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입은 자그마한 체구의 귀여운 소녀가 폴로라이드를 통해 세상을 보고 있다.
소녀는 폴로라이드의 그 작은 구멍을 통해 무엇을 보는 걸까..?
엄마와 손을 잡고 가는 조그만 꼬마..?
아니면 그 꼬마가 쥐고 있다 놓아버린 풍선들..?
아니, 그 소녀는 폴로라이드를 통해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 남자 두 명을 보고 있었다.
지승원, 김성민.
그 둘과 지원은 태어나면서부터 18살이 된 지금까지 줄곧 함께였다.
같은 유아원을 시작으로 해서, 지금까지 항상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함께해왔다.
그 셋은 항상 함께였고, 누구 하나를 뺀 생활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원은 지금 고민이 생겼다.
그 이유는.. 난생 처음으로 그 둘중 한명을 택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 * *
"지원아, 나 너 좋아한다.
코 찔찔 흘리던 꼬맹이 시절부터 한 순간도 빼놓지 않고 좋아했어."
"응.... 어??!!"
"나 지승원이 너 유지원을 미치도록 사랑한다고."
"어..어.. 그러니까 승원아.. 나는.. 그러니까.. 나는...."
"지금 바로 대답하기 힘든거 알아.
그러니까 일주일 후에.. 그래, 그때 대답해줘."
"어..?.. 근데.. 일주일 뒤면.. 너 생일.."
"내 생일인데 설마 나 울리는 건 아니지?
나 니 선물 기대한다. 알았지?"
"아.. 응......."
그렇게 승원이가 돌아가고,
나는 이 상황을, 이 기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
한참을 고민하다 성민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Trrrrrrrr.. Trrrrrrrrrr.
[어, 지원아 왜?]
"성민아, 지금 우리집으로 좀 와줄 수 있어?"
[무슨 일 있어? 알았어, 금방 갈게. 기다려]
"응."
- - -
잠시 후, 성민이가 왔고, 나는 성민이에게 승원이와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그래서, 승원이랑 사귀게?"
"어?? 나는.. 그러니까.. 휴-.. 솔직히 모르겠어."
"사귀지마, 승원이랑."
"어??!!"
"나도 너 좋아한다고. 그러니까, 사귀지 말라고. 지승원이랑."
"있잖아.. 성민아.. 나는... 나는 있잖아."
"아무말 말고 그냥 내 말 좀 들어줘.
나도, 지승원처럼 코흘리개 시절부터 너 좋아했고,
그 마음 지승원한테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할 수 있어.
나, 진짜 너랑 사귀면 너 안울릴 자신도 있고,
절대로 마음 변하지 않을 자신도 있고,
너랑 나중에 결혼까지 할 거라는 자신도 있어.
나, 진짜 너 좋아한다. 아니 사랑해."
".....성민아.."
"나도, 지금 바로 내 마음에 답해달라는 말은 안할게.
내 고백에 대한 대답도, 지승원한테 대답해줄때.. 그때 같이 해줘.. "
"그때까지 우리 너무 피하지 마라..
그냥 평소처럼.. 그래, 평소처럼 지내자. 우리.."
"응.. 알았어."
승민이가 가고, 일주일동안 우리들은 아무일 없다는 듯 평소처럼 지냈지만,
난 그 일주일동안.. 전에 폴로라이드로 찍었던
원준이와 승민이의 사진을 번갈아보며 엄청난 고민을 했다.
드디어, 그 둘에게 대답을 해줘야하는 원준이의 생일이 되었다..
난 폴로라이드 사진기를 들고 원준이와 승민이를 만나기 위해, 공원으로 향했다.
* * *
지원은 폴로라이드의 구멍을 통해
저 멀리서 함께 걸어오는 승민과 지원을 바라보며 많은 고민을 했다.
만약, 자신이 누구 한 사람만을 선택했을때 선택받지 못한 다른 한쪽이
계속 자신의 오래된, 그리고 편한, 소중한 친구로 남아줄까..?
만약, 선택받지 못한 사람이 계속 소중한 친구로 남아준다고해도..
선택한 사람과 계속 만남을 유지해나갈수 있을까?
만약.. 헤어져도... 친구로 남을 수 있을까..?
폴로라이드의 구멍을 통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두 남자를 보던 지원은
폴로라이드의 촬영버튼을 지그시 눌렀다.
지이이이잉-
잠시후, 사진이 나오고 지원은 그 사진을 흔든 뒤, 사진속에 담긴 둘을 보았다.
* * *
승원과 성민의 가운데 서서 두 남자의 손을 잡고 걷는 지원.
두 남자는 약간은 시원한듯한 표정으로 지원과 서로를 쳐다보고는 웃어보였다.
지원의 대답은. 둘 모두 'No'였다.
지원은 자신의 섣부른 선택으로 소중한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고,
승원과 성민 역시, 살짝은 예상했었다는 듯 지원의 의견을 존중해주었다.
하지만, 지원의 대답이 'No'라고 해서
두 남자가 지원을 생각하는 마음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 둘은.. 지원이 눈치채지 못하는 수준에서 각자의 애정공세를 펼쳐보일 것 이다.
지원이 둘 중의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어 먼저 누군가를 택하는 날이 오기 전까지는....
-폴로라이드 The END-
첫댓글 프롤로그 같아요ㅋㅋ 뒷이야기 보고 싶다 ㅜㅜ
단편으로 생각하고 쓰긴했는데, 저도 연재하고 싶다는 느낌이 막 들었다죠ㅋㅋ 여름쯤에 연재할까 생각중이에요. 지금은 학교때문에..ㅠ
으하핫, 빨리 연재했으면 좋겠어요!!!!! 저런 남자 나에게도... 제발..... ㅋㅋㅋㅋㅋ
햐~ 저두요ㅜㅜ 왜 전 잘생긴 남자소꿉친구가 없는건지 참...
우와- 좋겠다 ㅠ 저도 저런 소꼽친구하나만..
저도 저런 친구하나만......ㅋㅋ
오오..진짜 연재하면 좋을거같아요> <
처음에 생각하지 않고 썼는데 다 쓰고보니 연재욕심이 생긴 단편..ㅋㅋ
어릴때 친구는 사랑보단 그냥 우정으로 남아있어씀 좋겠단 생각도 드네요 제 주위에도 그런친구들이 맣은데 너무 좋아요 친구란 언제나 좋은거니까
제가 아는 사람중에도 소꼽친구인 사람들이 있는데 진짜 잘어울리는데도 절대 안사귄다죠.