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6월12일 일요일 보령 옥마산에는 아침부터 구름이 걷히질 않아 보령으로 내려온 우리 팀원들과 점심을 함께하고 나서 한참을 더 기다리다가 14시경 바람도 쐬고 구경이라도 할 겸 이륙장으로 올라가 양성운씨 새기체 고사를 지내면서 좀 더 기다리려보니 구름이 많이 걷혀 간간히 착륙장도 흐릿하게 보였고 착륙장에 연락해보니 구름이 많이 올라가 비행이 가능할 것 같다는 말에 얼른 카이엔4를 셋팅해 15시경 구름속에서 나침반에 의존해 이륙했다.
이륙해서 앞으로 조금 나아가니 환하게 시야가 열렸고, 탠덤을 위해 바로 착륙장으로 직진했다. 이륙장에 대기하고 있던 다른 기체도 내 뒤를 이어 이륙해 나오고 있었고, 나는 착륙장 인근까지 직진해왔으며 착륙을 위해 300m정도의 고도에서 스파이럴을 시도했다.
스파이럴 다이브에 돌입한 후 좀더 강하게 회전을 걸어 글라이더와 온몸에 강한 원심력이 걸리는 순간 갑자기 글라이더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오른손이 헐렁해지고 기체와 몸의 균형이 깨져버려 글라이더와 내몸이 제멋대로 돌아가면서 얼른 글라이더를 쳐다보니 오른쪽 산줄이 절반이상은 터져나간 것 같고, 글라이더가 찢어진 부분까지 눈에 들어왔다.
순간 기체를 살릴 수 있을지를 생각해봤지만, 고도가 충분치 않기에 보조산을 펼쳐야겠다고 판단하고 얼른 보조산을 잡으려고 했으나 몸이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보조산에 손이 닿질 않아 급히 오른쪽 라이저를 두손으로 잡아당겨 보조산 손잡이를 잡고는 보조산을 힘껏 던졌다.
그런데 이놈의 보조산이 줄은 펴졌는데 날개는 펴지질 않고 있어 다시 줄을 잡고 몇 번 흔들고 확확 당겨 바람을 넣었더니 다행히 이내 펴지면서 위쪽으로 올라가 하네스를 잡아당겼다.
보조산에 매달려 하강하면서 옆으로 펴진채 같이 떨어지는 글라이더의 2차 영향을 없애기 위해 산줄을 급하게 당겨 글라이더를 죽이고 몸쪽으로 끌어당겼고 지상에 닿기전 얼른 코큰에서 발을 빼 논바닥에 무사히 착지했다.
떨어지는 속도가 다소 빠르긴 했지만, 크게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었고 두발로 서서 넘어지지 않고 내렸다. 나중에 GPS를 확인해보니 5~6m/s 정도의 하강이었다.
착륙장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바로 달려오신 유소장님과 또 한분의 도움을 받고 함께 기체와 보조산, 하네스를 밖으로 꺼내놓고는 다시 논에 들어가 쓰러진 몇 개의 모를 잘 심어놓고, 기체를 착륙장으로 가져가 펼쳐보니 산줄이 기체 오른쪽 날개의 절반이상이 모두 끊어졌고, 끊어진 부위는 대부분 산줄 끝쪽 봉재부분이 잘려나갔다.
기체는 상태를 확인하고는 수리를 포기하고 바로 폐기시켜버렸다.
이 기체(스카이워크 카이엔4)는 2013년4월에 구입해 2015년8월 카이엔5를 구입할때까지 2년이상 열심히 나와 함께 하늘을 누볐고, 카이엔5를 구입하고 나서도 크로스비행이 아닌 일반적인 비행은 계속 이 기체로 비행을 했기에 3년이상 정이 들었는데 아쉽지만 이날로 작별을 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