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최재천 안희경 지음
“인생이 그렇다. 설마 우리 인생이 '쟤가 내 경쟁 상대지' 그러면서 상대를 뭉개고 방해하고 나 홀로 득세하는 방식 일까? 내가 관찰한 일상의 모습은 그렇지 않다. 평소에는 동료로 같이 도우면서 뭔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같이 평 가를 받는데, 그런 와중에 재는 평가를 잘 받고 나는 못 받 는다. 아마 다 같이 못 받은 것보다 더 억울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 동료를 뭉갠다고 내가 올라가지 않으니 같이해 야 하는 일은 하고, 동료가 잠시 쉴 때 나는 돌아앉아서 또 일하는 거다. 내 친구들이 잘 때 일어나서 조금 더 한 그 시 간으로 판가름이 난다." p132
책 읽기에 대해 강연할 때 저는 코끼리가 똥 누는 사진을 화면에 띄웁니다. 코끼리 똥 실제로 보신 적 있으세요? 어마어마합니다. 들어간 게 있어야 나오지 않겠습니까? 어떤 분은 독서를 안 하는데도 글을 제법 쓴다고 말해요. 저는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많이 읽은 사람들이 글을 잘 써요. 읽은 내용을 기억해서 베끼는 게 아니라, 읽으면서 생각하 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문장이 탄생합니다. 글을 읽지 않은 사람이 글을 잘 쓰는 사례를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p134
독서를 일처럼 하면서 지식의 영토를 계속 공략해나가다 보면 거짓말처럼, 새로운 분야를 공략할 때 수월하게 넘나 드는 나를 만나게 됩니다. 그날이 오면 스스로가 자랑스럽 고 사랑스러우실 거예요. 100세 시대에 20대 초에 배운 지 식으로 수십 년 우려먹기가 불가능합니다. 학교를 다시 들 어갈 게 아니라면, 결국 책을 보면서 새로운 분야에 진입해 야 하죠. 취미 독서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독서는 기 획해서 씨름하는 '일'입니다.p146
우리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악착같이 찾아야 합니다. 그러 다 보면 대부분은 내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돼요. 내 길 이 아니라는 걸 발견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죠. 그러다 어 느 날, 갑자기 고속도로 같은 길이 눈앞에 보입니다. '이거다!'싶으면 그때 전략적으로 내달리면 됩니다. p286
지식은 그러합니다. 취하고 삭히면서 버릴 것을 버리고 '안다'라는 인식에도 갇히지 않아야 온전히 나의 지혜로 살려낼 수 있겠지만, 일단 지식은 생활 속에서 순간순간 삶을 살리는 통찰로 솟구칠 구조물을 만들어냅니다. 어 린나무가 곧추서도록 지지대를 받치듯 우리 안에 있는 지혜가 붙잡고 일어날 버팀목을 세워내는 거죠. 공부 속 에서 그 지지대를 만들어 나답게 사는 길을 내며 나아가 야겠습니다.p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