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을미년 첫 주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휴식을 즐기며 어디론가 나들이를 간다. 우리도 아들들이 모처럼 함께 휴식을 취하기로 한 날이다. 그동안 작은 아들의 리비아 근무로 모든 가족들이 만날 시간이 없었다.
우리 가족들은 포천의 산정호수 한화콘도에서 하루를 자고 오기로 하였다. 모처럼의 가족들의 여행이라 기분도 좋았다.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 참 좋았다. 가는 도중 문산쪽의 출판 단지에 둘러 쇼핑과 나비 박물관, 도서관을 둘러보았다. 물론 나의 취미는 아니지만 가족들의 여행이라 쫒아만 다녔다. 쇼핑에서 모자를 하나 아들이 사 주었다. 다른 것 필요하면 사라고 아들 며느리들이 이야기하였으나 자녀들에게 부담감을 줄까봐 사양하고 말았다.
시장기가 돌아 이곳 식당에서 곤드레 정식과 동태탕, 돈가스 등 다양한 메뉴를 주문하여 골고루 먹었다. 손주들도 그들의 취향에 맞게 음식을 주문하는 것을 보고 대견스러웠다. 식사를 하며 손자들의 읏음석인 대화와 학교생활 모습, 쇼핑하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곳을 빠져나와 자유로를 거쳐 적성면으로 가는 국도를 탔다. 이곳은 옛날 친구들과 자주 놀러오던 곳이다. 또한 작은 아들이 군 생활을 하던 곳으로 면회도 왔던 낯익은 곳이다. 옛날 친구들과 야영이나 산행을 하며 산나물을 채취하던 젊은 시절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 시절이 물론 그리운 것은 사실이나 이제는 많은 시간이 흘렀다.
어느덧 산정호수의 가이드가 나타났다. 이곳은 눈이 많이 와서 별 천지에 온 것 같았다. 우리 가족은 5시경 콘도에 여장을 풀고 손주들과 장난 끼 어린 장난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점심을 잘 먹어서 인지, 간식을 먹어서 인지 저녁생각이 없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들 저녁 생각이 별로이다. 밖은 어두컴컴하여 나가기도 싫었다. 가족들의 의사는 간단히 먹는 것을 원했다. 가지고 간 식사재료는 그대로 집으로 가지고 가자며. 간단한 빵, 라면, 김밥 등으로 저녁을 때우고 말았다.
손주들이 어리광석인 춤과 노래로 온 가족들은 한바탕 웃었다. 이것이 가족이구나 하는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손주들에게 나를 비롯한 할멈, 아들 내외 모두 만원씩의 용돈을 주었다. 더 주고싶었으나 버릇이들까 봐 만원씩만 주었다.
취침시간이다, 두 아들과 나는 거실에서 한 이불속에서 잠을 잤다. 이들과 초등학교 때까지 한 이불을 덮고 생활했던 어린 시절을 떠 올렸다. 아들 둘이이 성인이 되어 결혼도하고 분가하여 가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이 자녀들을 두고 나와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것을 느꼈으며 더욱 혈육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새벽에는 손주들이 거실로 나와 우리 이불속으로 들어왔다. 얼마나 손주들이 귀엽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아침 식사는 콘도에서 호텔식 식사를 하였다. 모처럼 먹어보는 호텔식 식사였다. 다양한 메뉴로 취향에 맞는 음식을 갖다 먹었다. 손주들도 제 기호에 맞는 음식을 갔다 먹는 것을 보고 이제는 다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프런트에 퇴실을 신청하였다. 짐을 모두 챙겨 가지고 나와 차에 실었다. 다음으로는 가족 모두 산정호수로 올라갔다. 우리 내외는 산정호수 둘레길을 돌기로 하고 아들 내외와 손주들은 눈썰매장으로 갔다. 호수의 둘레길을 눈이 와서 미끄러웠다. 조심하며 옛날의 모습을 생각하며 걸었다.
이곳 산정호수는 궁예의 눈물이 어린 곳이다. 호수 둘레를 7단계로 나누어 궁예의 탄생과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그림판을 만들어 놓았다.
궁예는 왕족의 집안에서 비운을 갖고 태어난 왕족이다. 시녀에 의해 길러진 궁예는 청년이 되어 자신이 왕족임을 시녀에 의해 알게 되었다. 또한 눈도 다치게 된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궁예는‘세달사’란 절에서 스님으로 생활하며 왕족으로서 직위를 찾기 위해 몸과 마음을 수련하였다.
마침내 왕이 되어 후고구려를 건국하고 자기 자신을 스스로 미룩불이라 자청하고 백성을 다스렸다. 그러나 사치와 방탕한 생활을 한 궁예는 궁에서 쫒겨 난 신세가 되어 이곳 명성산에서 숨어 지내다가 왕건에게 잡혀 비운의 죽음을 당했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다.
산정호수 옆에 우뚝 선 명성산은‘울음산’이라고도 한다. 궁예의 울음소리가 들려 불려진 것이란다. 이 명성산은 7년 전에 정상까지 올랐던 아름다운 산이다. 산의 중턱에는 갈대가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많은 산악인들이 찾는 곳이다. 오늘은 명성산의 아름다운 바위들은 하얀 눈으로 덮혀 마치 수줍은 처녀가 하얗게 화장을 한 것처럼 우리를 반기여주는 아름다움을 더해 겨울의 운치를 더해 주었다.
산정호수에서 서쪽을 바라보고 좌측에 있는 망봉산은 높이는 363m로 왕건(王建)의 침입을 망보던 산이란다. 오늘은 명성산과 호수가 함께 어울려 아름다움을 더해 주었다.
둘레길이 끝날 무렵 김일성 별장이 위치했던 곳이란 간판이 나왔다. 이곳은 6.25 한국전쟁 전에는 38선 위쪽에 잇는 수복지구이다. 산정호수와 명성산의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산정호수의 모양이 우리나라 지도를 뒤집어 놓은 모양이라 작전 지휘를 위해 별장을 지어 놓고 김일성이 주로 머물렀다고 한다.
호수 안에서는 아이들과 관광객들이 눈썰매, 스케이트, 자전거, 호수 기차, 숭어낚시 등 다양한 겨울 놀이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오늘따라 날씨가 좀 풀려 놀이에는 아주 좋은 날씨이다.
우리가족은 산책과 놀이를 모두 마치고 하산하였다. 하산 도중 막내 손주가 땡깡을 부려 아들 내외가 안절 부절하며 달래여 콘도 주차장으로 왔다. 아침을 잘 먹어서 인지 집으로 오다 적당한 식당이 있으면 들어가기로 하였으나 작은 아들이 그냥 집으로 가자고 제안하여 콘도에서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헤어져 집으로 왔다.
이번 가족 여행은 참 의의가 깊었다. 을미년의 새해 그동안 해외근무로 만나지 못했으나 이번에 모두 함께할 수 있어 참으로 가족애의 우정을 나누며, 부모와 자식 간의 끈끈한 혈육의 정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아무 탈 없이 성장하여준 아들들이 대견스럽고 무럭 무럭 자라나는 손자 손녀들의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은 더 넓어지고 가쁨으로 가득 찼다. 이러한 날들이 계속되기를 기원하며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이어지기를 기원했다.
우리 집 가훈인‘성실한 생활로 덕을 쌓자’를 실천하는 생활이 대대손손 이어지기를 이번 여행을 통해 바라는 마음이다.
첫댓글 선생님.행복하셨겠네요눈이안녹아서.멋있네요.더욱더.행복하셔요^-^
가족 여행의 즐거움은 꼬마(손주)들과 장난끼 어린 장난을 하는 것이 제일 좋더구먼, 악의 없는 웃음의 보따리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