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투데이] 유튜브 보며 난곡 섭렵… ‘천상의 피아니스트’ 향한 천재소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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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지은 양.
피아노를 사랑했던 16세 소녀의 앞길에 학벌이나 배경, 인맥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전혀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고액을 지불해야 하는 레슨을 받지 않아도, 세계적인 대가들이 연주한 유튜브 동영상은 소녀에게 친절한 피아노 선생이 되어주었다.
고급 피아노를 살 정도로는 가정형편이 유복하지 않았지만, 방음처리가 되지 않은 베트남 단칸방 지하실방을 전전할지라도 낡은 피아노 한 대만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주변에서 피아노 소리가 시끄럽다 항의할 때는 피아노 위에 담요를 서너 장씩 뒤집어씌운 채 연습했고,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해 두 눈을 수건으로 가리고 연주했다.
피아노를 연주할 때 가장 행복했던 소녀는 오는 2011년 1월 꿈 속에서 그리던 뉴욕 카네기홀에서 세계 4대 그랜드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실로 믿기지 않는 이 스토리는 16세 천재 피아니스트 김지은 양이 이뤄낸 실화다.
놀랍게도 지은 양의 꿈은 ‘천상의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다.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한 사이공한인연합교회에서 학생부 반주를 맡고 있는 지은 양은 독실한 크리스천인 아버지에게서 신앙을 물려받았다. 지은 양의 아버지는 항상 천국에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의 비전을 심어주셨다. 혼자 힘으로 무언가를 이뤄낸다면 아무 소용 없고, 무엇이든 하나님께 기도하며 의지해야 가치있다고 가르쳤다.
베트남에서 아버지와 할머니와 살고 있는 지은 양은 초등학교 때까지 한국에서 생활하다 2007년 베트남으로 이주했다. 지은 양은 매일 할머니와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다. 지은양은 “할머니의 기도로 이 자리에 있다”고 고백한다.
지은 양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피아노를 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늘 하곤 했다. 신앙을 가졌기 때문에 삶을 향한 긍정적인 시각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시편 91편 9절 ‘여호와는 나의 피난처이시다’는 지은 양이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다.
“이 정도 실력을 가진 아이는 바다의 모래알처럼 많다”라는 평가에도 굴복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지은양에게 “너는 누가 뭐라 해도 최고다. 자신감을 잃지 말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평범한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3년 동안 동영상 속 세계적인 대가들의 피아노 주법을 익혔고, 혼자 난해한 악보를 해석하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손이 작아 악보를 소화하지 못할 때는 기도했다. 손가락이 찢어지는듯한 아픔에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하루에 6시간이 넘게 피아노 연습에만 몰두하다보면 지루하게 느껴졌다.
지난해 고입과 대입 검정고시로 치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지은양은 어느 날 꿈 속에서 예수님을 만났다. 말끔한 정장을 입은 외국인으로 나타난 예수님은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서럽게 울고 있던 그녀를 부드럽게 위로했다.
▲베트남에서 공연 중인 김지은 양. ⓒ사진제공=에이치스엔터테인먼트
피아노 연주 동영상이 유튜브 등에 소개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자 미국의 저명한 평론가와 교수들로부터 ‘머지않은 장래에 피아노로 클래식 음악을 정복할 아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그간의 서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지난 달 6월 서울에서 만난 전 서울대음대학장 신수정 교수는 “어느 누구에게서 배운 적도 없는데 이 정도로 피아노를 칠 줄 아는 아이는 서울대 교수생활 30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제는 베트남에서도 교민 피아니스트로 알려지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피아노를 통한 국제 민간 외교관 역할도 감당하면서 한국과 베트남 우호관계 증진에 이바지했다. 베트남 문화관광부는 지은 양의 뉴욕 공연에 직접 나서서 공연 금액의 일부를 지원하겠다고 자청했다.
지은양은 이번 뉴욕 공연에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와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 3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등 장장 500여 페이지가 넘는 이 난해한 대곡들을 연주한다. 일본인 상임지휘자와 베트남의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함께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뜻깊은 공연이 될 예정이다.
지은 양은 꿈이 많다. 미국대학에 입학해 피아노를 공부하고, 믿지 않는 사람들을 전도하는 사역도 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그 분의 이름을 높여드리는 피아니스트가 되길 꿈꾼다.
“피아노곡마다 전통적인 해석이 있지만 저에게 어떤 곡은 예수 그리스도의 골고다 십자가로 다가오기도 하고, 때로는 천상의 종소리나 야곱의 꿈으로 느껴집니다. 악보를 정확히 읽고, 셈여림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감있는’ 피아노 연주를 하고 싶어요.”
연주동영상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nNbv0AbQA1Y&feature=rel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