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령구조곡을 무사히 넘은 봄이 이식쿨호*1에 닿을 때까진 한랭 삼동이 소요됩니다
퍼플빛 금강초롱꽃을 만나기 위해서는 마식령을 맨발로 넘어야 합니다
바람이 론도로 불고 장수만리화가 황금빛 속옷을 흔들며 다가오기까진 몇 CC의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나른강*2에 봄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까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아불가습씨와 아르슬란씨*3의 아궁이에 모닥불이 꺼지면 화양연화 같은 아지랑이 군단이 피어오를 것입니다
처녀치마꽃이 제 몸에 보라피톨을 칠하면 우리 생애 마지막 봄이 타쉬바샷*4 낮은 굴뚝에 도착하리라 믿습니다
그때 나는 몇 안 되는 가솔을 이끌고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지는 낭림산 어느 객사에서 졸본아타*5로 가는 차편을 묻겠습니다
아직도 삼동을 넘으려면 모피 양말 두 켤레로 냉혹을 견뎌야 합니다
봄이 와서, 낯익은 봄이 와서 청천가람가의 버드나무잎을 새롭힐 때
나는 0.5도 이하의 시력으로 회령남녘 아침놀을 열 필 숙고사처럼 바라보겠습니다
내 늑골 아래 잠든 북(北)이여
그때까지만, 그때까지만 물소리 잘게 부수며 몸 성하기를!
*1; 이식쿨호 ; 키르기스스탄의 호수,
*2; 나른강; 키르기스스탄의 강 이름
*3; 인명
*4, 5; 타쉬바샷, 졸본아타 ; 키르기스스탄의 지명
천 송이 꽃에도 나비는 외로우니
유구를 아느냐 운문산이 물으면 비슬산 구절초가 나 대신 대답한다
이 산 기슭에도 나려선국(羅麗鮮國)*1 이 치차처럼 차례로 지나갔으니
돌아보면 만 리 길 노을은 붉고 지금은 오산천(川)에 좋이 씻은 진흙 신
내 본시 소엽도 후강*2도 못 익혀 율려 없는 시 한 줄 구름에 띄우며
굴참나무 잎그늘 아래 놀러오는 청령호접이나 기다리리
낙산에 해 저물면 밤이슬은 차고 홑이불 끌어 덮는 수잠은 여려
바람이 부쳐 오는 편지는 수 십 타래
천 송이 꽃에도 나비는 외롭고
성근 울바자 아래 맨드라미만 붉어
연지새 싸라기로 울면 엉클어진 생각은 갈래갈래
수백 결 머리칼만 만지고 떠난 해그늘(日暮) 스무 해
*1, 나려선국(羅麗鮮國);신라 고려 조선 대한민국
*2, 소엽, 후강; 고악곡의 형식, 부록 용어풀이 참조
메나리조 한 가락
수청목*1 이파리에 물든 남포적삼 말려 입고 물봉숭아 진홍에 물든 고의잠방이 입고 가면 만날 수 있을까 행화씨 돌에 갈아 구멍을 내고 보릿짚 대궁 꽂아 호들기를 불며 가면 만날 수 있을까 떠나간 예순 해 잘도 피던 철쭉꽃, 헤어진 만 리 길 뜨겁던 백일홍, 여울 가 목매기는 생황소리로 울고 풀언덕 염소는 나각 소리로 우는데 버들가지 물올라 껍질 비틀면 어느덧 손가락엔 옛날 불던 초적 하나 음절도 장단도 없이 하늘로 띄우는 슬픔보단 기쁘고 아픔보단 애잔한 누누백 년 논밭에 심고 가꾼 메나리*2조 한 가락
*1,수청목(水靑木); 물푸레나무
*2,메나리; 농부들이 논에서 일하며 부르는 노래
월동엽서
순이, 손을 몇 번 불어서 그 겨울은 지나갔나
미나리 잎새 얼어서 얼음 밑에 묻혀 있던 그 겨울
장작개비 책보에 얹고 가던 등굣길
소백산맥 끝 웅크린 골짜기
너는 전근 가는 아버질 따라 진주ㄴ가 사천인가로
닳은 고무신을 끄을며 떠났지만
얼음이 얼다 녹던 축축한 묏부리에 앉아
마른 잔디만 집어 뜯던 나는 지금
허언을 괴로워하는 삐걱이는 강의실 계단을 오르내린다
스물이 지나 서른이 되어서 너의 그 검정치마도
세상 따라 모양이 달라졌겠지만
진주ㄴ가 사천인가의 언덕 아래 조그만 마을에서
너는 이제 두 번째 아이를 낳고
들길에 나가 너의 아이들에게
새로 핀 꽃 이름을 가르치고 있는가
이 겨울에 난로 꺼지면 나는 양말을 갈아 신고
저 죽은 풀빛의 들판이나 밟으면서
겨울의 가장 따뜻한 곳으로 걸어가야겠다
눈이 내리면 다시 시린 손을 불며
생의 노래
움 돋는 나무들은 나를 황홀하게 한다
흙 속에서 초록이 돋아나는 걸 보면 경건해진다
삭은 처마 아래 내일 시집갈 처녀가 신부의 꿈을 꾸고
녹슨 대문 안에 햇빛처럼 밝은 아이가
잠에서 깨어난다
사람의 이름과 함께 생애를 살고
풀잎의 이름으로 시를 쓴다
세상의 것 다 녹슬었다고 핍박하는 것
아직 이르다
어느 산기슭에 샘물이 솟고
들판 가운데 풀꽃이 씨를 익힌다
절망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지레 절망을 노래하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꽃잎 하나씩은 지니고 산다
근심이 비단이 되는 하루
상처가 보석이 되는 한 해를 노래할 수 있다면
햇살의 은실 풀어 내 아는 사람에게
금박 입혀 보내고 싶다
내 열 줄 시가 아니면 무슨 말로
손수건만한 생애가 소중함을 노래하리
초록에서 숨 쉬고 순금의 햇빛에서 일하는
생의 향기를 흰 종이 위에 조심히 쓰며
회색 돌에 대해 시를 쓰고 싶을 때
지붕과 멀어서 별은 반짝인다
엽록들이 사라진 밤에도 돌들은 신생을 부르고
이른 잠을 청하는 이파리들의 밀어를 듣는 시간에는
돌의 귀가 맑아진다
수 세기의 평화처럼 나무는 잠들고
오늘 새로 핀 꽃들은 이 세상이 처음이어서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눈을 뜨고
백 년 뒤의 햇볕을 당겨와 몸속에 저장한다
네 몸에 꽃잎 닿을 때 아프지 않은가, 돌이여
그러나 제 몸에 내려온 꽃잎의 기억으로
돌은 백 년을 견딘다
대낮을 편식하고 절연의 어둠으로 걸어가
더욱 단단해진 육체의 소유자
돌을 쪼개 보면 무수한 한낮이 쏟아진다
돌의 미덕은 도저한 견고함이다
수정을 잉태한 지고한 사랑
견디며 기다린 피그말리온의 생령이다
여자를 위하여
너를 이 세상의 것이게 한 사람이 여자다
너의 손가락이 다섯 개임을 처음으로 가르친 사람
너에게 숟가락질과 신발 신는 법을 가르친 사람이 여자다
생애 동안 일만 번은 흰 종이 위에 써야 할
이 세상 오직 하나 뿐인 네 이름을 모음으로 가르친 사람
태어나 최초의 언어로, 어머니, 라고 네 불렀던 사람이 여자다
네 청년이 되어 처음으로 세상에 패배한 뒤
술 취해 쓰러지며 그의 이름 부르거나
기차를 타고 밤 속을 달리며 전화를 걸 사람도 여자다
그를 만나 비로소 너의 육체가 완성에 도달할 사람
그래서 종교와 윤리가
열 번 가르치고 열 번 반성케 한
성욕과 쾌락을 선물로 준 사람도 여자다
그러나 어느 인생에도 황혼은 있어
네 걸어온 발자국 세며 신발에 묻은 진흙을 털 때
이미 윤기 잃은 네 가슴에 더운 손 얹어 줄 사람도 여자다
너의 마지막 숨소리를 듣고
깨끗한 베옷을 마련할 사람
그 겸허하고 숭고한 이름인 여자
시인이 걷는 길이 가장 아름다운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풀밭은 목차가 없어서 어디서 읽어도 목차다
나뭇잎 한 장에 쓰인 먼 소식을 이틀 동안 아껴 읽는다
오늘이 하루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고 긴 끈을 던져 오후를 문고리에 묶는다
풀잎에게 어서 이불을 덮으라고
어둠 아니면 누가 저리 자상히 일러 줄까
이파리들이 밤에도 잎맥을 만든다는 걸 생각하면
풀잎이라는 말이 성서의 구절보다 경건해진다
그런 땐 꽃을 지우고 난 나무는 무얼 기다릴까가 궁금하다
내 서정은 흰 종이처럼 여려
벌레를 덮어주지도 못하는 헝겊에 말의 수놓으며
오늘도 발에 밟힌 이름들을 생각하다 잠든다
시인이 걸어간 이 길이
가장 아름다운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맑은 날,
맑은 날 베옷 빨아 너는 이는
내 어머니다.
햇살 좋은 날 장독을 씻어 댓돌에 엎어놓는 이는
내 어머니다.
쨍쨍한 날 무채를 썰어 덕석에 너는 이는
내 어머니다.
햇빛 부신 날 배추잎에 손 닦고
지붕에 널린 고추를 내려 바구니에 담는 이는
내 어머니다.
뉘엿뉘엿 해질 때 이마에 손차양을 하고
자꾸 들녘 끝을 바라보는 이는
내 어머니다.
내 어머니는 서른다섯 해 전에 돌아가셨다.
지금도 내 이웃에는 옛날의 그 어머니가
서른 아니면 마흔 분, 여릿여릿 사신다.
새벽별
네 허락 없이 네 이름을 불러도 되겠니?
색연필로 네 얼굴을 그려도 되겠니?
흙 위에 누옥을 짓고 맨드라미와 함께 사는 내가
너를 보고 싶다, 그립다 말해도 되겠니?
내 가진 말이 부족해
너를 메밀꽃이라 불러도 되겠니?
단추꽃이라 불러도 되겠니?
네가 한밤 내 가르쳐준 것을
내 시에 옮겨 써도 되겠니?
나비에게도 못 간 내 발이 몇 천만 걸음 걸으면
너에게 닿을 수 있겠니?
새 날개를 빌려 타고 가면
일흔 먹은 지구 아이 하나 멀리서 왔다고
문 열어놓겠니?
내 사는 곳은 아직도 전쟁의 공포가 있는 분단 나라야.
입국심사에도 통과 못한 나를 그래도 받아주겠니?
너에게 줄 게 없어, 한 꾸러미 여섯 개
갓 낳은 달걀을 들고 찾아가는 나를.
꽃이 지니 잎이 피네
꽃 지고 잎 피는 방향으로 생을 옮겼다.
그때 나는 나무에게도 생활이 있다는 믿음을 얻었다.
저녁엔 꽃을 보내면서도 울지 않는 나무를 안아본다.
나무를 안으면 사랑에 빠질 것 같다.
지상의 아름다운 한 때를 오래 기억하려고
꽃자리 아랫단에 편 겹겹 잎자리
나쁜 이파리는 없다고 쓴 적이 있다.
혈관을 터뜨리며 떠나는 저 붉음
떨어진 꽃잎을 주워 잎에 붙인다.
다 닳은 봄을 주워 바늘로 깁는다.
꽃이 지니 잎이 핀다.
지는 꽃을 잎에 붙이는 것은
생과 사의 국경에 한참을 머무는 것
꽃이 마르는 동안의 기쁨을 사나흘만 간직하는 것
잃어버린 기타를 찾은 영화 속 소년처럼
마흔 살
힘껏 오그리고 살았으니 힘껏 펴기라도 해봐야지
맘껏 쪼그라지기도 했으니 맘껏 다림질이라도 해봐야지
씨름꾼처럼 넘어졌다가 유도선수처럼 벌떡 뒤집어라도 봐야지
했던 마흔 살
그래도 뒤돌아보면 버드나무는 휘어지고
진달래는 붉게 타고 찔레꽃은 하얗게 웃고
뚜깔나무 이파리 따 휘파람도 불며
숨차게 언덕을 넘던 마흔 살
초승이 반달로 가고 반달이 온달이 되어도 기다리는 소식은 감감했던
뒷골목 바람 찬데 손잡아 줄 이 아무도 없이
누구도 부럽지 않고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데
바람처럼 달리고만 싶었던 마흔 살
조금만 아프고 싶었던, 한 번만 죽어 볼까도 싶었던
그러나 봄풀같이 돋을 수밖에 없었던 마흔 살
돌멩이 같이 뭉치던, 낫같이 벼리던, 면도날 같이 반짝이던
지금은 저 혼자 가고 없는
웬수 같던, 사랑 같던 마흔 살
삶이 그렇게는 무섭지 않다는 것을
열매를 맺어본 나무들은*
겨울을 넘겨본 나무들은
알락할미새를 앉혀본 나무들은
너구리를 숨겨줘 본 나무들은
소낙비를 맞아본 나무들은
흰 눈을 맞아본 나무들은
봄을 기다려 본 나무들은
부러진 가지를 떼어
새 가지를 돋우어 본 나무들은
바람 불 때 휘파람을 불어본 나무들은
안다
견딤이 그렇게는 어렵지 않다는 것을
삶이 그렇게는 무섭지 않다는 것을
*울라브 하우게「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에서
흰 꽃 만지는 시간
아무도 없다고 말하지 마라
하얗게 씻은 얼굴로 꽃이 왔는데
흰 꽃은 뜰에 온 나무의 첫마디 인사다
그런 날은 사람과의 약속은 꽃 진 뒤로 미루자
누굴 만나고 싶은 나무가 더 많은 꽃을 피운다
창고에서 새어 나오며 공기들은 가까스로 맑아지고
유쾌해진 기체들은 가슴을 활짝 열고 꽃밭을 산책한다
햇살의 재촉에 바빠진 화신은 좋아하는 사람께로 백리에 닿는다
눈빛 맑은 사람 만나면 그것만으로 한 해를 견딜 수 있다
흰 꽃 만지는 시간은 영혼을 햇볕에 너는 시간
찬물에 기저귀를 빨아 대야에 담는 사람의 흰 손이 저랬다
아름다운 사람이 앉았다 간 자리마다
다녀간 꽃들의 우편번호가 남아 있다
풀잎으로 서른 번째 얼굴을 닦는다
내일모레 언젠가는 그들이 남긴 주소로
손등이 발갛도록 흰 잉크의 편지를 쓰자
풀잎
초록은 초록만으로 이 세상을 적시고 싶어 한다
작은 것들은 아름다워서
비어 있는 세상 한켠에 등불로 걸린다
아침보다 더 겸허해지려고 낯을 씻는 풀잎
순결에는 아직도 눈물의 체온이 배어 있다
배추 값이 폭등해도 풀들은 제 키를 줄이지 않는다
그것이 풀들의 희망이고 생애이다
들 가운데 사과가 익고 있을 때
내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만의 영혼을 이끌고
어느 불 켜진 집에 도착했을까
하늘에서 별똥별 떨어질 때
땅에서는 풀잎 하나와 초록 숨 쉬는
갓난아기 하나 태어난다
밤새 아픈 꿈 꾸고도 새가 되어 날아오르지 못하는
내 이웃들
그러나 누가 저 풀잎 앞에서 짐짓
슬픈 내일을 말할 수 있는가
사람들이 따뜻한 방을 그리워할 때
풀들은 따뜻한 흙을 그리워한다
작은 이름 하나라도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라도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된다
아플 만큼 아파 본 사람만이
망각과 폐허도 가꿀 줄 안다
내 한 때 너무 멀어서 못 만난 허무
너무 낯설어 가까이 못 간 이념도
이제는 푸성귀 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불빛에 씻어 손바닥 위에 얹는다
세상은 적이 아니라고
고통도 쓰다듬으면 보석이 된다고
나는 얼마나 오래 악보 없는 노래로 불러왔던가
이 세상 가장 여린 것, 가장 작은 것
이름만 불러도 눈물겨운 것
그들이 내 친구라고
나는 얼마나 오래 여린 말로 노래했던가
내 걸어갈 동안은 세상은 나의 벗
내 수첩에 기록되어 있는 모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이름들
그들 위해 나는 오늘도 한 술 밥, 한 쌍 수저
식탁 위에 올린다
잊혀지면 안식이 되고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되는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를 위해내 쌀 씻어 놀 같은 저녁밥 지으며
나무, 나의 모국어,1
돌이 따뜻해질 때까지
돌 위에 앉아 시를 쓴다
오늘은 무슨 일을 하려는지
바삐 일손을 다듬는 햇살
바람이 난생 처음 배운 말을 하며 지나가면
나무에도 조금씩 젖니가 돋아
이파리가 음계를 물고 제 몸 위에 떨어지면
개울물은 비로소 청춘을 회복한다
일생을 서 있는 나무들은 발이 부었지만
잎들은 산맥에 넘겨준 햇빛을 두 손으로 되찾아온다
아버지 나무가 작년에 피웠던 꽃을 빼닮은
올해의 꽃을 들고 서 있는 아들 나무들
가장 가난해서 가장 부자인 나무는 나의 모국어
네가 부려놓은 그늘은 늘 내 머리 위에 있다
나무, 나의 모국어 2
나는 나와 함께 이 세상을 건너는 사람들에게
한 오리 실밥만 한 선물도 보낸 적이 없다
오늘은 시 한 줄 햇빛 보자기에 싸서
발송인 없는 선물을 보내려 한다
작게 작게 생각하면서 익는
열매들의 깨끗한 잇몸 같은
꽃씨가 물고 있는
베낄 수 없는 언어 같은
손바닥에 떨어지는
향기 묻은 새똥 같은
이 말을 읽는 그의 가슴에
금잔화 같은 기쁨 하나 싹 틔울 수 있다면
올해 고령인 돌이 내 무릎 아래서
첫돌배기나 되는 것처럼 나를 올려다 본다
내 손등의 정맥 사이로 날짜와 요일이
소풍 가는 아이마냥 지나간다
아름답게 사는 길
그 작은 향내를 맡고
무밭까지 날아온 가난한 나비처럼
보리밭 뒤에 피어난
철 이른 패랭이꽃처럼
여름밤 화톳불 가에서 듣던
별형제 이야기처럼
개나리꽃에도 눈부셔
마을 앞길을 쫓아가는 병아리처럼
시간
색깔도 무게도 없는 것이
손도 발도 없는 것이
오늘을 만들고 내일을 만들고 영원을 만든다
풀잎을 밀어올리고 강물을 흐르게 하고
단풍을 갈아입는다
누가 그 요람에 앉아 시를 쓰고 노래를 짓고
그림을 그린다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 저 힘으로
첫댓글 김명희A생의노래 할게요
이현미
흰 꽃 만지는 시간
하겠습니다~~^^
김병철님
'시간'하겠습니다~
김순희
풀잎 하겠습니다
김순희 선생님께서
이번 달(8월)
참석이 불가하셔서
김인숙 선생님께서
낭송해 주십니다~
시 선정해서 올려주시면
됩니다~^^
코로나로 인해 2월 목요시낭송회가 8월27일 목요일에 합니다 ^^
김인숙 선생님께서
'작은 이름 하나라도'
신청하셨습니다
부회장님
목시 신청회원분들
확인하시고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