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사용하다 약해진 리드는 어떻게 하나요? 그냥 버릴까요?
초보자가 처음 리드를 선택할때는 기준보다 다소 부드러운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실력이 조금 붙으면 한단계 홋수를 올리는게 상례인데,
그것도 어느정도 사용하면 약해져서 불만이 생기게 됩니다.
처음 물에 적셔 불면 웬만큼 잘 되더라도 30분 이상 계속 불다보면 너무 젖어 소리가 둔해지고 특히 고음역에 어려움이 생깁니다.
주된 증상은 비록 들러붙는 상태가 아니더라도,
고음 '시' 나 '도' 부근에서 소리가 잘 안나고 그저 웅웅 거리기만 하거나, (또는 예기치 않은 삑사리)
소리가 나더라도 괜히 힘들고 응답이 늦는 등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그 때는 얼른 다른 리드로 바꾸어 부는데, 미처 충분히 젖지 않은 상태에서는 최저음 영역이 소리가 안나거나 '스퀵' 이 발생합니다. (소리도 거칠고)
이 때는 리가쳐를 약간 풀어 늦추면 다소 해소되긴 하지만 역시 불편하죠. (충분히 젖고나면 다시 원래대로 조여줌)
또한 먼저 샀던 좀 낮은 홋수의 나머지 것들은 어찌 할까요?
홋수가 한단계 낮거나 약해진 리드를 강하게 하는 방법으로 리드의 팁 부분을 약간 잘라내는 것인데, 전용 Tool 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방법을 권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용자들 말대로 약간 (0.5mm 정도) 손톱깍기로 끊어내고 사포로 다듬었는데,
갑자기 너무 힘들어져 길들이기를 아무리 해도 아직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경험에는 아주 약간 (0.1 ~ 0.2mm 정도) 만 갈아내는 정도로 확연히 달라집니다.
리드를 물에 적셔 쭈굴쭈굴한 부분 없이 잘 펴진 상태에서 잘 닦아내고,
고운 사포 (#1,000 정도) 에 팁 엣지 부분을 수직으로 하여 가볍게 스치는 식으로 약 5회 정도 문지릅니다. (절대 힘주면 안됩니다)
둥그런 곡선을 따라 고르게 갈아내는데 눈으로 전혀 구별 못할 정도의 아주 미미한 만큼 조심스럽게 작업합니다.
칼날 같은 엣지를 약간 무디게 만든다는 느낌으로 하면 됩니다.
이 상태로 불어보고 부족하다 싶으면 다시 한번 그 과정을 거칩니다.
저의 추측으로는 리드 전체가 닳거나 숨이 죽어서서 약해진게 아니고, (물론 아주 오래 쓰면 그렇게 되지만)
팁의 엣지 부분이 텅잉시 혀와의 마찰로 끝에만 닳아 얇고 날이 선 상태로 변한게 아닌가 생각되므로
그 부분만 살짝 제거함으로써 기능이 회복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색소폰의 리드도 같은 현상이 생기겠지만 훨씬 소리내기 쉬우므로 그 차이를 잘 모르겠습니다.
색소폰은 대충 세팅해도 웬만큼 소리나는데, 클라리넷은 매우 예민한 악기라 약간의 변화에도 큰 차이를 보이는것 같습니다.
얼마 쓰지도 않았는데, 제대로 소리 안나 당황하고 짜증스럽고,
버릴려니 아까워서 뒀다가 '아이스크림 스푼' 으로나 써야겠다고 방치한게 있다면,
밑져야 본전이라고 한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연습삼아 해봐도 아주 재밌어요)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 합니다. 저도 한번 해봐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