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민간인에게 쌍욕과 폭언을 자행한 해군을 규탄한다
2026년 7월 20일 오후 12시 25분경,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근무를 서고 있던 해군이 민간인에게 쌍욕과 폭언을 퍼부었다. 세계의 평화와 해군기지 폐쇄의 염원을 담아 매일 이어지고 있는 강정 인간띠잇기 문화제가 끝나고 문화제 참가자들이 모두 돌아간 이후, 현장에서 바다를 기록하고 있던 김00 영화감독(이하 김감독)이 혼자 남은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다.
이름표도 달지 않고 근무를 서고 있던 해군은 김감독을 바라보며 총 4차례에 걸쳐 “차에 치었으면 좋겠다.”“꺼져, 이 XXX아.”“뭘 봐 이 X같은 X아.”등 차마 입에 올리기조차 어려운 폭언과 쌍욕을 했다. 김감독이 “당신들을 찍는 게 아니라 바다를 찍고 있다.”고 말했음에도 해군은 사과를 하지 않았다.
이것은 단순히 군인 한 개인의 일탈이나 우발적인 감정 과잉으로부터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 민간인을 보호하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 주장하는 군인이, 기지 앞에서 바다의 풍경을 기록하는 시민을 향해 저주와 폭언을 퍼부은 바탕에는 제주해군기지가 있다. 시민을 '감시와 척결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군 안팎의 비뚤어진 적대감과 묵인이 초래한 해군의 조직적 책임이자 엄연한 국가폭력의 연장선이다.
제주해군기지는 태생부터 시민들의 눈물과 피땀을 쥐어짜며 세워진 폭력의 산물이다. 과거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정부와 군이 기지 건설 과정에서 반대하는 주민과 활동가들을 향해 얼마나 야만적인 물리적 폭력과 불법 사찰, 인권유린을 자행했는지가 만천하에 드러난 바 있다. 국가가 안보라는 미명 하에 공동체를 파괴하고 시민에게 가했던 그 잔인한 폭력의 역사가, 2026년 오늘날 정문 앞 군인의 입을 통해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지난 6월 12일 미해경함 입항을 규탄하는 피켓팅 과정에서 해군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고령의 여성 활동가를 밀치며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민간에 대한 해군의 폭력과 탄압이 고착화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치 않을 수 없다.
해군에게 촉구한다. 지금 즉시 해당 근무자를 엄중 처벌하고 피해 감독에게 공식 사과하라. 나아가 제주해군기지에 근무하는 전 장병과 군무원들을 대상으로, 과거 이 기지 건설을 위해 국가가 어떤 반인권적 폭력을 자행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인권 및 국가폭력 역사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라. 자신들이 발을 딛고 서 있는 공간이 얼마나 많은 시민의 고통 위에 지어졌는지 알지 못한다면, 이와 같은 반인권적 망동은 언제든 되풀이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하나뿐이다. 평화의 섬 제주에 강제로 들어앉아 끊임없이 갈등과 폭력을 생산해 내는 제주해군기지는 결국 폐쇄되어야 마땅하다. 군사기지가 있는 한 평화는 올 수 없으며, 시민을 향한 군의 총구와 폭언 역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김감독에게 가해진 폭언 사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제주의 바다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제주해군기지가 완전히 폐쇄되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고 투쟁할 것이다.
2026년 7월 21일
강정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