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대한민국의 시인. 종교는 불교이다.
그의 시 대부분은 섬진강을 배경으로 하여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칭이 있다.
2. 생애
1948년 8월 26일 전라북도 임실군 덕치면 장암리 진메마을에서 태어났다.
순창농업고등학교(현 순창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교 졸업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초등교원양성소 시험에서 합격, 1969년부터 약 40여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있었다가 2008년에 정년퇴임했다. 교직 생활 38년 중 무려 26년을 2학년 담임을 맡으셨다고 한다. 역시 콩을 깔 운명인가 보다... 교사 시절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하며 교사로서는 다소 엄격한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초임 시절 할부로 책을 파는 상인에게 시집을 사 읽으면서 시인의 꿈을 꾸었고 1982년 21인 신작 시집 『꺼지지 않는 횃불로』(창작과 비평사)에 시 「섬진강」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섬진강》(1985)[7], 《꽃산 가는 길》(1987), 《누이야 날이 저문다》(1988), 《그리운 꽃 편지》(1989), 《그대 거침 없는 사랑》(1993), 《강 같은 세월》(1995), 《그 여자네 집》(1998)이 있고, 산문집 《섬진강을 따라가 보라》(1994),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1997) 등이 있다.
7차 교육과정 문학 교과서와 2021수능특강 문학 298쪽에 그의 시 <섬진강 1>이 실려있다.
기계치로 유명하다. 김훈보다도 더 심할 정도.
디시인사이드 스타크래프트 갤러리에 그의 시 <콩 너는 죽었다>가 뒤늦게 알려지게 되며 본의 아니게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사실 스동갤에서 콩댄스 열풍이 불 때부터 이 시를 가사로 한 노래에 맞춰 황신을 춤추게 하며 까는 동영상도 있긴 했다.
2001년 인간극장에서 나온 적이 있다. 인간극장 마암분교(현 마암초등학교)에서 촬영한 《창우와 다희의 가을동화》편인데 이를 각색한 수필이 중학교 2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다행히 지금은 분교에서 탈출 정년 퇴임하였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영화)에서는 비중 있는 조연 김용탁으로 출연한다.
그의 시들 중에는 곡이 붙여져 동요가 된 시들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우리 아빠 시골 갔다오시면, 방 안의 꽃, 우리 동네 버스 등이 있다.
나무를 굉장히 좋아하며, 집 근처에도 큰 나무가 한 그루 심어져 있다.
교원 생활 시절에 빡빡이 선생님 이라는 별명도 가졌는데, 당시 유치원생 아이들이 그렇게 많이 불렀다고 한다. 그때 제자들은 김용택의 머리를 직접 만져보기까지 했다고 한다.
3. 작품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여러 가수들이 노래로 만들었다.
우리 아빠 시골 갔다 오시면, 방 안의 꽃, 우리 동네 버스 - 해당 두 편의 시는 후에 작곡가 정근이 곡을 붙여 동요로도 알려지게 된다. 우리 동네 버스는 백창우가 곡을 붙였다.
콩, 너는 죽었다 - 김용택이 지은 동시 중에서 제일 대표적인 시로, 2003년에 이 제목으로 시집이 출간되었으며, 유치원 외벽에 이 시가 붙어있는 경우도 있다.
3.1. 그 여자네 집
박완서가 이 시에서 영감을 얻어 쓴 것이 소설 그 여자네 집이다. 소설 도입부에서 화자가 이 시를 낭송하는 것을 듣고 과거를 회상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사실, 이 시와 소설의 내용이나 주제는 전혀 다르다. 사실 소설에 실린 건 마지막 부분이고 원문은 현대시 치곤 꽤 길다.
그 여자네 집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
해가 저무는 날 먼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웠던 집
어디 갔다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
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 속에 깜박깜박
살아 있는 집
그 불빛 아래 앉아 수를 놓으며 앉아 있을
그 여자의 까만 머릿결과 어깨를 생각만 해도
손길이 따뜻해져오는 집
살구꽃이 피는 집
봄이면 살구꽃이 하얗게 피었다가
꽃잎이 하얗게 담 너머까지 날리는 집
살구꽃 떨어지는 살구나무 아래로
물을 길어오는 그 여자 물동이 속에
꽃잎이 떨어지면 꽃잎이 일으킨 물결처럼 가 닿고 싶은 집
샛노란 은행잎이 지고 나면
그 여자
아버지와 그 여자
큰오빠가
지붕에 올라가
하루 종일 노랗게 지붕을 이는 집
노란 초가집
어쩌다가 열린 대문 사이로 그 여자네 집 마당이 보이고
그 여자가 마당을 왔다갔다하며
무슨 일이 있는지 무슨 말인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 소리와
옷자락이 대문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면
그 마당에 들어가서 나도 그 일에 참견하고 싶었던 집
마당에 햇살이 노란 집
저녁 연기가 곧게 올라가는 집
뒤안에 감이 붉게 익는 집
참새떼가 지저귀는 집
보리타작, 콩타작 도리깨가 지붕 위로 보이는 집
눈 오는 집
아침 눈이 하얗게 처마끝을 지나
마당에 내리고
그 여자가 몸을 웅숭그리고
아직 쓸지 않은 마당을 지나
뒤안으로 김치를 내러 가다가 "하따, 눈이 참말로 이쁘게도
온다이이" 하며
눈이 가득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싱그러운 이마와 검은 속눈썹에 걸린 눈을 털며
김칫독을 열 때
하얀 눈송이들이 어두운 김칫독 안으로
하얗게 내리는 집
김칫독에 엎드린 그 여자의 등에
하얀 눈송이들이 하얗게 하얗게 내리는 집
내가 함박눈이 되어 내리고 싶은 집
밤을 새워, 몇밤을 새워 눈이 내리고
아무도 오가는 이 없는 늦은 밤
그 여자의 방에서만 따뜻한 불빛이 새어나오면
발자국을 숨기며 그 여자네 집 마당을 지나 그 여자의 방 앞
뜰방에 서서 그 여자의 눈 맞은 신을 보며
머리에, 어깨에 쌓인 눈을 털고
가만가만 내리는 눈송이들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가만 가만히 그 여자를 부르고 싶은 집
그
여
자
네 집
어느 날인가
그 어느 날인가 못밥을 머리에 이고 가다가 나와 딱 마주쳤을 때
"어머나" 깜짝 놀라며 뚝 멈추어 서서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며 반가움을 하나도 감추지 않고
환하게, 들판에 고봉으로 담아놓은 쌀밥같이,
화아안하게 하얀 이를 다 드러내며 웃던
그 여자 함박꽃 같던 그
여자
그 여자가 꽃 같은 열아홉살까지 살던 집
우리 동네 바로 윗동네 가운데 고샅 첫집
내가 밖에서 집으로 갈 때
차에서 내리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집
그 집 앞을 다 지나도록 그 여자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지는 그 여자네 집
지금은 아,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집
내 마음 속에 지어진 집
눈 감으면 살구꽃이 바람에 하얗게 날리는 집
눈 내리고, 아, 눈이, 살구나무 실가지 사이로
목화송이 같은 눈이 사흘이나
내리던 집
그 여자네 집
언제나 그 어느 때나 내 마음이 먼저
가
있던 집
그
여자네
집
생각하면, 생각하면 생. 각. 하. 면......
3.2. 들국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헌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허연 서리만 끼어가고
저 달 금방 져불면
세상 길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 다 가도록
서리 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 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임이 없는 현실의 부질없음과 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는 시로, 임이 없는 상황에서는 의미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임에 대한 그리움을 부각하고 있다. 또한 사투리를 시 내부에 사용함으로써 향토성을 넣어 이러한 감정을 더 극대화시키고 있다.
3.3. 방창
산벚꽃 흐드러진
저 산에 들어가 꼭꼭 숨어
한 살림 차려 마치게 살다가
푸르름 다 가고 빈 삭정이 되면
하얀 눈 되어
그 산 위에 흩날리고 싶었네
3.4. 우리 아빠 시골 갔다 오시면
우리 아빠 시골 갔다 오시면
시골이 다 따라와요
이건 뒤안에 상추
이건 담장에 호박잎
이건 앞마당에 토란잎
이건 위껼에 애호박
이건 강 건너 밭에 풋고추
이건 장광에 된장
이건 부엌에 고춧가루
우리 아빠 시골 갔다 오시면
시골이 다 따라와요
맨 나중에는 잘 가라고
손짓하시는 우리 할머니 모습이 따라와요
할머니 보고 싶어요
훗날 이 시는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고 작곡가 정근이 곡을 붙여 동요로도 알려지게 되고, 2005년 5월 9일에 발매된 동요 작품집 <안녕 안녕> 에 19번 트랙으로 수록된다.
3.5. 우리 동네 버스
우리 동네 버스는 일곱 시 버스
뿡뿡 빵빵 뿡뿡 빵빵 들어왔다가
뿡뿡 빵빵 뿡뿡 빵빵 나가지마는
어쩔 때는 한 사람도 탄 사람이 없어
뿡뿡 빵빵 뿡뿡 빵빵 부아가 나서
뿡뿡 빵빵 뿡뿡 빵빵 달려가지요
한 번 왔다 한 번 가는 우리 동네 버스는
한 번 왔다 한 번 가는 일곱 시 버스
훗날 이 시는 백창우가 곡을 붙이고 당시 마암분교 학생들이 불렀다.
4. 저서
《김용택의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5. 수상 목록
1977 제12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1986 제6회 김수영문학상(시집:맑은날)
1997 소월시문학상(시-사람들은 왜 모를까 외)
2002 제11회 소충,사선문화상
윤동주상 문학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