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암소 감소폭 대비 송아지 생산 감소세 약 1.6배 더 가팔라
한우 정액 26.4%·번식 호르몬제 89% 판매 급증… 현장 "수정 너무 어렵다"
전문가 "한우 개량 정책 보완해야… 번식 기준 포함한 개편 시급"
한우 사육 두수와 가임암소 감소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송아지 생산 마릿수 감소세가 이를 크게 앞지르면서 현장의 송아지 수급난이 심화하고 있다.
이같은 송아지 품귀 현상에 따라 올 하반기 송아지(6~7개월령 수송아지) 가격이 마리당 600만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축산물품질평가원과 농협의 사육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6년 5월 기준 한우 가임암소 두수는 154만 1,000마리로 전년 동월(158만 마리) 대비 약 2.46%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송아지 생산 두수는 5월 말 누계 기준 39만 6,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가임암소의 감소세는 약 2.6% 수준인 반면, 송아지 생산 두수의 감소세는 4.3%로 암소 감소 대비 약 1.6배 더 가파른 감소세를 보여 하락폭이 훨씬 두드러진다.
정액·호르몬제 판매 급증… 수태율 저하 직격탄
송아지 생산 감소 폭이 가임암소 감소세를 훌쩍 뛰어넘은 근본 원인으로는 심각한 '수태율 저하'가 지목된다.
올해 초부터 현장에서는 암소의 수태율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목소리가 줄기차게 제기되어 왔다.
지난 7월 2일 열린 한우농가 생산성 향상 심포지엄에서 우수사례 발표한 대황축산 권영대 대표는 "번식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수정율이 너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우개량명인으로 선정된 울산 율곡농장의 김태호 대표 역시 "평균 수정률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 송아지 한 마리를 얻는 데 과거보다 몇 배의 노력이 들어간다"고 하소연했다.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은 데이터로도 증명된다.
가임암소 두수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5월 말 누계 기준 한우 정액 판매량은 90만 6,000스트로로 전년 대비 무려 26.4%나 급증했다. 수태율 감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발정 자체가 오지 않는 현상도 빈번하다.
인위적으로 발정을 유도하거나 자궁 질환을 치료할 때 사용하는 호르몬제 '루텔라이즈(Lutalyse)'의 판매량도 급증하는 추세다.
전남 서남부(목포·무안·신안) 지역 동물병원의 루텔라이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1~5월) 342병에서 올해 647병으로 1년 새 89%나 급증하며 두 배 가까이 뛰었다.
"550만 원에도 못 구해"… 연말 600만 원 돌파 관측
이러한 송아지 생산 감소는 즉각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전국 가축 거래 시장에서 거래된 6~7개월령 수송아지 평균 가격이 마리당 496만 원까지 치솟았다.
현장에서는 혈통 등록이 되어 있거나 수정란 이식을 통해 생산된 우량 송아지의 경우 550만 원을 주어도 구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충남 부여의 한 한우농가는 "비육농가 입장에서는 큰 소 출하와 송아지 입식이 하나의 사이클로 돌아가야 하므로 가격이 비싸도 입식할 수밖에 없다"며 "웬만한 유전 능력치를 가진 수송아지는 550만 원에 간신히 구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암소 수태율 저하 지속과 추석 명절 출하 이후 하반기 송아지 입식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연말에는 송아지 가격이 600만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북 의성의 한 농가는 "송아지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수송아지 가격 600만 원을 돌파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장에선 '충분히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비육 중심 사양 관리 한계… 번식 기반 대책 시급
한우업계 전문가들은 농가 고령화로 번식 기반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수태율 저하까지 겹쳐 심각한 위기 경보가 울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충북대학교 김관석 교수는 "번식농가는 한우 산업의 심장이며, 이곳이 흔들리면 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번식 기반을 공고히 할 촘촘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발정 미약과 수태율 저하 원인으로 급격한 기후 변화, 구제역 및 럼피스킨 등 백신 후유증과 함께 '지나치게 대형화된 개량 방향'을 꼽고 있다. 도체중 중심의 개량이 가속화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우 종모우 및 우량암소(Elite Cow) 선발 기준에서 도체중 비중을 줄이고, 수태율과 비유량 등 번식 능력을 평가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거기한우 고봉석 대표는 "그동안 한우 개량이 도체중과 등심단면적 등 고능력우 사양에만 맞춰져 있다 보니 번식 능력은 소외된 측면이 컸다"며 "보증종모우 선발에 어미소의 수태율 등 번식 기준을 포함하는 개량 방식의 보완과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호 율곡농장 대표는 "특정 고유전력 형질(육질·육량)에 편중된 불균형한 개량 정책과 과도한 비육 중심 사양관리로 번식 부분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며 "유전체 분석을 비롯한 한우산업 개량 방향을 재검토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출처 : 팜인사이트(http://www.farminsight.net)
(사)한국수입육협회 http://www.korm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