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현금7.9조 정규직화1,200억

최소 5.8조원의 지원 받은 현대자동차

주주 배 채우는 데는 펑펑, 1,200억원 드는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나몰라라

임수강 민주노동당 전문위원

- 지난 해 상반기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재벌 기업들은 금융위기가 진행 중임에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이에 대해 강만수 국가경쟁력 강화 위원장(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경련이 주최한 한 모임에서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모두 환율 효과와 재정 효과가 없었다면 사상 최대 흑자가 아닌 유사 이래 최대 적자를 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다른 자리에서 그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재벌기업들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환율 효과를 빼면 마이너스 10%가 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들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아니라 사실은 마이너스 서프라이즈를 냈다는 것이다.

- 강만수 위원장이 얘기하고자 했던 바는 정부가 그렇게 재벌 기업들을 지원해주었는데 왜 투자를 늘리지 않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말 가운데서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현 정권의 본질과 관련된 내밀한 부문을 드러냈다. 현 정부가 환율 정책과 재정 수단을 사용해서 재벌 기업들에게 엄청난 혜택을 주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힌 것이다. 이러한 혜택은 재벌 기업들의 유사 이래 최대 적자를 사상 최대의 흑자로 바꾸어 놓을 만큼 규모가 컸다. 그렇다면 재벌 기업들에게 혜택을 준 재원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나라 빚이나 소비자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이 정부가 빚을 내고 서민들 주머니를 털어서 그걸 재벌 곳간 채워주는데 쓴 셈이다. 

□ 현 정부의 친재벌 정책: 환율 정책으로만 현대자동차에 5.8조원 지원

- 현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재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폈다. 금산분리 완화, 건축 규제완화, 토지이용 규제완화, 노동 유연화 등 재벌 기업에 유리한 쪽으로 제도를 바꾸었고 환율정책, 재정 수단, 대기업 감세, 그리고 4대강 사업 등으로 직접 재벌 곳간을 채워주었다.

- 환율정책을 보면,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환율 관리를 위해 많은 재정을 쏟아 부었다<표 1>. “외환시장 안정용”에서 발생한 국가채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정부가 환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거나 아니면 환율 수준을 끌어올리려 했음을 보여준다. 환율을 높게 유지하려는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높은 환율이 수출 재벌기업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노력과 국제 금융시장의 환경변화로 원/달러 환율이 실제로 크게 올랐고 그리하여 수출 재벌 기업들은 대규모 환율 효과를 누렸다.  

<표 1>국가채무 성질별 규모 및 비중 추이

(단위: 조원)

	2007	2008	2009	2010(예상).
총 국가채무	298.9	309.0	359.6	404.4
외환시장 안정용	89.7	94.0	104.9	124.8

국회 예산정책처, “2010~2014년 국가채무관리계획 분석”, 2010.11.

- 대표적인 재벌 수출기업인 현대자동차 역시 큰 환율 혜택을 누렸다. 어느 정도 규모인가? 현대자동차의 수출 규모를 보면 2008년 180억 달러, 2009년 124억 달러, 2010년 상반기 88억 달러였다(원화로 표시된 현대자동차의 수출 매출액을 연평균 원/달러 환율로 환산<표 2>).

<표 2> 현대자동차 손익계산서 주요 지표

(단위: 십억 원)

	2008	2009	2010 상반기
매출 (수출 매출)	32,190 (19,898)	31,859 (15,792)	17,978 (10,141)
법인세전 당기순이익	1,795	3,781	3,052
법인세	347	820	535
당기순이익	1,448	2,962	2,517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 수출을 위해서는 부품을 수입해야 하는데 그 비율(수출용 수입/총 수출)이 2008년에는 42%, 2009년에는 36%, 그리고 2010년 상반기에는 37% 가량 된다<표 3>. (현대자동차의 수출용 부품 수입 자료를 구할 수가 없어서 우리나라 전체의 수출대비 수출용 수입비율 적용). 그러면 수출용 부품 수입액을 뺀 순수한 수출은 2008년 104억 달러, 2009년에 79억 달러, 2010년 상반기에 55억 달러 쯤 된다.

<표 3> 우리나라 수출, 수입, 환율 추이

(단위: 억 달러)

	2008	2009	2010 상반기
수출	4,220	3,635	2,214
수입 (내수용) (수출용)	4,353 (2,576) (1,777)	3,231 (1,926) (1,305)	2,039 (1,222) (816)
수출용 수입/수출	42%	36%	37%
평균 원/달러 환율	1,103	1,276	1,154

자료: 한국은행(ECOS).

- 2007년에 평균 930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에 비해 2008년은 173원, 2009년은 346원, 2010년은 224원이 올랐다. 2007년의 환율이 그대로 유지되었다고 가정(우리나라의 무역수지와 다른 나라들의 환율 동향을 볼 때 그렇게 가정할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할 경우 현대자동차는 2008년에 1.80조 원(104억 달러*173원), 2009년에 2.73조 원, 2010년 상반기에 1.23조 원 정도의 환율 효과를 누렸다. 현대자동차는 2008년 이후 2년 반 동안 약 5.76조원의 환율 이득을 챙긴 것이다. 같은 기간에 현대자동차의 법인세전 당기순이익은 8.63조원이다. 환율 이득이 법인세 전 당기순이익의 66.7%를 차지한다.         

- 환율정책만이 아니다. 현 정부는 재정 수단을 통해서도 재벌기업을 지원했다.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실시한 노후자동차 교체 세제지원(취·등록세 70% 감면, 최대 250만원)과 개별소비세 30% 인하는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식경제부는 노후자동차 교체 세제지원 혜택을 받는 자동차 대수가 38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자동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세금 지원 프로그램으로 현대자동차는 20만대에 가까운 신규 판매 혜택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 이 20만대의 경제적 효과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기에서 그 효과를 정확히 계산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것이 현대자동차의 당기순이익에서 큰 비율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 결국 현대자동차가 현 정부 들어 큰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경영진들이 경영을 잘한 탓이 아니다. 서민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정부가 수출 재벌기업에게 유리한 환율 정책을 펴고 재정 수단을 동원했기 때문에 현대자동차가 그러한 실적을 낼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 경영진은 누구보다도 그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 재벌 곳간은 현금으로 가득: 현대자동차의 현금성 자산만 7.9조원

- 현대자동차는 환율 정책, 재정 수단 등 국민 세금을 통한 정부 지원으로 큰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러한 실적에 비해 투자를 크게 늘리지도 않았고 따라서 고용에도 변화가 거의 없었다<표 4>. 

<표 4> 현대자동차 고용 현황

	2008	2009	2010. 6월말
직원 수(명)	56,000명	55,984명	56,172명
급여 총액(십억원)	37,952	42,067	14,583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 이와는 달리 현대자동차의 주주들은 배를 가득 채우고 있다<표 5>. 국민 세금으로 지원해준 돈이 결국 현대자동차 주주들 배만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표 5> 현대자동차 주주들의 이익

(단위: 억원)

	2008	2009	2010. 6월말
우선주 배당금	3,358	6,828	5,790
보통주에 귀속되는 이익	11,121	22,787	19,381
주주 이익 합계	14,479	29,615	25,171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 투자와 고용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현대자동차는 엄청난 현금성 자산을 쌓아두고 있다<표 5>. 한국거래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현금성 자산은 무려 7조 9,000억원으로 상장회사 가운데 가장 많다.  

<표 6> 2010년 9월말 현재 현금성자산 보유금액 상위 10개사

(단위 : 억원, %)
순위	회사명	2010. 9	2009. 12	증감액	증감률
1	현대자동차	78,887	71,979	6,908	9.60
2	POSCO	29,866	62,084	△32,218	△51.89
3	하이닉스반도체	22,150	13,286	8,864	66.72
4	SK에너지	20,644	21,217	△573	△2.70
5	기아자동차	20,235	19,120	1,115	5.83
6	삼성중공업	14,315	10,822	3,493	32.27
7	현대제철	14,183	19,820	△5,636	△28.44
8	GS건설	12,707	14,671	△1,965	△13.39
9	호남석유화학	12,146	11,130	1,016	9.13
10	KCC	11,358	5,440	5,918	108.79
* 현금성자산 =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상의 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상품

자료: 한국거래소.

□ 정부가 지원해준 혜택의 2%만 써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어

- 현대자동차는 현 정부 들어 최소 5.8조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그 돈은 소비자 서민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고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함으로써 마련된 것이다. 따라서 현대자동차는 정부 보조를 통해 얻은 이익을 주주들 배 채우는 데만 써서는 안 된다. 현대자동차는 더 많은 투자를 하고 고용을 더 늘리며, 하청업자들에게 납품 가격을 제대로 주고, 무엇보다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함으로써 정부 보조금으로 받은 돈의 일부라도 사회에 돌려주어야 한다.   

- 그러나 현대자동차 경영진은 법원 판결까지 난 사내 하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마저 거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전체의 사내하청 노동자는 약 1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현대자동차가 국정감사자료로 제출한 내용에 따르면 비정규직 사내하청 생산직(4.1년차)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2,586,183원이다. 정규직 생산직(4년차)의 월평균 임금이 3,520,253원이기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바꾸는 데는 약 1,121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정부가 환율 정책을 통해 보조해준 돈 5.8조원의 2%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 서민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최소 5.8조원을 지원해주었는데도 약 1,121억원 밖에 들지 않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거부할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

허락도 받지않고 퍼 날랐습니다. 퍼 날런 카페에선 조회수가 상당한 걸 보니 자동차 비정규직투쟁이 찻잔속의 태풍은 아니라 여겨집니다.카페지기님,,감사하고 ,, 계속 좋은 정보 부탁드립니다.저는 부지런히 퍼 나를테니,,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