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이민 활동 12년, 글 쓴 숫자 18개. 일년에 1.5개 썼습니다. 내용은 개인의 삶을 노출하지 않고 주로 뜬 구름 위에서 학잡아 먹는 스토리를 썼습니다. 당연히 별 인기도 없었고 그렇다 보니 잘 쓰지도 않고 그런 식이었습니다.
일기를 40년 정도 적어와서 글 쓰는 것은 익숙한 편입니다. 한때 일기를 열심히 쓸 때는 친구들과 술자리 구석에서 일기를 적기도 했고, 만년필로 쓰는 것을 고집해서 만년필도 많이 잃어버렸고 가난했기에 가슴이 멍들도록 아쉬워했습니다. 사각거리며 종이 위를 스쳐지나는 날렵한 감촉은 익숙해지면 몸의 일부분처럼 집착하게 됩니다.
일기를 오래 적어온 입장에서 글을 잘 쓴다 아니다는 아마추어들로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그냥 생각나는데로 적으면 되는 것이니 글을 못쓴다고 하는 이들이 주섬거리면서, 망설이면서 쓴 글들이 일기를 40년 적어온 자와 하등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스스로 낮은 자세를 취한 그들의 겸손함이 더 빛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역이민 카페를 탈퇴했고, 미동부 역이민 카톡방에서도 나오고, 아마도 나는 카페 활동 같은 것은 하지 않고 내게 익숙한 경지인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불행함을 피하자,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자로 돌아가려는데 이렇게 카페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계신 많은 분들이 그렇게 초대받았겠지요.
자고로 초대를 받으면 와인에다가 영혼을 물들이는 꽃다발을 들고 가야하는 것인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역이민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글을 쓰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은 당연한 것. 글이야 40년 동안 일기를 썼으니 쓸게 차고 넘치는데 어떤 글이 보탬이 될 것이냐…를 생각했습니다.
큰 카페가 아니니 광장에서 확성기들고 웅변을 할 것이 아니고, 작은 카페에서 와인을 두고 혹은 한국의 내 집 근처의 계곡의 막걸리집, 특급 주모님이 계시는 <목로주점>의 막걸리 마시듯이 작고 친밀한 글을 쓰자. 내가 주인공이 되어서 사이버 공간의 내 일기장이 되도록 하자. 일기장이 내밀하고 친밀하되 읽어주는 분도 있으니 공동체의 보탬이 되게 쓰자.
제일 먼저, 남자의 저주, 전립선을 주제로서 내 일기장을 쓰기 시작하겠습니다. 아주 긴 전립선의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역이민 나이에 걸리는 분들은 모두 전립선의 저주에 피할 수 없으니, 제 이야기들은 핵폭탄급의 위력이 있는 보탬이 될 것이고, 긴 연재가 끝나고 나면 많은 이들이 정보 고맙다 내 막걸리 한잔 사겠다 라는 격려가 삼천척 폭포마냥 쏟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참고로, 저는 전립선 비대에서 해방되어서 현재 폭포수, 새벽 처녀 오줌발 같은 소변을 봅니다. 남자의 전립선비대는 부인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니 여자분들에게도 요긴한 정보가 되리라 봅니다. 공동체에서 첫 글의 속삭임을 뜬구름이 아니 실용적인 글로 시작함을 자축합니다.
글을 오랫동안 많이 쓰기 위해서 번호를 달기로 했습니다.
첫댓글 님의 닉을 보고 추천부터 눌렀습니다 ㅎㅎ
왜 이렇게 반갑고 좋은가요?
제가 막걸리 한 잔, 님에게 잔이 넘치도록 붓습니다!
저도 일기를 중학교때부터 썼고 파커 만년필에 중독이 되었었습니다.
이 공간을 제 일기장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비오는 겨울밤, 이 깊은 시적 서정의 순간에, 이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 추억의 한접시 불을 밝힌 듯한 서정의 순간을 문자로 기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문자화 하는 그 찰라적 미학의 순간, 나의 일기장의 순간, 삶의 미학적 촛점, 그런 것이 가능하도록 기회를 주시고 초대해주시어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당연한 것이, 나의 일기장이니, 나의 것인데.
중성의 연세에 도래하니 남성의 전립선에 벨라 관심이 없어집디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한 응원드리며~~
응원에 특히 약한 저는, 무한 응원에 무한 감사로 답하며, 세상 존재의 의미에 연세는 없다.
청년은 영혼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지, 숫자를 말하지 않는다는 하나마나 뻔한 이야기 그러나,
나는 믿는 금언을 첨부합니다.
눈에 익은 닉 보니 반갑습니다. 일기를 40년 쓰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제 친정 아버지께서 평생 일기를 쓰셨는데, 글을 술술 잘 쓰십니다.
엄마가 몰래 아버지 일기를 훔쳐 보시고 부부싸움 하시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일기에 엄마 흉 봐서 ㅎㅎㅎ ) 그런 친정 아버지는 지금 누워 계셔서 엄마의 병수발을 받고 계십니다.
올려 주실 전립선 글 남편을 위해 열심히 읽겠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일기의 제 1전제를 망각하셨습니다.
"일기는 누가 보는 것을 전제로 한다."
아버지의 그런 순진성에 찬사.
우린 나이와 관계없이 순진한 사람 보면 무조건 좋아 하노라.
전립선. 아직은 괜찮은데 어느날 부지불식간 비대란놈이 올수도 있다 하니 귀 쫑긋 세우고 경청하겠습니다.
Good to see you here
감사. 데이빗님의 초청에 감동해서 끄달려왔습니다.
미루님, 전립선은 진행성 질환. 현재 괜찮은 것은 seemingly 축복. 나이가 들어서 결국 문제되는데 그때 해결하려면 더 힘듬...
자세히 풀어 놓을께요.
미루님같은 분이 바로 이 글이 필요하고요, 저한테 막걸리 한잔 빚지시는 것이고요,
그게 아니라고 주장하면, 제가 한잔 대접할께요
반갑습니다 스피노자님. 여기서 다시 만나네요. 재미있는 글 기대합니다.
응원 감사. 44를 단 것은 스피노자가 44살까지 살기 때문입니다.
늘 이만큼 스피노자보다 오래 사니 감사하지 않은가 리마인드 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