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일듯 싶습니다. 어느날 이른 아침에, 연세가 60은 넘으신 풍체가 좋으신
남자 거사님이 스님! 스님! 하고 찾고 있었습니다. 그때 공양을 먹고 나서 책을
잠시 보다가 뉘신데 이른 아침에 저를 찾으시는지 하고 보니,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표정에서 뭔가 다급한 일인듯 싶구나 생각을 하고는 거사님, 안으로 들어오세요.
차 한잔 드릴까요? 아닙니다. 냉수나 한잔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여 물을 한잔
막 건내고 나니, 거사님 왈, 스님 저는 이 절에 다니는 000게 남편 됩니다.
아 그 00보살님! 반갑습니다.. 그런데 다급한 일이 있으신듯 합니다.
네. 사실은 저에게 큰 딸이 있는데, 사위가 지금 병원에 있습니다. 그런대요?
그 사위가 약을 먹고 자살을 했습니다. 아, 네.. 그럼 사십구재를 모시려고 하나요?
아닙니다.사실, 사위 집안에 사는 것은 괞찮게 살고 있는대, 결혼하여 10년이
지나도 아이가 없어서 시어른들이 이만 저만 말이 많았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위도 직장에서 직위가 좋고 해서 남들에게 전혀 꿀릴 것이 없었는데
아이가 아무런 이상도 없는데 생기질 않았어요. 이제 나이가 사십이나 되었으니
부모님이나 만나는 사람들이 말을 건넬적 마다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아왔던지
며칠전에 음독자살을 했습니다.그래요.. 참 안되셨네요.. 그런데 병원에
인공호흡기를 끼고 억지로 연명하고 있는데 어제 병원에서 가망이 없으니
그냥 호흡기를 빼고 보내주라는 것을 들었습니다.
스님! 제게는 큰 딸이 오른팔과 같습니다. 하면서 노거사는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스님, 송구스러운 부탁인듯 싶지만 스님께서 기도를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기도라, 어떤 기도를 말하시는지... 어떻게 해서든 이 생명을 잡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정은 딱하지만 이미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 이거늘 어떻게 기도해서 되겠습니까?
스님, 제발, 제발 한번만 기도해 주세요.. 아 하..이거참..
거구의 몸에 연신 흐르는 눈물을 흘리며 메달리는 분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거사님!
제가 기도는 잠시 해 보겠습니다. 그러나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그리고 제가 기도하는 동안 뒤에서 절을 하세요.. 네.. 그러겠습니다.
법당으로 들어가서 나는 지장보살을 염했습니다. 내 마음에서의 움직임을 보면서...
그런데 어느 순간, 아 살겠구나... 염불을 마치고, 거사님, 이리 앉아보세요..
사위님을 살릴 수 있을듯 합니다. 대신 제 말씀대로 꼭 하셔야 합니다.
뭐든 말씀만 하세요.. 스님, 지금 당장 중환자실로 가서 병실 밖에서
부인과 딸과 함께 땅바닦에 지장보살을 부르시면서 누가 오고가던 생각지 마시고
이 절쪽을 향하여 무릎에 피가 날때 까지만 절을 하십시요. 그러면 반드시
사위가 일어납니다. 이것은 다른 누가 할 수 없고, 반드시 거사님과 부인,
그리고 딸이어여만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스님 지금 당장 가서 하겠습니다.
네, 그러세요.. 얼른 가세요.육중한 몸을 이끌고 내려 가시는 거사를 뒤로하고
나는 지장보살님께 부탁을 드렸다.아마도 저 불자가 지성으로 부처님을 찾을 듯 하니,
부처님께서 한번 다녀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무 지장보살..
하루가 지난 다음날, 10시쯤이나 되었을까, 거사님한태 전화가 왔다.
스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00대학병원에서 원장이하
모든 전문이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이런 사례가 없었다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하 하 그래요.. 지장보살님께서 우리 거사님과 가족들의 정성에 감응을 하신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호전이 되고 있다니,, 그런데 완전히 나을까요? 하 하 하 중생의 업이
사라지고, 부처님이 강음하시는 대는, 내 경험으로 봐서는 완전히 장애 없이
일어날것이니 아무 염려 마시고 이제부터는 아침 저녁으로 지장보살을
계속해서 염불로 3천번을 염하세요.. 네. 스님 , 스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나는 지장보살님께 들어가서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지장보살님! 사바세계의
한이 없는 중생 중에 또하나의 생명을 제도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직은그래도 세상에 쓸만한 중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서원대로 인연없는 중생들이라도 다 건져주시길 바랍니다. 나무 지장보살..
이틀만에 밥을 먹고 사흘째 되는 날에 퇴원을 하였다.병원에 전례가 없는
일이라 하여 조사하여 보고 하고 학계에 난리가 났었다고 한다.
나흘째 되는날 거사가 다시 왔다.
스님!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스님의 도움으로 우리 사위가, 아니 우리집안
사람들을 살렸습니다. 연신 감사의 뜻을 전하시는 거사님에게 저의 힘이 아닙니다.
이것은 지장보살님의 자비원력이지 어찌 저 같은 사람의 능력이라 하십니까,
법당에 가셔서 부처님께 감사를 드리세요..
아..네.. 스님.. 거사는 법당에 가서 한 동안 기도를 하였다.
한참후에 나온 거사님은 말하기를 스님, 저는 부동산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제가 이절에 집사람하고 열심히 다니도록 하겠습니다. 이 적은 보시지만 받아주세요
하 하 그것은 부처님전에 올리고 가세요. 앞으로 열심이 지장보살님을
믿고 의지하겠습니다. 남은 인생을 다해서, 열심히 지장보살님을 섬기겠습니다.
하 하 좋으신 말씀 고맙습니다. 이리 좋은 결과로 좋은 인연을 만나니 저 또한
너무 기쁨니다. 하. 하. 하.이 거사님은 그 당시 지장암의 거사대표 회장으로,
서울로 이사를 가시기 전가지 회장직을 열심히 수행했다. 아마도 지끔쯤은
돌아 가셨을 것이다. 인생은 순간이다. 즐겁게 살면 1년, 10년이 잠깐이지만,
업장이 두터워 괴로움의 연속인 사람에게는 하루가 십년처럼 느껴진다.
모두에게 같은 시간이거늘, 부디 선업을 많이 쌓고 악업을 짓지 않는 삶을
살아주기를 기대 하면서....
-지장사 승현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