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요원의 불꽃처럼 불타오르고 있다.
윗쪽으로는 키큰 활엽수들이 하늘을 가리고 아랫쪽은 키작은 단풍나무가 차지하고 있다.
산에는 버섯철도 끝났는 지 인적이 끊기고 전날 온 비로 촉촉히 젖어 있다.
물묻은 풀이 스칠때마다 선뜻선뜻한 찬기운이 몸으로 파고든다.
지난 토일도 '혹시 도라지없나?'하는 마음으로 산에 올랐다.
비에 젖은 고사목에 버섯이 피었다.
졸각버섯인가?
요즘 사위에게 질빵지어 땔감나무 옮길 일이 없으니 사위질빵덩굴이 내 팔뚝만큼 굵다.
활엽수들도 절반넘게 낙엽을 떨구고 지난 계절의 추억처럼 켜켜이 쌓여간다.
"산신령님 연세가 있으시니 몸 움직일이 별루 없지여???
변비걸리지 말라구 고구마 쪄왔어유~~~~
드시고 시원하게 비워내셔유~
유쾌,상쾌,통괘!!!!!! 뭔 상품의 카피처럼~~~~~~~"
가올옷을 곱게 입은 산릉은 힘차게 굽이치고
점점이 인간의 흔적이 그림에 개칠을 해놨다.
산부추는 아직도 꽃대를 곧게 세우고 가는 계절의 아쉬움에 맞서고 있다.
산의 중간 쯤에 있는 바위지대를 열씨미 훑고 다녀도 도라지 도짜하니 안보이더기 겨우 시원찮은 거 보여준다.
능선부에는 바람이 거세다.
소나무가 죽 늘어서 있고 굽두더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오잉? 말라가고 있는 송이가 두 개 보이고~~~
굽두더기는 잊을만하면 나타난다.
도라지는 까맣게 잊고 굽두더기 모드에 빠져든다.
능선의 1/3쯤 남았는 데 사무실에서 전화가 온다.
"B동 화장실세면대 밑에서 물이 터져 날리여유~~~~~~~~~~"
"그려, 그럼 계량기 밸브막고 기달려,내가 갈꺼니께~~~~~~~"
시간도 오후 두 시가 넘어가고 있고 피곤한 데 사무실에서 호출이 오니 짜증난다.
임시조치를 하고 수도계량기 밸브를 열었다.
버섯, 집에와 달아보니 4키로 남짓하다.
꼭 전주의 산행을 복사라도한듯 비슷하다.
피곤해서 버섯손질이고 뭐고 팽개치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일요일엔 고향으로 달려갔다.
여름에 봐뒀던 왕탱이 거두러 간 것이다.
돌탑위에 심은 와송에 꽃이 피었다.
장비 한 짐지고 산에 올라보니 왕탱이는 간곳이 없다.
너무 늦었나보다.
주위를 둘러보니 칡버섯이 보인다.
'꿩대신 닭이라고 이 거라두 거둬야겠네~~~~~'
산소 옆 우물가에 가보니 우물 바로 옆에도 서리버섯이 줄지어 돋았다.
아침에는 햇살이 눈부시더니 언제 구름이 몰려왔는 지 비가 오기 시작한다.
'어허 한 번 보이기 시작한 버섯은 줄줄이 나타나고 빗줄기는 점점 세기를 더해간다.
'그렇지! 왕탱이 잡으려고 가져온 우의를 입어야 것네~~~~~'
마트 봉다리한가득에 망자루에 또 가득~~~~~~~~
공장으로 달려가 늙은 호박을 거두고 애동호박도 거두고~~~~~~~
늙은호박은 누가 그랬는 지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하얗게 분가루가 생길때를 기다려 놔뒀더니 호박농사 남 좋은 일 했다.
집에 와보니 두 여자는 어디로 갔는 지 없다.
'얼릉 밥먹고 마누라 오기 전에 손질해야것네~~~~~'
서리버섯은 달아보니 11키로 나간다.
먼저 굽두더기 다듬어 소금물에 데치고~~~~
서리버섯 갓의 안쪽에 무늬가 신기하다.
가지런한 빗살무늬인 줄 알았더니 안쪽은 불규칙한 격자무뉘를 하고 가에는 가지런한 빗살무늬다.
한참 데쳐내는 데 두여자가 외출에서 돌아온다.
"별루 먹지도 않는 버섯은 뭐달라고 따다가 어질르는 지 몰러~~~~~~~~"
'어허 ~~~~내 딴에는 기름진 거 인공의 손이 간 거 멀리하고 자연이 주는 거 먹구 건강해지라구
하는 디 뭔 잔소리를 퍼붓는 지 몰르것네~~~~~~~~'
10리터 담금주통에 그동안 염장해 모아뒀던 버섯을 쏟아서 이 번에 따온 서리버섯과 섞었다.
그리곤 20리터 매실담금용 유리통에 담았다.
올해 버섯따기 끝~~~~~~~~~~~~~~
다음 산행은 뭘 목표를 해야 할 지????????
뭘 하든 마누라 잔소리는 계속되지 싶다.
나는 머~ 그러려니~~~~~~~~~~~~~하고~~~~
첫댓글 풍산이네요..축하드립니다
너무 고맙습니다. 멋진 11월 맞으시기바랍니다.
대박,축하드립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여시기 바랍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멋진 11월 맞으시기 바랍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즐거운 시간 이어가시기바랍니다.
싸게 파시면 복받고 돈도 생겨서 일석 이조입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11월 멋지게 장식하시기 바랍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너무 고맙습니다. 멋진 11월 여시기바랍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멋진 산행이네요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