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삶의 무기가 되는 쓸모있는 경제학
저자 : 이완배
출판사:북트리거
발해일 : 2019년 4월 5일
주류 경제학은 인간이 합리적이며 계산적인 존재라고 말한다. 그러나 행동경제학은 이와 같은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인간은 때로는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내가 하는 일은 모두 잘될 것’이라는 낙관주의에 쉽게 빠지며 근거가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쉽게 믿을 때가 있다. 인간은 우리 생각보다도 더 오류와 비합리로 가득한 존재라는 것을 이 책에서 알려준다.
이 책은 여러 사례를 통해 주류 경제학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중 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이케아였다. 이케아는 다른 가구 회사들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가구를 팔지만 그 가구들은 고객들이 직접 조립해야 했기에, ‘불편함을 파는 회사’라는 별명이 있었다. 왜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과 육체적 노동을 들여서까지 이케아의 가구를 구매할까? 사람은 비록 자신의 시간이나 비용 면에 손해가 있더라도, 자신이 순수 조립하고 자신의 노동이 가해진 것에 매우 큰 애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자신이 만든 것이 남들이 만든 것보다 더 가치 있다고 여긴 경험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인간이 이익과 비용을 합리적으로 계산해서 오로지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만 행동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간은 정말 이기적일까? 행동경제학은 모든 경제적 문제를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전제 하에 풀면 안 된다는 주장을 최후통첩 이론과 함께 제시한다. A와 B가 게임에 참가하고 A에게 1만 원을 자신이 원하는 만큼 쪼개 B와 나눠 가지라고 해보자. 이때 B가 제안받은 금액에 대해 동의하면 A와 B는 1만 원을 나눠 가질 수 있고 B가 동의하지 않으면 둘 다 돈을 얻을 수 없다. 만약 인간이 이기적이고 합리적이라면 A는 B에게 1원을 줄 것이고, B도 1원이라도 받기 위해 이 거래에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실험 결과, A는 평균적으로 B에게 4,000원을 주었고, B는 A가 2,000원 이하를 제시했을 때 이 거래를 거절했다. 인간이 정말 이기적이었다면 A는 B에게 4,000원을 줄 이유도, B가 2,000원을 포기하면서까지 거래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최후통첩 이론을 통해 인간이 자기 이익의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존재가 아닌 때로는 협동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돈을 더 주면 직원들의 능률이 오를까? 성과 연봉제는 근본적으로 인간이 이기적인 존재라는 전제를 품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기업은 노동자에게 성과급을 준다고 하면 생산성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실험을 통해 성과급을 주겠다고 약속한 노동자 그룹보다 상사의 칭찬이나 동료에게 선물을 하는 데 쓸 돈을 주겠다고 약속한 노동자 그룹의 생산성이 더욱 높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인간은 그렇게 이기적이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실험 결과를 보고 돈이라는 외재적 동기보다 동료에 대한 사랑, 책임감, 칭찬과 같은 내재적 동기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을 통해 주류 경제학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적용되는 행동경제학도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하였다. 필자의 생각보다도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시간과 비용만을 계산적으로 생각하는 존재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상생과 같은 사회적 가치도 중요하게 여기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명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간이란 자신과 주변 사람들, 사회를 위해 가끔은 비합리적인 생각을 하고 감성적인 존재라는 것을 경영학을 전공하는 우리로서는 반드시 알아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심리를 읽어야 ‘진짜’ 경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인간의 이기심으로 경제학이 발전해 왔다고만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