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은 인간의 선천적 본성으로 도덕적 원리이자 도덕적 능력이다. 이는 측은지심, 수오지심, 시비지심, 사양지심 4가지 마음이다. 칠정은 기쁨, 노여움, 슬픔, 두려움, 사랑, 미움, 욕망이라는 인간의 감정이다. 인간 본성이 외부와 접촉하며 발생하는 7가지의 감정이다.
이황은 리 중심적인 생각을 가진 인물이다. 천지만물은 리와 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에 기는 물질을 이루는 재료이며 사람의 몸을 이루는 것이며 몸에서 일어나는 생리작용과 감정 욕망도 기에 의한 것이라는 리 중심적인 생각을 제시한다.
이에 이황은 도덕적 원리이자 도덕 본성인 리와 순수성과 절대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따라서 리기호발설로 이와 기는 각각 발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리는 이대로 작용하고 기는 기대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리가 발하면 기가 따르는 리발기수, 기가 발하면 리가 기를 타는 기발이승을 제시한다. 리가 발현한 것은 사단이며 시가 발현한 것은 칠정이다. 이때 칠정은 유선유악한 기이다. 이렇게 이황은 리가 발현한 사단을 도덕 감정으로, 기가 발현한 칠정을 일반 감정으로 별개의 것으로 구분한다. 이렇게 리와 기를 구분하는 것은 순선한 원리적 개념인 리는 존귀하고, 선악의 가능성을 함께 지니고 있는 현상적 개념인 기는 비천하다는 리존기비를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단을 잘 발현시켜 칠정을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이황의 견해는 사단과 칠정의 연원을 다르게 보아 이 둘을 명확히 구분하여 도덕적 원리이자 도덕 본성인 리의 순수성과 절대성을 강조하고자 한 것이다.
이에 기대승은 이황이 리기호발설에 의문을 표한다. 첫째, 리가 움직인다는 것에 대한 의문이다. 리는 형태가 없고 움직임이 없다. 형태가 있고 움직임이 있는 것은 기라는 것이다. 둘째, 리가 따로 있다는 것에 대한 의문이다. 현상에는 리와 기가 함께 있는 것이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제시한다. 셋째, 사단과 칠정이 분리되고 대립되는 감정이라는 것에 대한 의문이다.
기대승은 리는 형태가 없고 움직임이 없으며 형태가 있고 움직이는 것은 기라고 주장한다. 또한 현상에는 리와 기가 함께 있는 것이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사단과 칠정은 대립되는 관계가 아니라 사단이 칠정의 일부분인 포함 관계로 사단과 칠정은 모두 정의 부분으로 칠정 속 선한 부분이 사단에 해당한다는 칠정포사단을 주장한다. 즉 기가 발하면 선과 악 모두가 발하는 칠정이 되는데, 이중 순수 선만을 뽑아낸 것 순수하게 선하고 악이 없는 도덕 감정을 사단이라 하는 것이다. 즉 기질지성이 본연 지성을 포함하는 것이다.
이에 이황은 두 번째 물음을 받아들여 사단은 리가 발하고 기가 따르는 것이고, 칠정은 기가 발하여 리가 올라탄 것이라는 일부 수정을 거친다. 그러나 사단은 리가 발한 것으로 끝까지 리의 자발성을 유지하였다. 즉 이황은 인간의 도덕성을 불안전하고 상대적인 것으로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이황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리에 자발성과 운동성을 부여함으로써 인간의 선한 행동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속에 있는 리에서 나온 자발적이며 완전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