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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전통 결혼식을 치르는 초례청 |
ⓒ 하주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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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가 윤달이다. 윤달을 흔히 '송장을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탈이 없다'라고 표현한다. 윤달에는 그만큼 무슨 일을 해도 괜찮다는 뜻이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있는 사람들은, 윤달에 서둘러 수의(壽衣)를 마련한다. 윤달에 수의를 마련하면 좋다는 것이다.
또 윤달에는 조상들의 묘를 옮기는 집들이 많다. 묘는 잘 못 건드리면 동티가 나는 법인데, 윤달에는 괜찮다는 것이다. 이렇게 윤달에 묘를 이장을 하는 것도 알고 보면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즉 윤달은 '귀신도 모르는 달'이라고 하여서, 귀신이 모르기 때문에 탈이 없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윤달에 결혼을 하면 안된다?
그런데 결혼 관련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윤달은 귀신도 모르기 때문에, 경사스런 일들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하기에 이 윤달을 앞두고 웨딩업체, 가구업체 등이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다고 한다. 올해 윤달은 하필이면 우리나라의 결혼 성수기와 날짜가 딱 맞고, 사람들이 윤달을 피하기 위해 혼삿날을 잡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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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 명성황후 민가마을에서 중국관광객들이 전통혼례 체험을 하고 있다 |
ⓒ 하주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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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말로 윤달에 결혼을 하면 나쁜 것일까? 윤달은 태음력을 사용하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달이다. 태음력은 1년이 365일이 아닌 354일이다. 그래서 1년마다 11일이 부족한데 3년에 한 번 씩, 19년에 7번의 윤달로 채워나가야 한다. 이 윤달을 우리는 흔히 '남는 달' 혹은 '여벌 달'이라고 부른다.
이 여벌 달에 경사스러운 혼사를 하면 안된다는 이유를 한 번 알아보자. 윤달은 '귀신도 모르는 달'이라고 하여 귀신이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결국 경사스러운 날에 돌아가신 조상들이 음덕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 된다. 참 이해하기 힘든 속설이다.
'손 없는 날'은 되고, 윤달은 안된다
우리는 흔히 집을 이사하거나, 집안에 공사 등을 할 때는 음력으로 9일과 10일에 한다. 한 달에 5일인, 음력 9일과 10일, 19일과 20일, 29일은 손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때 이사를 하거나 집안 작은 공사 등을 하게 된다. 여기서 '손'이란 '민간에서 날수를 따라 네 방위(方位)로 돌아다니면서 사람의 활동을 방해한다고 믿는 귀신'을 말한다.
또한 이 손은 '마마'의 신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마마를 앓는 일이 많았으므로, 이 손을 두려워했다. 그런데 이 '손이 없는 날'에 일을 하면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방위신인 '손'이 찾아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윤달에 묘를 이장을 하고 어르신들의 수의 등을 마련하는 것도, 모두 이 손으로 인해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주술적 사고다.
여기서 불편한 진실 하나를 짚고 넘어가자. 손 없는 날은 되고 윤달에는 안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하다. 오히려 윤달에 결혼을 하면 이 '손'이 방해를 할 수 없어 더 좋다는 말이 전해지기도 한다. 이상하게 사람들은 옛날 습속을 무시하면서도, 이런 것에는 남다르게 민감하다.
현실적인 윤달을 피하는 이유
사실 윤달에 결혼을 하거나, 윤달에 태어난 사람들은 생일이나 기념일이 4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 그래서 윤달에 태어나면 양력으로 생일을 치르기도 한다. 그러나 생각을 조금만 깊게 하면 윤달에 결혼을 하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매달아도 탈이 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 말을 조금 다르게 놓고 보면, 윤달에 결혼하면 큰 탈 없이 잘 살 수 있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도 윤달에 결혼을 하면 안 좋다는 불편한 진실. 차라리, 윤달에 결혼을 하면 결혼기념일을 4년에 한 번씩 맞이해야 해서 안 좋으니, 결혼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더 나을 듯도 하다. 그것이야 양력으로 날을 잡으면 그만인 것을... 참 그 사고들, 많이 불편하다. |
첫댓글 www.ohmynews.com에서 옮겼습니다.
우리 전통 관습을 소개 해 주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