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1) 방광암의 일반적 증상
방광암의 흔한 증상은 통증이 없는 육안적 혈뇨입니다. 소변 색깔은 간장색에서 선홍색까지 다양할 수 있습니다. 혈뇨의 정도는 암의 진행 정도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으며 혈괴(핏덩어리)를 동반한 육안적 혈뇨부터 배뇨의 시작이나 끝에만 피가 비치거나 또는 소변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 현미경적 혈뇨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혈뇨가 나온다고 해서 반드시 방광암을 비롯한 요로계의 암에 걸렸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감염이나 결석이 혈뇨의 더 흔한 원인이며, 이 경우 혈뇨와 함께 배뇨통과 빈뇨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며칠이 지나 갑자기 혈뇨가 멈추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병이 없어졌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혈뇨 특히 육안적 혈뇨가 한 번이라도 있었다면, 특히 40세 이상이라면 방광암을 의심하며 혈뇨의 원인에 대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방광암의 다른 증상으로는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증상이나, 배뇨 시의 통증, 소변이 급하거나 너무 급해서 소변을 지리는 급박성 요실금 등이 있는데, 상피 내암의 경우 이런 증상이 흔합니다. 특히 통상적인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방광염, 전립선염의 경우나 요배양 검사 시에 균은 자라지 않는데 방광 자극 증상은 계속되면 방광암의 가능성을 생각하여야 합니다.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는 체중 감소와 골 전이에 의한 뼈의 통증과 같이 전이부위에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아랫배에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합니다. 방광암이 요관 입구를 막아 신장에서 소변이 내려오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는 수신증이 생겨 옆구리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이 상태가 만성적으로 지속될 경우 신장의 기능이 손상되어 요독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2) 방광암의 진단 방법
혈뇨나 방광 자극 증상이 지속될 때는 방광암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다음의 검사들을 시행하게 됩니다.
(1) 요검사 및 요세포검사
먼저 일반 요검사를 시행하여 적혈구와 염증 세포가 보이는지 검사합니다. 소변으로 암세포가 떨어져 나와 있는지를 알아보는 검사로는 요세포검사가 있습니다.
이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 비뇨기계의 암이 있을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비록 방광경 검사나 전산화단층촬영 등의 검사에서 종양이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요세포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왔을 때는 신장의 신우, 요관, 방광 및 전립선 요도 중의 어느 곳에 요로세포암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요세포검사 결과가 음성이라고 하여 방광암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방광에 암이 있어도 분화도가 좋은 암인 경우 요세포검사를 통해서 암세포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세포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한 다음에 소변을 채취하도록 하며, 아침 첫 소변은 세포의 변성이 일어나므로 요세포검사에 적합하지는 않습니다.
그 외에 소변을 이용하는 검사로 방광암에 대한 항원을 이용한 검사(NMP22, BTA와 BTA TRAK 등)가 있습니다. 이 검사들을 통해 방광암이 의심되는 경우나 육안적 혈뇨가 보이는 경우 방광경 검사를 시행합니다.
(2) 방광경 검사
방광경 검사는 국소 마취하에 내시경을 요도를 통하여 방광 내로 삽입하여 직접 방광 내를 관찰하는 것으로 방광암의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입니다.
혈뇨가 보이거나 다른 검사에서 방광암이 의심될 경우 방광경 검사를 시행하여 방광 내 종양의 유무와 위치, 모양, 개수 및 크기를 확인합니다.
방광경에서 방광 종양이 확인되면 마취를 하고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을 시행하여 병리조직학적으로 진단하고, 세포 분화도와 병기 등을 확인합니다. 비근침윤성(표재성) 방광암의 경우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은 진단뿐 아니라 방광암을 치료하는 방법도 됩니다. 방광경 검사에서 유두상 종물이 관찰되지는 않았으나 방광 점막의 변성 등이 있을 때는 암을 확진하기 위하여 방광 점막의 조직검사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3) 방사선학적 검사
방사선학적 검사는 증상에 대한 평가를 위한 진단 목적으로 시행하는 것과 방광암의 진단 후 병기 결정 목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있습니다. 방광경 검사에서 유두상의 비근침윤성(표재성) 방광암이 의심될 경우 다른 암과 달리 전이 여부에 대한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방광경 검사에서 근침윤성 방광암이 의심되거나 조직검사를 통해 근침윤성 방광암이라고 진단되면 주위 조직으로의 침범 정도 파악 및 림프절 혹은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흉부 엑스선촬영,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골 스캔 등을 시행하여 정확한 병기를 파악한 후 치료 방침을 결정합니다.
ㄱ. 배설요로조영술 (excretory urography)
신우에서 방광까지의 요로를 관찰하여 혈뇨의 원인을 찾기 위해 배설요로조영술을 시행합니다. 방광에 암이 생긴 경우에 요로상피로 덮여 있는 신우와 요관에도 2~3% 정도에서 암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우와 요관의 병변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배설요로조영술(IVP, 경정맥 신우 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ㄴ. 복부 초음파
복부 초음파 검사는 방광뿐 아니라 신우와 상부 요관까지 관찰할 수 있는 검사로 초기 검사에 많이 사용됩니다. 특히 콩팥 기능이 좋지 않거나 조영제에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 시행할 수 있습니다.
ㄷ. 전산화단층촬영 (CT)
전산화단층촬영은 방광암의 유무,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근침윤성 방광암에서 암이 방광벽을 뚫고 주위 조직으로 어느 정도 퍼져 나갔는지 범위를 평가하고 림프절 비대 및 다른 기관으로의 전이 등을 평가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ㄹ. 자기공명영상 (MRI)
자기공명영상은 전산화단층촬영 사진에서 암세포의 방광 바깥 침범이 의심되거나, 골반뼈로의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습니다.
ㅁ. 흉부엑스선촬영
폐 전이 여부를 평가하는 데 가장 민감한 방법은 흉부전산화단층촬영(CT)입니다. 그러나 폐에서 발견되는 암이 1cm 이상일 때는 흉부엑스선촬영으로도 발견할 수 있으므로 비용 대비 효과면에서 전산화단층촬영술보다 흉부 엑스선촬영이 효과적입니다.
ㅂ. 골 스캔
골 스캔은 근침윤성 방광암에서 근치적방광적출술 전에 전신의 뼈의 암 전이 유무를 확인할 때나 수술 후 환자를 관찰할 때 기본적인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시행할 수 있습니다.
(4) 방광암의 감별진단
혈뇨가 있는 경우 방광의 염증, 요로 결석, 신장 질환 등과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 등의 방광 자극 증상이 있는 경우 급성 방광염, 간질성 방광염, 전립선 비대증 등과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도 요로 조영술에서 방광 내 음영 결손을 보일 수 있는 혈괴, 황색육아종증 방광염 등과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컴퓨터 단층촬영에서 방광벽에 조영 증강을 보이는 경우는 다른 암이 방광에 전이된 경우와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3) 방광암의 진행단계
방광암의 병기는 크게 종양 세포가 방광 근육층을 침범했는지의 유무에 따라 비근침윤성(표재성) 방광암과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구분되고, 림프절의 전이 유무, 다른 장기로의 전이 유무에 따라 병기가 결정됩니다. 이를 위해 국제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TNM분류법은 1) 방광에서 어느 정도까지 침범해 있는지 (T), 2) 림프절로의 전이가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 (N), 3)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있는지 (M)의 조합으로 방광암의 병기를 분류하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