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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사랑방산악회 설악산 대청봉에 오르다 2014.10.17-18
엘지사랑방산악회 10월 산행이 설악산으로 공지되고나서 많은 갈등이 있었다. 전날 대학 산우회에서 단양8경을 야유회겸 가게 되어 있어 연짱이 되니 무리가 아닐까? 그보다 무엇보다 큰산을 근년엔 무릎 때문에 자제하고 있는데 과연 괜찮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늘 엘지클럽에서 만나는 문길구회원 왈 "혼자 어떻게 가? 같이 가자" 하는 강권도 있고. 그래, 서로 도와가며 천천히 가면 되지--하고 신청을 했다. 늘 산행기록을 남기기 때문에 예전 산행기를 들춰보니 60대 나이에 대청봉을 6차례 오른 기록이 있다. 이번과 똑같은 코스도 세번 있었고 천불동코스도, 한계령-귀때기청봉-장수대코스도 두번 있었다. 대청봉에 오른다는 큰 의미는 없지만 나이 칠순이 넘어서는 처음이기에 의미를 두기로-
17일 아침 9시에 잠실운동장에 모이니 모두 13명이다. 알고 있던 인원보다 적다. 여러가지 사정이 있단다. 어젯밤 단양에서 늦게 귀가하여 피곤할텐데도 긴장한 탓인지 잠이 오지 않는다. 카메라 스마트폰 등 필수도구를 완전 점검하고 마음속으로 무사등반을 기원해본다. 차창밖으로 내다보니 벼가 노랗게 익어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다. 빨간 코스모스가 "잘 다녀오세요" 하며 손을 하늘거리며 인사한다. 산야의 단풍은 아직 이르지만 녹색이 조금 누렇게 변하고 있다. 계절이란 신기하다. 다소 차이는 있어도 어김없이 과정을 밟는다. 김유덕총무가 이틀간의 스케쥴을 알려준다.
첫날은 백담사입구에서 점심을 먹고 백담사 탐방과 백담사계곡의 단풍구경을 하기로- 다음날 새벽4시 기상,6시에 한계령에서 산행시작-끝청-중청대피소-대청봉-오색으로 하산 순이고 산행시간은 넉넉히 잡아 12시간이다. 예전 기록을 보면 8시간이니 4시간의 여유가 있으니 무조건 천천히--다소 안심이 된다.
백담사와 백담계곡 단풍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 불과 2시간반만에 백담사입구에 도착했다. 점심은 황태전문식당에서 황태탕으로 하기로 했다. 이른 점심을 먹고 일단 숙소에 짐부터 풀었다. 백담사 가는 버스를 타기로 하고 샤틀버스 타는 곳에 가니 줄이 한없이 길다. 그러나 연이어 버스가 오니 줄은 금새 줄고-- 백담사계곡은 언제 보아도 맑고 아름답다. 지금이 단풍이 한창이라 더욱 명경지수에 알록달록한 단풍이 그림자를 띄우니 한폭의 수채화이다.
백담사에 내려 경내를 자유롭게 산책하면서 구경한다. 만해기념관에도 들어가 보고 전두환 전대통령이 갇혀살던 방도 들여다 보고 빨간 야광나무 열매도 감상하고 샛노란 은행나무 단풍과 일주문 밖으로 보이는 불그수레 단풍진 산을 한 프레임 속에 넣으니 멋진 사진이 된다. 좀 일찍 내려가면서 백담계곡의 단풍구경을 하기로 했다.
단풍 색도 가지가지이다. 새빨간 단풍나무는 물론 누런 참나무류의 단풍도 멋이 있다. 갈색단풍도 내가 질소냐 한다. 계곡에는 바위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하얀색의 기암들이 단연 돋보인다. 모양이 특이해야 시선을 끈다. 멀리 파란하늘과 흰 구름 거기에 어우러진 단풍진 산도 아름답기는 뒤쳐지지 않는다. 자연 발걸음이 늦어진다. 오가는 샤틀버스에 손을 흔든다. 기사는 거수경례로 답을 한다. 장장 8km이다. 어제도 많이 걸었기에 발가락에 물집이라도 생기면 내일 산행에 지장이 있다. 조심스럽다.
저녁은 속초로 가서 회를 먹기로 했다. 속초중앙시장으로 방향을 잡았다. 중앙시장 지하층은 생선회집이 집결되어 있다. 할머니집에서 자리를 잡고 큼직한 방어와 민어 각 한마리씩 회를 뜨고 매운탕을 끓이게 했다. 회치는데 혹 삥이 있을까봐 회장 사모님이 끝까지 감독관으로 책무를 다 하셨다. 회장 부부는 한분은 송도,또 한분은 영도 출신이라며 바다 생선에 관해서는 절대 양보를 안하는 실력가란다. 과연 맛도 좋고 양도 많았다. 윤병수회원이 모처럼 참가하면서 호주에서 산 양주 죠니워커 더불블랙 1리터 병을 갖고 왔다. 고급 회안주에 양주-제대로 격이 어울린다.
얼큰해진 분위기에 그냥 갈수 있느냐며 차안에서 카라오케의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진다. 알고보니 이날이 이근모회장의 74회 생일날이란다. 주위의 생맥주집을 찾아 2차로 생맥주 6천cc를 시켜놓고 쵸코파이에 초를 얹어 해피버스데이 축가합창과 박수로 축하해 주었다. 내일 결전을 앞두고 일찍 잠자리에 들자며 숙소로 향했다. 남자 방2개에 여자방 1개로 방배치를 했다. 우리방은 기사까지 6명이 한방에 자야한다. 술까지 마셨으니 코고는 소리는 당연지사. 잠을 설쳐도 하룻밤이며 되니 불평이 없다.
황태탕으로 중식 황태 전문식당 샤틀버스타는 곳 백담사 사천왕문 극락보전 나한전 만해관 만해기념관 만해기념관 내부 만해 서예작품
빨간 야광나무 열매 노란 은행단풍 백담계곡 곽송희와 문길구 회원 회장부인과 김영식여사 단풍도 가지가지 흰 바위 개울물에 단풍그림자가 명경지수 문길구/김영식/윤병수/곽송희 단풍 백석과 황금물결 구채구 못지않다.
낙엽이~ 방어와 민어회로 포식하다
죠니워커더블블랙 양주도 회장 생일 파티
랜턴 불빛으로 한계령을 출발하다. 결전의 날이다. 아침 기상은 4시. 모닝콜이 없어도 자연 기상이 된다. 간단히 세수와 양치만 하고 아래층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다.두고 가도 될 짐은 챙겨서 다른 가방에 넣고 간식거리,물2병,도시락 그리고 내피나 겉옷 등 여분의 옷을 넣으니 가방이 가득하고 무게도 보통이 아니다. 특히 도시락이 무겁다. 이 도시락은 김유덕총무가 준비한 전투식량인데 고산에서 밥과 반찬을 데워서 볶음밥으로 먹게 만든 고안품이다. 사용법을 열심히 배웠다. 한계령에 도착, 두사람과 김총무는 흘림골과 주전골로 가고 나머지 10명이 한계령에 내려 인원점검과 함께 산행이 시작되었다. 정확히 6시 10분이다.
나무계단부터 시작되는 한계령 계단길-어두운 길을 순전히 이마에 단 랜턴의 불빛으로 오른다. 아직 산행의 출발이라 속도가 붙지 않은데다 줄을 이어가는 행렬에서 한사람이 쉬면 자연 전체가 느려진다. 예전 기록을 보니 삼거리까지 1시간 10분이 소요되었는데 이번 산행의 경우는 무려 1시간 50분이 걸렸다. 그만큼 속도를 줄이니 힘은 덜 들겠지-- 가는 도중에 어둠이 가셔지고 멀리 먼동이 트기 시작한다. 우측 산봉우리 위로 이미 해가 떠있다.아직 붉은 기운이 확연하다. 카메라로 일출사진을 남긴다. 나의 짝인 문길구회원이 다리에 쥐가 난다며 속도가 느려진다. 도중에 노일용선배의 침으로 응급처치하니 다소 좋아진듯-평소 사용치 않던 근육이 갑작스런 부하가 걸리면 쥐도 나고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삼거리에 도착하니 8시. 삼거리란 길게 뻗은 서북능선 중에서 좌측으로 귀때기청봉이 우측으로 중청과 대청봉이 자리하는 갈림길이다. 세갈래 방향표지판이 서 있다. 한계령에서 온 거리가 2.3km,대청봉까지는 6.0km, 그리고 귀때기청봉까지는 1.6km이다. 귀때기청봉(1578m)은 이름도 괴이하다. 예전 대청(1708m),중청(1676m),끝청(1610m) 삼형제봉에게 자기가 제일 높다고 으시대다가 세형제에게 귀때기를 맞고 멀리 날라갔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 봉우리이다. 다른 봉우리와는 달리 육산인 것이 특징이다.
끝청을 중간목표로 삼거리에서 일행이 다 모였다. 흩어질까 중간중간 모였다가 가기로 했다. 다음 목표지는 끝청이다. 끝청까지 가는 길은 암능과 경사길이 많다. 한참을 오르면 또 내리막 길이 나타난다. 내려가면 또 오를텐데 왜 자꾸 내려가야하는지 여태껏 올라온 시간과 노력이 너무 아깝다고 투덜댄다. 험한 바위길을 갈때는 스틱이 방해가 된다. 맨손으로 바위를 타야 안전하다. 높은 지형이어서인지 주목 고사목도 많이 보인다.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마가목나무 열매를 소주와 같이 숙성한 마가목주는 산악인들에게 인기다. 높이 오를수록 멀리 용아장성의 빼어난 경치가 온통 시선을 다 뺏는다. 용아장성 뒤로 공룡능선이 줄지어 서 있다. 11시반경이 되어서야 끝청에 도착했다. 해발 1610m의 끝청이다. 높이로 따진다면 100m만 더 오르면 대청봉이다.
끝청에서 중청까지는 고사목과 껍질이 하얀 자작나무 그리고 빨간열매의 마가목이 아름다운 경치를 더욱 눈부시게 만든다. 중청 인근에는 큰 나무들이 보이지 않는다. 거센 바람 때문인지 키도 작고 나무줄기 방향이 한쪽으로 쏠려있다. 중청의 희고 둥근 기상대가 멀리서도 시선을 끈다. 중청봉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고 아래쪽 중청대피소는 숙박시설도 갖춰져 있다. 인터넷예약만이 가능하다. 여기서 잠을 예약하고 잔 기억이 있다.
1차휴식 일출 귀때기청봉
한계령을 떠나 1KM지점에서
껍질이 하얀 자작나무 아침햇살로 붉게물든 설악산 거친 숨을 쉬면서 쉬어가세 뒷팀을 기다리며 험준한 바위들 도끼날같은 바위들이 줄을 서 있다. 너덜바위를 기어가면서 능선이 누에허리처럼 보인다. 기암괴석이 수도 없이 많다. 소나무 아래로 멋진 설악산이 펼쳐진다. 쥐나는 것도 두렵지 않다. 침놓는 의사가 있으니- 고사목도 나타나고 용아장성이 펼쳐진다. 하늘높이 솟은 고사목 드디어 끝청에 도착 멋진 산수화를 그린다.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이 시선을 멈추게 한다.
아! 마침내 대청봉에 서다 예상대로 중청대피소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었다. 눈앞에 그렇게도 그리던 대청봉이 우뚝 서 있다. 대청봉을 향해 사진을 찍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우리 일행도 중청대피소를 지나 대청봉으로 가는 나무계단에서 단체사진을 남겼다. 정작 대청봉 정상에서는 단체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 마지막 안간힘을 다한다. 정상까지는 불과 500m이지만 여간 힘드는 게 아니다. 사력을 다해 마지막 힘을 쏟아붓는다. 드디어 최후의 골인점이다. 시계를 보니 1시정각이다. 물경 7시간 가량 걸렸다. 정상에는 엄청난 인원들이 운집해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줄을 서라고 야단들이다. 표지석 옆구리에서 간단히 인정샷을 남기고. 일행이 한장소에 다 모여 앉았다. 중식을 여기서 먹기로--
전투식량이라는 별명을 가진 생전 처음보는 도시락이다. 번호의 지시대로 하면 밥이 데워지고 쇠고기(혹은 닭고기)소스와 김치찌개국물이 데워져 이를 밥에 비벼서 먹는 순서이다. 데우는데 20분이 걸리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오늘은 날씨가 춥지 않아서 큰 효과는 보지 못했지만 추운 날씨에는 인기가 대단할 것 같다. 10명의 일행이 이상한 도시락에서 김이 풀풀 나는 걸 보면서 지나던 등산객들이 신기한 듯 쳐다본다. 식사시간 중에 하늘에는 헬기가 계속 대청봉을 촬영하기 위해 빙빙 돌고 있다. 손을 들어 반가운 표시를 해준다. 나중에 들으니 뉴스의 상당한 시간을 설악산 대청봉의 인파를 비추었다고 한다.
중청의 기상대 대청봉 아래에 중청대피소가 우리를 기다린다. 용아장성과 공룡능선
중청은 출입이 금지 중청대피소에는 인산인해 나무가 한쪽으로 쓰러져 있다. 바람 때문이라고 모처럼 전원 다 모였다. 대청봉을 배경으로 대청봉에서 문길구/김영식여사 필자도 기념으로 식사시간
전투식량 도시락 헬기가 떴다.
오색코스의 몸서리나는 돌계단 하산길은 오색으로 내려가는 급경사 계단길이다. 예전보다 인위적인 계단길을 많이 만들긴 했지만 역시 어려운 급계단 코스이다. 나무계단,폐타이어를 붙인 계단길도 있지만 돌계단이 많았다. 잘못 헛디디면 다치기 쉬워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사람에 따라서는 토끼처럼 오르기를 잘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리막길을 잘 가는 사람도 있다. 5km의 긴 거리를 계속 내리막 계단길을 가다보니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다. 무릎고장으로 특히 내리막 길을 조심해야 하는지라 시간이 걸린다. 3시간을 예상하고 하산을 시작했는데 과연 가능할지--
다행히 절반가량 하산했을 때 물소리가 요란하더니 계곡이 나왔다. 계곡에 발을 담그며 휴식시간을 가졌다. 발이 시릴 정도로 물이 차다. 3시간 반가량 걸려 대부분 일행이 모였다. 버스를 불러올렸다. 버스를 타니 정각 6시를 알린다. 처음 김유덕 총무가 일정표를 잡은 12시간이 다 걸린 셈이다.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전대원 무사안전하게 도착하여 기쁘다. 이제 귀가길이 바쁘다. 피곤한 몸을 버스의자에 눕힌채 차는 빠른 속도로 달린다. 저녁식사를 홍천 화로구이집에서 하기 위함이다. 화로구이집에서 맛있는 돼지고기 화로구이로 배를 채운후 다시 서울로--기사가 그의 노래실력을 뽐내며 유행가를 불러댄다.
돌계단이 시작된다 정상에서 2KM하산하면서 고도는 600M 낮아졌으니 급경사를 짐작하고도~ 계곡물이 반갑다. 오색에는 아직도 단풍이 한창이다. 오색 하산지점에는 버스와 승용차가 하산객을 기다리고 홍천의 화로구이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영혼이 행복한 날 버스에서 나오는 흥겨운 노래를 들으며 한편 오늘 하루의 고된 등산과정을 돌이켜 본다. 나이탓인지 그간 산행을 안한 탓인지 분명 힘이 많이 들었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한 기쁨은 형언할 수 없이 기쁘다. 하산후 집에 전화를 했다. 걱정을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나이 70 넘어 대청봉 정상에 오른 것도 나의 버킷리스트의 하나가 되겠지? 몸은 피곤해도 영혼은 행복한 날이다.
금전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스폰서한 이근모회장님,모든 계획을 빈틈없이 하여 완벽한 진행을 한 김유덕 총무, A팀 팀장으로 고생한 김춘식 대장 첫날 저녁 회식비를 부담한 노일용선배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참가한 전회원들 수고도 많았고 이날의 기쁨을 잊지말고 좋은 추억으로 남기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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