에 있는 멘델 묘의 묘비명(墓碑銘)
올해 75세인 일본 영감님 ‘야마시타 미노루(山下 楤)’는 내가 2011년 4월 초, 대만, 스리랑카, 인도, 네팔, 티베트를 묶어 3개월 정도 계획으로 떠났던 배낭여행의 첫 목적지인 대만의 타이페이(臺北)에서 12일간 머문 적이 있었는데 그곳의 싸구려 호스텔(Happy Family Hostel)에서 처음 만났던 영감으로 당시는 72세던 셈이다. 당시만 해도 영감은 영어가 서툴러서 나한테 영어를 쉽게 배우는 방법이 없느냐고 묻곤 했는데 그때는 나의 짧은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서 서로 의사소통을 했었다.
영감은 이미 나보다 먼저 대만에 와서 20여 일간이나 머물고 있었는데 어떻게 혼자 여행을 다니느냐고 물었더니 큰 회사에 근무했었는데 두 자녀는 모두 출가를 시키고 정년퇴직을 한 후 내외가 세계 여행을 하자고 약속했는데 퇴직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처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혼자 여행을 떠났다고 했다. 3월 중순, 1년여 여행을 하고 일본 나리타(羽田) 공항에 내렸는데 그때가 바로 동일본 대 지진으로 쓰나미(海溢)가 동북 해안을 강타한 시기였다고 한다.
영감의 고향이 후쿠시마현(福島縣) 이와키(いわき)인데 하필 그곳이 바로 가장 피해를 크게 입은 곳으로 영감은 고향 부근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공항 로비에서 새우잠을 자다가 곧바로 대만으로 와서 머물고 있다고 했다. 아들은 회사원으로 도쿄(東京)에 살고 있다는데 왜 아들네로 가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일본 풍습에는 나이 많은 부모가 자녀들 집에 얹혀사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나는 대만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곧바로 말레이시아와 스리랑카, 인도로 배낭여행을 계속하였고, 야마시타 영감은 먼저의 여행에서 체코(Czech)가 너무 좋았다고 체코로 갈까 한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내가 귀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체코의 제2 도시 부르노(Brno)에서 메일이 날아왔다.
그 이후 이따금 메일을 주고받았으니 벌써 4년이나 체코에 머물고 있는데 오늘 받은 메일에서는 일본 도쿄에 사는 아들이 첫 손녀딸을 보아서 손녀 보러 일본으로 간다는 메일이었다.
75세에 첫 손녀라고 무척 좋아하면서.... 이제는 영어를 제법 잘 구사해서 영어로 쓰는 메일의 문장이 아주 매끄럽고 벼라별 이야기를 다 써서 보낸다. 얼마 전에는 열흘간 아프리카 북단의 모로코(Morocco)를 다녀왔다고 사진도 여러 장 보내오기도 했다.
오늘 영감 메일(Mail)에는 오스트리아의 식물학자 멘델에 관해 썼기에 함께 공유(公有)하고자 옮겨본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멘델의 유전법칙’.... 바로 그 멘델이다.
멘델(Gregor Johann Mendel: 1822-1884)은 오스트리아 출생인데 당시는 체코의 부르노(Brno)도 오스트리아 영토였단다.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의 수사였던 멘델은 세레명(洗禮名)이 그레고르(Gregor)로, 부르노의 ‘성 토마스 수도원(St. Thomas's Abbey)’에서 수도(修道) 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식물학(植物學)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수도원의 밭에 완두콩을 심어서 여러 가지 교접(交接)을 통하여 유전의 법칙을 밝혀내고 ‘유전자(遺傳子)’를 발견하여 인류 과학발전에 공헌했다고 한다.
위 사진은 야마시타 영감이 편지와 함께 보내준 사진이다.
야마시다 영감은 저 시민 공동묘지의 멘델 묘비명이 너무 더러워서 4년 전부터 브러쉬(Scrub brush)와 걸레를 가지고 가서 꾸준히 닦았더니 묘지기(Tombkeeper)가 매우 고마워했다고 한다. <2015년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