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클래식 영화 '메리 포핀스'(1964)와 영국 뮤지컬 '치티 치티 뱅 뱅'(1968)에 삽입된 영화음악들을 2011년에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 로버트와 함께 만든 미국 작곡가 리처드 셔먼이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26일 전했다. 디즈니 사는 성명을 통해 고인이 전날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세다르 시나이 메디컬센터에서 노환으로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형제는 '메리 포핀스' 주제곡 '침침체리'(Chim Chim Cher-ee)'로 이듬해 아카데미 주제가상과 음악상을 거머쥐었다. 디즈니 영화 '정글북'의 ' Trust in Me'와 '치티 치티 뱅 뱅'의 'Truly Scrumptious'도 함께 작곡했다. 형제는 또 2005년 송라이터 명예의전당에 입회했고 2008년 미국 국립예술메달을 받았다.
애니메이션 '아리스토캣(The Aristocats, 1970)과 '마법의 빗자루(Bedknobs and Broomsticks, 1971), '곰돌이 푸 쇼츠'도 형제의 가사와 곡이 녹아든 디즈니 작품이었다. 형제는 또 '메리 포핀스'의 제작기를 담은 영화 '세이빙 미스터 뱅크스'에 상세히 그려지기도 했다. 동생 로버트가 세상을 떠난 일 년 뒤인 2013년 3월 개봉된 작품에서 배우 제이슨 슈워츠먼과 B J 노박이 '메리 포핀스'에 삽입돼 히트한 노래들을 작곡하고 함께 가사를 붙이는 형제를 연기했다.
두 사람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Supercalifragilisticexpialidocious'는 포핀스가 외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믿는 주문인데 1965년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할 정도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영어 단어 가운데 가장 긴 단어 중 하나로 통하는데 수퍼, 캘리, 프레질리스틱, 익스피, 얄리, 도셔스로 끊어 읽을 수 있으며 '진짜 끝내준다' 쯤으로 옮겨질 수 있겠다.
디즈니가 65년 동안 월트 디즈니의 "창의적인 재능을 지닌 이너 서클"의 일부가 됐다고 밝힌 리처드는 1928년 6월 12일 뉴욕 시에서 태어났다. 생애 그래미상을 세 차례나 받았고 골드와 플래티넘 레코드만 24장을 남겼다. 물론 할리우드 명예의전당에 손자국을 남기기도 했다. 디즈니랜드의 메인 테마곡인 '작은 세상(It's a Small World)'도 만든 것도 형제였다.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셔먼 형제가 디즈니를 위해 작곡한 노래는 150곡을 넘긴다. 두 사람이 디즈니를 위해 맨처음 만든 노래는 1961년 '헤어졌을 때와 만났을 때(Parent Trap)'인데 1998년 어린 린제이 로한을 기용해 다시 만들어졌다.
고인은 말년에도 작곡에의 열정이 전혀 식지 않았다. 지난해 그는 디즈니의 전설적인 배우인 안드레아스 데하의 애니메이션 단편 '무슈카(Mushka)'에 삽입된 노래를 작곡가 파브리시오 만치넬리와 함께 만들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엘리자베스를 비롯해 자녀들과 손주들을 남겼다. 장례식은 오는 31일 캘리포니아주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Mary Poppins (1964) - "Supercalifragilisticexpialidocious" - Video/Lyrics (youtube.com)
Chitty Chitty Bang Bang (1968) - Truly Scrumptious Scene (6/12) | Movieclips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