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도 문제로 인해 캠페인을 다시 시작하게 되어 폐기된 에피소드임
지난 이야기
Type 2A 초도함 U-1을 지휘하게 되었습니다.
함내를 구석구석 살펴보았고, 디젤엔진을 돌렸습니다. 기관앞으로, Kleine Fah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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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안시설에서 충분히 빠져나왔다 판단하여 기관출력 약간에 방향타 좌현 4도 넣은 상황이었습니다.
방위각 330쯤에서 상선이 나타났습니다.
망원경으로 바라보니 아르헨티나 국적이었고, 방위끌림은 우측이었습니다.
자함의 항로상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므로 주시했습니다.
일단 방향타 좌현 4도는 유지하였으나, 전방에 위치한 상선의 침로를 명확히 파악하고 기동하기 위해 기관은 정지시켰습니다.
전방의 상선이 크게 원을 그리듯이 좌측으로 변침했습니다. 방위끌림이 우측에서 좌측으로 바뀌었습니다.
전방 상선의 방위끌림이 완전히 좌측으로 바뀌었고, 자함과 충돌할 우려가 사라졌다고 판단하여 방향타 중립하고 다시 전진했습니다.
기관앞으로, 추진 약간(4노트).
그런데 전방에 있던 상선이 뿅하고 사라져버렸습니다. 아마도 GWX 모드가 항구내에 해운을 구현하다가 오류가 발생한거 같습니다. 외해에서 적 상선을 만난다면 얄짤없이 저에게 충각까지 가해올 겁니다.
속력은 그대로 유지한채 저 멀리 방위각 330 방향에 위치한 등대를 향해 변침했습니다. 방향타 좌현 6도.
이전 에피소드에서 보았던 경비정도 보였습니다. 자함으로부터 계속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등대를 향해 변침을 완료한 후에 한동안 방향타를 중립으로 놓았습니다.
좌측으로 건선거 2개소가 보였습니다.
왼쪽의 배는 크레인을 보면 상선같아보였는데, 전투깃발이 계양되어있는걸 보아서는 해군소속 지원함으로 보였습니다.
그 다음 건선거에는 구축함이 건조되고 있었습니다.
사주경계하다가 본 킬 항구의 모습. 화면 오른쪽의 원 같은건 통신용 안테나입니다. 계속 뱅글뱅글돕니다.
사일런트헌터4도 그러했지만, 3에도 축음기 기능이 있습니다. 게임폴더내에 음악파일을 넣으면 게임내에서 재생시킬 수 있습니다.
2005년 출시 당시에는 컴퓨터들의 사양이 그렇게 좋지 못했기 때문에, 음악 플레이어와 게임을 동시에 실행시키기 어려웠습니다. 혁신적인 기능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2021년이니까 그냥 음악 플레이어를 랜덤재생시켜놓고 게임을 진행하는게 더 편합니다.
이 게임을 처음 접했던 고등학생때도 그랬지만, 지금 현재도 사일런트 헌터를 할땐 2차대전 당시에 유행했던 음악이나 군가같은 노래들을 듣고 있습니다. 트위치를 켜놓기도 하지만요.
이런 계기로 데스메탈을 제외하면 노래취향이 완전 구식이다못해 2차대전때까지 내려가버렸습니다. Edith Piaf는 요즘도 많이 나오니까 상관없지만, 제 또래에서 Lale Andersen의 'Lili Marleen'이라는 곡을 아는 사람은 찾기 힘들겁니다.
킬의 북쪽에 위치한 Holtenau가 보였습니다. 역시 2005년에 나온 게임인지라 매우 간략하게 구현되어있습니다.
혹시 그쪽에서 튀어나오는 상선은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당직사관이 방위각 241도에서 상선을 발견했다고 보고하여서 UZO로 살펴봤습니다.
사이즈나 크레인을 보니 예인선(Tug boat)였습니다.
좌측으로 대교가 보입니다. Levensauer hochbrücke이며 킬 운하의 동쪽 입구이기도 합니다.
Levensauer hochbrücke의 옛 모습. 역시 게임과는 모양이 딴판입니다.
1954년에 한번 현대화 되었고, 1984년에는 기존 다리옆에 4차선 차량도로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원래 있던 Levensauer hochbrücke가 이제는 너무 낡아서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새로운 다리를 짓기위해 검토작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미 상술한 사항이나, 본래 킬 운하를 통해서 북해로 나갈려고 했는데 자꾸 오류가 나서 포기했습니다.
가뜩이나 기름도 없는데 ㅠㅠ
한참동안 등대를 따라갔습니다. 그리고 협수로의 중앙으로 가기위해 잠시 방향타를 우현 4도로 넣었습니다.
킬의 모습이 멀어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리워질 겁니다.
드디어 협수로에서 통행가능한 지점을 표시하는 녹색의 부이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혹시 바로 위 스샷의 오른쪽 아래 시계를 눈여겨 보셨다면 이상하실 겁니다. 왜냐하면, 사실 UZO를 조작하다보면 어뢰가 발사되는 어처구니 없는 오류가 있었습니다. 그 오류를 해결하고 캠페인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ㅠㅠ
저는 녹색부이의 오른쪽으로 협수로를 통과하기 위해 살짝 우측으로 변침하였습니다.
그런데, 우현의 지상에 특이한 구조물이 보였습니다.
게임내 항해지도에는 Laboe Memorial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이곳의 정식명칭은 Marine-Ehrenmal Laboe입니다.
1차대전의 전몰해군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1927년에 착공되어 1936년에 준공되었는데, 1945년 2차대전이 끝난뒤에는 2차대전의 전몰해군장병들까지 같이 추모하였고, 1954년에는 해상에서 숨진 모든 국적의 선원들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재지정되었다고 합니다.
근처에도 뜻깊은 장소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U-Boot-Ehrenmal Möltenort입니다.
이곳은 1차대전, 2차대전, 현재의 연방해군까지 잠수함전에서 목숨을 잃은 모든 독일 잠수함 승조원들을 추모하는 공간입니다.
2차대전 중에 독일 유보트 승조원 총 4만명중에 사상자는 무려 3만여명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곳의 장소가 있습니다. Marine-Ehrenmal Laboe 바로 옆입니다.
전세계에서 현존하는 유일한 Type 7형 유보트인 U-995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일반인 관람도 가능합니다.
보통 우리가 킬Kiel이라는 단어를 듣는 계기는 1차대전 말의 '킬 군항의 반란'일 겁니다. 그만큼 유서깊은 해군도시인거 같습니다.
이곳들에 대한 유튜브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Kommandant Choi님의 방문기입니다.
슬슬 킬 항구가 멀어지고 있습니다. 어느덧 녹색부이가 왼편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당직사관이 방위각 004도에 선박을 발견했다고 보고했습니다.
UZO로 확인하니 상선같아 보였습니다. 자함을 향해 다가오니까 주시했습니다.
방위각 354도에도 뭔가 보였습니다. 작은 보트같은데 역시 주시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7분 뒤의 상황입니다.
일단 상선의 방위끌림은 왼쪽이었고, 작은 보트는 자함을 향해 곧장 다가오다 방위끌림 오른쪽으로 기동했습니다.
6분뒤의 상황입니다. 상선은 완전히 자함의 왼편으로 지나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소형보트의 침로는 가늠이 어려웠습니다. 일단 기관정지 및 방향타 중립하고 지켜봤습니다.
상선의 국적은 영국이었습니다.
현실이었다면, 당직사관이나 제가 직접 탐조등을 이용하여 보트와 의사소통해서 침로를 결정했을 겁니다.
그러나 그 정도까지는 구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컴퓨터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잘 살펴봐야 했습니다.
이대로라면 보트가 자함과 충돌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관앞으로, 추진 약간' 및 방향타 좌현전타를 지시했습니다.
저는 아래 스샷과 같이 변침한 뒤 방향타 중립했습니다.
보트를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알고보니 항만경비정(YUB)으로 보였습니다.
아까 위에서 앞서가던 경비정이었는지, 영국 상선을 바깥으로부터 호위해오던 새로운 경비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Marine-Ehrenmal Laboe가 승조원들을 무거운 눈길로 바라보았습니다.
마지막 등대가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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